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히스토리
니시다 도시야 지음, 이영미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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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루 앞둔 유키코,  메리지 블루는 아니지만 마음 한 켠에 남는 무언가가 걸리는 그녀는 벽장안 깊숙히 옛사랑의 추억이 담긴 상자.   결혼전에  처리(?) 하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가 눈길에 사슴을 피하려다 미끄러져 사고가 나고 만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 시절들로 돌아가는 유키코.  이 타임슬립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녀가 과거의 시간에서 무엇인가를 변경한다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  살면서 가끔 후회하는 것들이 있다.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시절들이 있다.  결혼을 앞둔 유키코에게 사랑했던 그 시절의 사람들이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



인생에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나는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게 될까. /p37


열아홉 살, 스물다섯 살, 열여덟 살, 스물두 살.

도대체 나는 어떤 맥락으로 시간을 오가는 것일까.  /p57


그녀가 타임슬립을 하는 공간은 처음엔 그녀의 의지대로 되는것 같지 않았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장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이미 한 번 살아본 시간들, 그 시간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가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을까?  과거의 시간속에서 자신이 선택을 바꾼다 한들, 현재 그녀의 선택이 만족스러워질까? 



특별한 누군가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말 그대로 한번 재회하고 싶다는 것이지만, 자각하지 못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 무렵의 시간으로 돌아가서 마주하고 싶다는 뜻도 있었다. /p62~63


안 그래도 사랑은 늘 타임슬립과 가까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잘 풀리는 사랑은 그와 그녀의 시간이 정확히 겹쳐진다.  반면 잘 풀리지 않는 사랑은 양쪽의 시간에 차이가 생긴다.  같이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상대보다 앞선 시간을 걸어가는 걸 알아차릴 때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자기만 뒤처져 버릴 때도 있다.  /p68


그녀는 이제껏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가 나중에 후회하곤 했다.

그러나 다시 살아 보고 알았다.  지금까지 마음이 약해서 차마 못한 말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모두 다 그녀의 의지로 한 일이었다.  아내와 함께 있는 데라오키를 모른 체한 것도, 역에서 에이를 붙잡지 않은 것도 그녀의 선택이었다.

사랑의 시절을 여행하면서 깨달았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알고 있겠지, 인생에 두 번째는 없다는 사실을, 과거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p146


상황에 밀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그 시간속으로 다시 되돌아가보니 자신의 의지로 결정내렸던 일들이었다.  그녀가 결혼을 앞두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했던 건 과거의 사랑에서 그녀가 경험했던 건, 자신의 의지로 선택해서 현재에 이르렀던 시간 속에서 은연중에 그러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후회가 남아있었던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녀처럼 과거 사랑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그 시절을 돌아 볼 수 있다면, 어떨지 생각해보게 된다.  부딪혀보지 못하고 에둘러 피했던 사랑도, 잡지못하고 보냈던 사랑도, 잡았지만 이내 놓아야했던 사랑도... 문득 과거 그시절의 난 어땠었던가?  되돌아 간다면 그 시간들을 바꾸고 싶은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현재의 소중함은 과거를 돌아봤을때 알 수 있는걸까?  그녀가 잡고 싶었던 남자도, 되돌아갔던 시간 속에서 그녀가 잡았더라면 그는 그녀에게 남아있었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각자의 삶 속에서 더 행복했을거라는 결론에 그녀는 현재 자신의 남자에게 돌아온다.  인생을 살면서 의미를 부여한다는건, 지금의 삶이 애틋하고 소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유키코가 현재의 가노를 선택하고 돌아온 것은 지난 시간이 그녀에게도 소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짧은 글이었지만, 많은 생각을 했던 <러브 히스토리>, 무더운 여름 조금은 시원한 카페에서 읽어보면 어떨까? 아련한 사랑의 시절로의 여행을 권해보고 싶다.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54124348

본 포스팅은 인터파크도서 활자중독 1기 서평단 활동으로 체험도서와 굿즈를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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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문학서재 4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작가 미상 / 현대지성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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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고전문학, <아라비안나이트> 셰에라자드의 천일야화로 불리기도 하는 이 오래된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린시절 동네 어머니들 사이에 책을 판매하는 영업사원 아저씨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 아동전집이나 과학책등 전집종류의 책들을 판매하고 다녔었는데, 덕분에 집집마다 거의 비슷한 종류의 동화책이나 사전, 전집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땐 왜 서로 빌려볼 생각을 못했던 건지... 덕분에 우리집에도 꽤 많은 양의 동화책과 백과사전, 고전관련 전집들이 있었는데 다른 책들의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책이 나달나달 해질때까지 읽었던 동화책들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그 중에서도 아라비안나이트는 어릴때의 상상력으로도 참 재미이는 이야기였는데 <신밧드의 모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알라딘과 요술램프> 등은 책으로도 읽었지만 만화영화로도 자주 접했던 소재라 그 나이때의 상상력을 자극해 주었던 책이었다.  더블린 출신의 삽화가이자 사진가인 르네 불의 118장에 이르는 삽화와 함께 읽는 <아라비안 나이트>는 100여년전의 삽화라 하기에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생생한 묘사에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대부분의 동화가 권선징악을 대표하지만 아랍권의 상벌은 명징하달까?  상벌이 참으로 극명하게 갈려서 아이들이 그대로 읽기엔 조금은 잔인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이 읽는 아라비안나이트는 조금은 다르겠지, 그시절 읽었던 책들의 내용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걸로 기억하니 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페르시아의 총명하기로 이름난 왕이 자신의 아내가 계략을 꾸미는 것을 알고 아내를 죽이고, 그 이후 나라의 처녀들을 첫날밤만 지내고 죽이며 자신이 아내에게 당할 수 도 있었던 모사에 대한 복수 아닌 복수를 처녀들에게 하게 되는데, 이를 재상의 딸인 셰에라자드가 나서서 신부로 성에 들어가게 된다.   용감한 ‘셰에라자드’가 잔혹한 왕 ‘샤리야르’에게 1001일 동안 매일매일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엮은, ‘천일야화'.  1000여개의 이야기중 가장 알려지고 대중적인 26편의 이야기를 선별해서 담고 있다.

아랍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저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니, 이런 방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나의 맥락으로 묶었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가끔은 다시 읽는 어린 시절 동화가 그시절을 떠올리게 해서 즐겁기도 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 아라비안나이트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이야기에 점점 빠져드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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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Pink Blossom Island - 꽃 피는 섬 하와이 Shinhyerim Photoessay 1
신혜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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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나 핑크핑크하고 예쁜 포토 에세이를 비오는 금요일 넘기고 있자니, 왠지 러블리해지는 기분이랄까?  사진작가 신혜림의 첫번째 포토 에세이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참 어려보이는 작가인데 벌써 10년차 사진작가라고 한다.  일상에서 카메라를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일같이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며 피사체를 담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7일간의 하와이.  사랑을 담은 이야기 여서 그런지 참으로 사랑스럽다.  야자수, 푸른하늘, 바다, 휴양... 아직도 신혼여행지로 인기인 곳, 그래서인지 하와이를 떠올릴때면 달콤한 솜사탕의 이미지였는데, 신혜림작가의 사진과 글들을 보면서 하와이의 이미지가 더 말랑해진 기분이다. 

 


이 사람과 함께하면 분명 사랑받겠지라기보다는 내가 이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해야지라고.
이 사람과 함께하면 분명 행복하겠지라기보다는 내가 이 사람을 더 많이 행복하게 해줘야지라고.


그저 하와이에서의 일상을 담은 사진인데, 몇 편 실린 글 말고 사진들만 봐도 그들의 마음이 조금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사진들이 따스해 보였던 이유는 사랑을 담고 있어서였겠지?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진들, 그리고 그 속에 녹아든 빛, 부러 꾸미지 않아서 더 자연스럽고 일상스러운 사진이지만 그래서 사진만으로도 이야기가 들려오는것 같은건 사진을 본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바가 아닐까?  책표지부터 사랑스러운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이 책장을 넘기다보니 일상에서 사진찍기, 조금 더 자주 많이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장마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금요일 오후, 도착하자마자 만난 그녀의 포토에세이는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소식도 핑크빛으로 보이게 하는 마법을 지닌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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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셀프 트래블 - 2016~2017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4
송윤경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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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통과하기 팍팍해서 나는 여행을 떠난다.  일상에서의 탈출, 나에게 주는 선물, 돌아오면 모든 게 좋아질 거야.  하지만 아니다.  돌아오면 밀린 업무를 해야하고 내 일을 대신해 줬던 사람들에게 미안해해야 한다.  잠시 지금을 피하는 여행이 해결책이 아니다.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빚을 져 놓은 게 있는지 떠나는 건 멈춰지지 않는다.

<중략>...........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가 말했다.  삶은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일이라고. 

<중략>............ 주변에 포르투갈에 다녀온 여행자에게 어땠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정확히 무엇이 좋았다고 말하지 않느다.  포르투갈은 그냥 스며드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다른 나라들의 어마어마한 유적들과 자연환경들보다 포르투갈이 최고입니다." 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알리고 싶다.  "매력적입니다. 도시가, 사람들이, 포르투갈에서 보내는 시간마저 애틋해질 정도로." /Prologue

<셀프트래블 포르투갈>을 만나기전에 포르투갈 이라는 나라에 대해 딱히 여행지로 손꼽아 본적이 없었던것 같다.  하지만 책을 시작하는 몇 장의 사진이 시선을 끈다.  어쩌지, 이 사진 몇 장만으로 난 벌써 이 나라가 좋아질 것 같다.




대항해시대 / 노란트램 / 아줄레주/ 파두 / 포트와인/ 포르투갈 사람 / 대서양 이베리아 반도/ 성지 / 칼사다 포르투게사

가이드북은 필요한 부분부터 펼쳐보내도 좋겠지만 낯선 곳이라면 사진을 훑어보고, 큰 제목으로 순서를 훑고, 그 다음 세세하게 역사나 여행지들을 둘러보아도 좋을것 같다.  알찬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책을 활용하는 팁 이 아닐까?  간추린 포르투갈 역사이야기 / 포르투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10가지 / 포르투갈 세계문화유산 / 포르투갈 음식 / 쇼핑아이템 / 특별한 호텔 포우자다  순서대로 눈으로 따라가다보니 곧 여행을 떠나야 할 것처럼 베낭을 챙기고 싶어진다. 

책에 소개하고 있는 try 코스 4가지를 그대로 따라 이동해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여행하는 곳에 정보가 부족하다면 이대로 따라가도 충분히 재미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생각해보면 처음 여행할땐 가이드북의 여행코스를 어느 정도 따라가면 반 이상은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할 만한 여행을 했던 것 같기도 했으니...

 


셀프트래블 가이드북 이용한 사람은 알겠지만 Step to...에 깨알정보가 가득하다. 포르투갈에 대한 일반정보, 연중행사 공유일, 들어가고 나오는 방법, 짐꾸리기와 간단한 포르투갈어까지.  포르투갈의 명소, 또는 속속 들이 방문을 계획해볼 수 도 있는 가이드북.  가이드북은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하고 휴대가 간편해야하는데 이 두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훌륭한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내년즘 여행을 계획중인 지인도 이 책을 눈여겨 보고 있다니, 강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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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처방이 되나요?
최준서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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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불행에 맞닥뜨렸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것을 부정한다.  지완도 그랬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빚, 덩그러니 남은 그녀와 어린 남동생.  아니라고, 몹시 나쁜 악몽일 거라고 고개를 내저으며 주저앉아 울었다. /p8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빚, 그리고 고등학생인 동생과 약국이 남겨졌다.  지완은 선택을 해야했지만, 선택이랄것도 없어보이는 상황에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길에 잠시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서 잠깐 스치듯 지나간 이강우.  이후 1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다행이도 목이 좋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김약국을 운영하기로 하고, 열심히 빚을 갚아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약국을 운영하며 빚도 갚아가고 남동생이 대학 진학을 하게되면 등록금으로 또 빚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희망이 보이는것 같았던 그녀에게 전세집 보증금, 약국의 보증금을 올려야겠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집이야 월세를 낼 수 없으니, 건물주에게 부탁해보고자 찾아갔는데... 바늘구멍 하나 들어가지 않을것 같은 날카로운 남자 이강우.  강우는 지완을 어디선가 마주쳤다는걸 기억하고 그녀를 다시 바라보지만 그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약국을 떠나서 그만한 자리를 다시 잡을 수 없기에 무리하게 재계약을 하지만...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한의원 원장 모자가 그녀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해온다.  돌싱에 마흔이 넘은 뚱뚱한 곽원장.  소문으로도 여성편력이 좋지 않았던 사람이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수모까지 당하게 되고...



왜인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이유가 너무나 많아서 이야기를 다 하려면 날이 샐 지경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건물주이자 채권자였고, 그녀는 임차인이자 채무자였다.  다시 말해 그와 그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지완은 무례한 사람이 싫었고, 입이 거친 사람도 싫었다.  예의가 없는 사람도, 잘해 줬다가 멀어지는 변덕스러운 사람도 싫었다.  그 모든 것에 그가 있었다.  그녀가 싫어하는 모든 이유 속에... 하지만 남자의 고백에 가슴이 아팠고, 상처받은 얼굴이 잊히지 않았다.

/p270


복잡한 가정사에 삐딱해진 강우,  그의 부친이 가세가 기울기전에 그들의 이름으로 세웠던 우현빌딩.  하지만 아버지의 그런 행보조차 싫어 길건너 맞은편에 10층짜리 건물을 무리해서 올린 강우는  주변정리를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면 아예 한국으론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건물을 올리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돈을 갚기위해 단기투자로 주식을 하느라 신경은 곤두설대로 곤두서고, 그러던 중 1년전 길에서 마주쳤던 지완을 다시 만나게 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마주한 이들...



사랑이란 씨앗을 가슴에 심으면 곧 싹이 돋아나고, 줄기가 굵어져 곧 가지를 쳐 나간다.  가지는 욕망이 되고, 질투가 되고, 신뢰가 된다.  잘 심어진 씨앗은 따사로운 햇살을 담고 시원한 물을 담뿍 머금어 아름답게 꽃을 피우지만, 대부분은 꽃을 피우다 죽거나 오래되어 죽느다.  그리고 간혹 잘못 심어진 씨앗들은 서로 줄기가 얽혀 다치거나 큰놈이 약한 녀석을 눌러 죽여 버리곤 한다. /p356


"희망이 생기잖아요.  더 따뜻해질 거라는 희망.  손이 꽁꽁 얼어서 펴지지가 않고, 이가 딱딱 부딪히도록 너무 추운데, 햇빛을 머금은 바람이 뺨을 스쳐 지나간다고 생각해 봐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우내 너무나 간절히 바랐던 계절이에요.  내게 당신이 그래요." /p433


입만 열면 마음과는 다르게 뾰족한 말들만 나오는 강우, 그런 강우가 조금은 불안하지만 지완은 자신도 그가 신경쓰인다.  경제적으로 엮여서 어쩌면 그에게 마음을 여는데 더 조심스러웠을 지완.   주변인들의 복작복작한 이야기와, 강우와 지완이 얽히며 벌어지는 작은 스캔들,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의 과정이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문턱의 이야기인듯해서 두꺼운 책임에도 책장이 넘어가는게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지완의 심경변화와 강우가 변해가는 모습이 므흣해지게 만들었던 전개,  가족들간의 문제도 잘 풀렸으면 했지만 워낙 오래된 해묵은 감정이니 그의 독백처럼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  애정작가님으로 기억해두어도 좋을 최준서 작가님의 <사랑도 처방이 되나요?>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작가님이라 재미있게 읽었던 로맨스.  한여름안에서 조금은 선선한 봄바람을 만난 기분으로 읽었던 책이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듯, 또 가을도, 겨울도 올 것이다.  지나가면 안 올 것 같아도 계절은 또 돌아오고 시간은 그렇게 흐른다.  혜원의 말처럼 그들에게 필요한 건 그 시간일지 몰라.  어긋난 채로 상처 주고 미워하던 마음을 비워 낼 시간과 서로를 이해할 시간.  잘못된 길로 온 만큼 제대로 길을 찾아 더듬어 오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테다.  계절을 몇 번이나 보내야 올까?/p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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