굿모닝 말레이시아
조경화 글, 마커스 페들 글 사진 / 꿈의열쇠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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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의 사계절 중 여름을 가장 못견디는 부부가 더위를 피해, 사람들을 피해 떠난 여해지 '말레이시아'.  한국인 아내와 캐나다인 남편의 첫 말레이시아 여행기이다.  교사인 직업의 좋은점. 방학! 이 아닐까?  방학때면 짐을싸서 일상의 탈출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나고 온다는 부부의 말리이시아 나들이. 여느 여행에세이와는 살짝 다른 기분이다.  이야기의 진행은 아내 위주로 이루어지고 남편의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아내와 다른시점으로 바라보는 여행지에서의 시선을 이야기한다.  부부이기 이전에 다른문화에서 살던 사람들이고 각각의 여행자로 바라보는 같은장소, 다른 시각

 

길을 나서는 것은 일상에서의 탈출이다.  그림이나 사진으로만 보던 것, 혹은 귀로만 들은 것을 직접 내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익숙하던 친구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 것과 같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한없는 기대감과 설렘 속에 빠져들게 한다.  바로 이런 짜릿한 기분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지 않나 싶다.  이 행복감의 절정은 뭐니뭐니해도 여행을 떠나기 전이 아닐까. -p14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여행'에 대한 설레임은 시작된다.  여행이란 현지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것이 목적이겠지만 그 과정을 준비하는 동안의 설레임, 기대감,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또 다른 기쁨인것 같다.  부부는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여행지에서 직접 부딪치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일기처럼 고스란히 전해주고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책의 활자 폰트를 조금 줄이고 구성을 약간만 달리해서 사진을 조금더 실어주었더라면 글들과 어우러진 그들의 여행기가 조금 더 실감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오늘 산 것들이 꼭 필요한 것만도 아니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루 종일 이 짐을 만들기 위해 동서분주 했던 것이다.  가진다는 것은 결국 짐이 아닐까. -p95

여행을 하다보면 그곳의 특산품을 왠지 꼭 사가야 할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분명 '그냥 가볍게 여행만 다녀오자'고 마음먹고 떠난길인데 돌아올때는 떠날때보다 2배가까이 불어난 짐을 마주하게 된다.  꼭 필요한건 아니지만 왠지 사가야할것 같고, 그것에 집중하느라 못보고 지나친 여행지의 또다른 풍경들은 또 얼마나 될런지.... 어쩌면 물건들은 살아가며 집착하게 되는 그냥 '짐' 일뿐이지 않을까? 

 



"여행은 그대에게 적어도 다음 세 가지의 유익함을 줄 것이다.

첫째로 타향에 대한 지식,

둘째로 고향에 대한 애착이며,

셋째로 그대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   -브하그완-  p227

말레이시아에 대한 여행에세이는 처음이라 막연한 기대를 했었다.  사실 사진이라도 조금 더 많았더라면, 그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조금만 더 가까이 느껴졌더라면 '아! 한번 가보고 싶다' 라고 생각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부부가 각자 집필한 여행노트는 보기엔 조금 새로운듯 보이지만 중복되는듯한 내용을 따로 싣다보니 중반쯤 지나선 살짝 지루한것도 사실이었다.  사진들은 현지의 느낌을 느끼기엔 조금 부족한듯한 느낌이었고,  두분이 여행 동안 작성하신 원고를 토대로 함께 원고를 쓰셨다면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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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 - 일도 사랑도 꼬이고 막히는 그녀들을 위한 쿨~한 조언
이소연.박형진 지음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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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책표지의 일러스트가 상큼하게 다가왔다.  다이어리 너머 불안한 시선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젊은 여자.  우린 살아가며 많은 선택과 시행착오 후회와 또 간간히 성공을 맛보며 살아가고 있다.  누구라도 후회하는 인생을 살고 싶진 않을 것 이다.  한번 사는 인생 조금더 잘 살아보고 싶고,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은건 누구나 같은 마음이 아닐까?   우린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에 쫒기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자기계발서나 성공에 관련된 에세이들을 찾아 읽는건 아닐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보이는 것은 늘 서투름뿐이다.

반복되는, 어리석은 초보의 동동거림.

그런데, 우리 모두 한 번 사는 삶이니까, 모두가 초보일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너만 서투른 건 아니야.

너만 어설픈 건 아니야.

너만, 매번 넘어지고 깨지고 부딪히고 아픈건 아니야.

모두, 한 번 사는 生인 거니까. 

처음 지구에 살러 온 우리니까.  -p10

 

'일도, 사랑도 꼬이고 막히는 그녀들을 위한 쿨~한 조언' 이란 책표지의 문구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책을 읽는 이들이 부쩍 많아진걸 느낀다.  그런데 그 비율을 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 이유일까?  여자들을 위한 이러한 지침서가 많이 출간 되는 이유는...  남자들은 일도 사랑도 평탄할까? 왜 여자들만 이러한 조언을 책을 통해서라도 읽어야하는 건지..<시작부터 삐딱선을 타려는건 아니지만 살짝 눈에 걸리는건 사실이었다.>

 

이 책은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고, 물론 사랑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part 1. 사랑엔 예행연습이 필요해 - 사랑을 시작하면서 저지르는 일들

part 2. 사랑은 너무 복잡해 - 사랑하면서 저지르는 일들

part 3. 달콤한 지옥에서 살아남는 법 - 일하면서 저지르는 일들

part 4. 인생의 봄날이 오긴 오겠지요 - 살아가면서 저지르는 일들

 

이야기는 다른이들의 경험담을 담고 그를 하나씩 카운셀러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아마도 책을 읽는 대상을 이십대 초반에서 삼십대 초중반으로 설정한것 같다.  사랑, 일에 관한 부분은 크게 와닿기 보다는 그랬었지, 그런때가 있었지 하며 읽어나갔다.  이십대를 지나 삼십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점에선 어쩌면 지나온시간을 인정하기 싫은 부분도 있고 아마도 조금이나마 알았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지만 책의 제목처럼 삶이란 그 순간을 최선이라 생각하고 선택함에도, 한편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내포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늘 똑같은 자리에 내리 앉아만 있는, 돋보기로 신문조차 읽지 않는, 그런 삶.

언젠가 정숙이 단호하게 말했었다.

머물러 있는 것은 가장 나쁜 거야.

늙어서 껌처럼 씹을 수 있는 추억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해.

그게 인생이야.    -p234

 

과거에 불안했던 시간이 지금의 안정을 지원하고,

과거에 흔들렸기 때문에 지금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

다들 경험을 자산 삼아 성장해 나가고 있다. -p237

 

아마도 삼십대 여성들이 읽으며 가장 많은 공감을 하는 부분이 네번째 파트일것 같다.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다이어트중에 폭식을 하기도 하고, 욱하는 마음에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모두에게 착한여자가 되고 싶어하기 등  어쩌면 내 상황이었고 주변에 있는 나의 친구 이야기인듯 하기도 하다.  그래서 더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고 읽는 동안 무엇을 더 찾아보고자 했던 파트였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읽을 수록 느끼고, 경험으로 체험한 것은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한들 내게 맞고, 나에게 좋은것을 스스로 선택,결정하여 실천하지 못한다면 후회할 만한 실패도 없을 것이고, 기쁨에 넘치는 성공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실패와 성공은 그차이가 극명하지만 때로는 삶의 아픔들이 쌓이고 경험이 되어서 훗날 성공의 자양분이 되어주지 않을까?  나는 앞으로 살아가며 더 많은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후회들을 두려워하기 보다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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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이라고 말해
우웸 아크판 지음, 김명신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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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이 개최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게되고 관련 서적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는것 같다.   이 책은 나이지리아 출신의 예수회 사제인 우웸 아크판이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돌면서 직접 보고 들은 경험을 토대로 쓴 5편의 중.단편 소설들이다.  현대 아프리카의 모습들이라 하기엔 우리의 삶과는 너무 괴리감이 크게 느껴지는 책의 내용, 그리고 어쩌면 내가 속해 있는 사회가 아닌 어린 아이들이 힘들게 살아야하는 그런 삶도 있다는것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 성찬>

빈민가의 장녀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열두살 어린나이에 자신의 꿈을 접고 거리에 몸을 팔러 나서야 했다.  그의 가족들은 그럼에도 배불리 먹지 못하고 본드에 의지해 배고픔을 환각상태로 버텨야 했으며 일부 생활비는 동생을 학교보내기 위한 돈으로 모아야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옛날 우리 부모님들이 아들이 출세해서 집안을 일으켜야한다는 가부장적인 생각을 하는걸까? 아니면 이런 생각은 전세계적으로 같은 것일까?  그런 누이의 고통을 지켜봐야하는 장남.  그럼에도 생활은 점점 힘들어져 결국 돈을 벌러 먼길을 떠나는 누이.  아마도 나는 직접 겪지 못했지만 우리의 역사속에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냥 지나치기엔 눈길을 잡아끄는 글이었다.

 

<가봉에 가기 위해 살찌우기>

순수하기만 한 어린 남매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  삼촌은 아이들이 가봉에가면 좋은 학교,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을거라고 한다.  아픈 부모에게도 약을 주고 집을 새로 지어준다고 한다.  남매들만 가서 양부모의 말을 잘 들으며 생활하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거라고 한다.  아이들은 삼촌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하지만 삼촌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 순간 모든일이 꼬이기 시작하며 긴박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읽으면서 대략 예약되는 진행이 약간 거부감이 들었던 부분 이었다.  호의와 사람좋은 가면을 쓴 어른들의 실체를 알아가는 남매들.

가슴 가득 자책감이 차올랐다.  내가 삼촌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 하더라도 내게도 책임이 있었다.  어쩌면 구타를 당해야 했던 사람은 삼촌이 아니라 나였을지도 몰랐다.  나는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고, 빅가이, 양부모, 축구 코치 못지않게 나 역시 나쁜 인간으로 여겨졌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한테서 사악함을 배운 것 같았다.  나는 적의를 갖고 있으면서도 미소 짓는 법을 배웠다.  - p194

 

<이건 무슨 언어지?>

짧은 단편이었지만 늘 함께하던 단짝 두 어린 소녀가 어른들의 종교 갈등 때문에 만날수 없게 된 뒤에 마음을 어떻게 전달하며 대화를 나누는지 보여주는 동화같은 따스한 이야기였다.

 

<럭셔리 영구차>

열여섯살 무슬림 청년이 종교내전의 발발로 아버지 고향인 남부로 피신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한 채 그리스도교 사람들로 가득찬 '럭셔리 버스'를 타고 가면서 겪는 일을 담은 이야기.   좁은 버스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서로 죽고 죽이는 극한의 상황에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하는 열여섯 살 무슬림 청년.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온통 신경을 바짝 곤두 세우고 가족사를 회상하면서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하기 위해서 고분군투하는 소년의 내면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부모님의 침실>

제일 묵직하게 다가왔던 단편이었다.  1994년 르완다에서 3개월 동안 약 80만 명이 야만적으로 살해된 르완다 내전을 배경으로 한 단편이라고 한다.

부족을 다른 부모를 둔 어린소녀 모니크는 단지 부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죽이는 참혹한 살상과 폭력을 목도한다.  딸이 광포한 사람들에게 죽음을 당하지 않기위해 엄마가 어린 딸에게 당부하는 말 "같은 종교를 믿는다고 말해", 이는 "한편 이라고 말해"라는 뜻이 된다고 한다.  같은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해야했던 엄청난 종교분쟁.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기술된 그 현장들은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기엔 차마 참혹하고 잔인한 것이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동안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여행에세이에서 간간히 만나왔다.  그리고 유니세프 후원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보내오기에 가끔이나마 그곳 아이들의 소식을 전해듣는 정도였다.  <한 편 이라고 말해> 책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솔직히 그리 묵직하진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급기야 잠시 쉬어 읽기를 반복했다.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이 처한 가난, 굶주림, 아동학대, 어린이 인신매매, 종교, 인종분쟁등의 참혹한 현실속에서 아이들이 살아남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문구가 아닐까 싶다.  모쪼록 그곳의 아이들도 문명의 혜택을 받고 꿈을 펼칠수 있는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마음으로부터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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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에 후회하지 않는 30대 인생법
마츠바라 준코 지음, 송수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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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다 발견한 자기계발서중 한권.  아마도 이십대후반, 삼십대 나의 막막한 미래를 조금은 두려워하며 준비하고자 구입했던 책이었던것 같다.  4년이 흐른 지금에야 꺼내들게 된 책이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 그리고 답답함까지 정말 시원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 책을 왜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을까?

 

'마츠바라 준코' 그녀는 자신이 30대에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의 지나온 30대를 살아가는 후배 여성들에게 몇가지 조언을 해주고자 한다.  젊다는 것에 있어서 20대와 30대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20대를 전체인생의 '리허설'이라고 한다면 30대는 '본무대'가 펼쳐지는 시기라고 한다.  미묘한 나이 30대. 그 미묘한 30대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나머지 인생이 결정된다고한다.

 

아마도 삼십대 미혼여성의 제일 큰 고민은 '결혼' 이 아닐까?  서른이 넘어가게되면 주변에서 불안해들 한다.  왜 안가는지? 못가는 건지? 등등 관심들도 많아주신다.  내나이 또래, 또는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드는 친구들이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이 결혼, 앞으로 해야할 일<진로> 이 두가지가 대부분 인것 같다.  나이가 들고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짝을 찾아 결혼하니 나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있는 반면, 결혼도 해야겠지만 나의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다.  또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새로운 탈출구를 결혼으로 생각하는 여성들도 많은것 같다.  하지만 과연 인생의 탈출구 라는게 있을까?  '결혼'이 지금까지의 삶과 다른 탈출구가 될까? 

이제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자신에게 똑바로 물어보아야 한다.  정말로 결혼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그렇게 하니까?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어서? 혼자 있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행복할 것 같아서? 아이를 갖고 싶어서? 일이 지겨워서? 지금의 생활이 지겨워서? 생활을 바꾸고 싶어서? 고민 끝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점이 '결혼'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면 앞으로는 이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살아야 한다. 자신에게 그럴듯한 변명을 갖다 붙이는 짓은 집어치우고 결혼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매진하는 것이다. -p017

 

기억해두자.  인생은 결혼, 아이, 돈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30대에는 진정한 의미의 현명함을 익혀야 할 시기다. -p027

 

이십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내심 초조했었다.  삼십대 나의 모습들에 대해 막연한 생각이나 꿈만 꾸어왔던것 같다.  아직도 허황된 꿈만을 쫒고 있는건 아닌지 그로 인해서 지금 현재를 바로 보고 있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취미로 비즈를 시작했다가 자격증을 취득해두어도 좋겠다 싶어서 강사준비도 하다가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니 싫증도나고 어려워져서 포기했다.  그 이후 손뜨개에 재능이 있는것 같아 책이며,실이며, 제도반과정까지 수강해가며 열의를 불태우며 나도 무엇인가를 해보고자 했지만 그것도 어느새 시들해져 지금은 2~3년째 그냥 묵혀만 두고있다.  지금도 커피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클래식 기타'도 언젠간 꼭 배우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시도하고, 생각하고, 망설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즐기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 질 수 있는것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들이 순수한 열정만으론 현실을 살아가기 어렵기에 '수익'으로도 연관지어지다 보니 잦은 마음의 변화가 생기게 되는것 같다.  이젠 슬슬 불안해진다.  이러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채 40대가 되는건 아닐지...솔직히 겁도 난다.

30대의 10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그 10년 동안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가 하지 못하는가에 따라 후반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소박하게 주변 사람들과 다르지 않는 길을 원하는지, 아니면 외로워도 다소 다르게 사는 것을 즐기는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중략...당신의 인생에서 현재의 위치를 가늠해볼 때, 진정으로 당신이 원하는 인생이었는가.  '이대로 살다 죽는 거야'라는데 한 표 던질 것인가.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당신이 미리 포기해버린 것은 아닌가. 그것이 정녕 내가 원했던 것인가.  지금 그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내 자신을 속인다면, 중년이 된 뒤 크게 벗어나버린 궤도를 수정하려 들때 훨씬 더 힘이 들게 된다. -p031

 

저금을 하려거든 미래의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  아직도 미래의 꿈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것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이나 영화감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반복해 말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돈을 쫓아다니기 시작하면 인생은 그것으로 끝난다.  생활하는 데 급급한 인생을 살 것인가?  세상에 태어난 특권을 누리면서 인생을 즐길 것인가?  당신이 선택할 몫이다. -p112-113

 

한장 한장 꼼꼼하게 읽었던 것 같다.  삼십대 여성이 나 자신, 사회, 가정, 대인관계 등 여러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들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는것 같아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 건 앞으로도 나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적으로 많은 위안과 도움을 겪려를 받은것 같아서 든든했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건지, 난 어디쯤인 것인지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다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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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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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의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아마도 고교졸업 쯤이었던 것 같다.  순정만화를 비롯하여 이쁜 만화만을 보다가 우연히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게 되었다. 이쁘지도 멋지거나 잘생긴 그림도 아니었지만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고 할까?  그렇게 만난 캐릭터가 '신뽀리'였다.  지금은 가끔 광수본인도 만화에 등장하지만 그땐 그의 작품 중인공은 '신뽀리'였다.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비판이 그당시에도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그의 감각도 함께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것일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들었던 <참 서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읽어지지가 않아서 2~3번인가 읽기를 시도하다가 결국 내려놓았다.  아마도 조금은 빽빽한 여백없는 공간이 광수답지 않다는 생각에서 였을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광수라는 작가에 대한 저 밑바닥의 어떤 편견이 그 책을 더 읽지 못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광수아저씨의 책은 영원히 안녕인가~" 하고 생각하던 즈음~

 

<악마의 백과사전> 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광수의 뿔난 생각' 책표지는 빨간 양장 백과사전같이 생겼고 금박으로 새긴 글씨와 뿔도 귀엽게 두개가 자리잡고 있다.  얼마나 악마적인 생각을...^^  하지만 책의 띠지에 둘러있던

나는 인생이 끝나는 순간에,

이렇게 말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요 문구가 책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걸 살짝 예고해주는 것 같았다.  인생이 끝나는 순간 나는 과연 어떤말을 하게 될까?  지금의 나의 생활들로 보자면 나에게 딱 맞는 저 문구 때문에 더욱 콕콕...가슴을 후벼팠던 짧은글.  그럼 이 책엔 인생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걸까?  후회하지 않을수 있는 방법같은? 

 

까만 종이에 <악마의 속삭임>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정말 내가 금지된 곳을 몰래 방문하는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친구가 내게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얘기하며 비밀을 털어놓았다.'  이때의 다양한 대처방법들, 그러나 절대 평범하지 않다. 일상적이지만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만나는 이야기들은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악마의 속삭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악마의 백과사전>은 일반 사전처럼 'ㄱ'~'ㅎ'까지 차례대로 진행되며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물이나 단어에 대해 사전적인 의미와 작가가 생각하는 바를 함께 담고있다.

 

문득 책을 집필하는 작가로서 '책'에 대한 정의가 궁금해졌다

책 冊 book

(명사)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만든 물건,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감정,지식,사상 등을 글 또는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놓은 것.

광수생각 - 글자를 깨알같이 수놓은 수면제. 그밖에도 베개, 라면냄비 받침대, 화가 날 때 돌멩이나 야구공 대신, 처음 만난 여인에게는 유식함을 나타내는 액세서리로, 아무튼 종이로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용도가 다양한 물건이다.  하지만 역시 참삶의 길을 묻는 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의 본래 목적으로 사용할 때 제일 좋은것. -242

실제로 책의 용도는 다양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사전적 정의를 해보고자 했다는 생각이 독특하고 기발한것 같다.  주변의 사물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살면서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어쩌면 죽는 그 순간 후회할지도 모르는 것들을 단어로, 사전형태로 나열하고 있다.

 

궂이 많은 생각을 하며 읽지 않아도 좋다.  편안하게 손에 잡히는 대로 원하는 부분부터 펼쳐 읽어도 좋다.  하지만 그냥 한두장씩 읽어가다보면 어느덧 그 글의 깊이에 젖어들고 만다.  재미도 있으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뿔난 광수작가의 <악마의 백과사전>.  책의 띠지에 둘러져있던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이 문구는 마지막 장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 한줄의 문장에 다 담겨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알고있다고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내것이 될 수 없고, 많이 행동한다해도 생각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이 두가지가 적절히 내 의지대로 실행되었을때 후회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만 복잡하다면 <악마의 백과사전> 과 함께 뿔난생각을 함께 해보시는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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