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 - 매일같이 털리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멘탈 스트레칭 에세이
불개미상회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표지부터 눈길을 끌었던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는 춘천에 있는 소규모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인 일 외에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짬이 날 때마다 '직장생활 툰'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비 오는 날 창밖을 내다보는 남자, 회사가 가기 싫지만 카드대금 인출 예정 문자를 보고 출근길에 오른다.  아마도 사회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지 않을까?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매일 같이 출근하게 되는 건 내 통장을 스쳐갈 월급 때문이고, 일하며 받는 스트레스는 쇼핑으로 푼다.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랬었지...라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때론 너무 적나라한 표현에 이렇까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 한 켠이 싸~ 하게 시원해 지는건 내 속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월급왔다!  탈탈털자!


잘나가는 래퍼 도끼처럼

수십 대의 외제차를 사는 것도 아닌데

몇백 평의 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월급은 왜 사이버머니

손에 쥘 수 없는 거니

어디로 사라지는 거니

쇼미더머니  /p064


잘 정리된 바통인 줄 알았는데,

잘 계획된 빅엿이었지 뭐예요.


연락받지 않는 전임자.

자기는 잘 모르겠다는 상사.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런 빅엿을 선물하셨나요.


내 연락은 받지 않는 당신....,

실업급여를 받으며 편히 쉬고 계신가요?

아니면 이직해서 잘 살고 계신가요?


문자라도 보내봅니다.


"자니? 이 개새끼야?"  /p092


이 책은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 주최한 '10대 출판사와 펼치는 출판 서바이벌 프로젝트'에서 1위(허밍버드)를 차지한 수상작 이라고 한다.  불개미상회, 라는 이름도 재미있었지만 광고기획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직장인이라면 겪었을만한 일들을 디테일하고도 재미있게 담고 있다.   part가 넘어가는 사이 '나부터 챙기는 작은 잽' 엔 소소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팁들이 있으니 챙겨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어차피 다녀야 할 직장,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가족, 애인, 친구에게 하소연해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그러면서 또 스트레스가 쌓여간다.  이런 내 마음을 대신해 직장 상사, 동료, 거래처, 회사 욕을 실컷 해 줬으면 할 때... 이 책이 당신 곁에 있으면 큰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야무지게 나부터 챙기는 법!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  정신건강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불개미상회는 오늘도

부지런히 영혼 탈곡하는 상사를 향해

꾸준히 갑질하는 클라이언트를 향해

고구마 백 개 먹은 듯 답답한 회사생활을 향해

툭툭, 가볍지만 자잘한 잽을 날려봅니다.


다들 아시죠?

원래 큰 한 방보다 자잘한 잽에 훅 가는 거!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지 뉴욕의 맛
제시카 톰 지음, 노지양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매혹적인 욕망의 도시 뉴욕.  음식과 글을 사랑하는 뉴욕대 대학원생 티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헬렌 란스키에게 대학원생 인턴십 과정을 받고 싶었지만,  매디슨 파크 타번의 고객 휴대품 관리 부서로 배정받게 된다.  입학식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뉴욕타임즈>의 미식업계의 거물 마이클 잘츠가 분명 헬렌 란스키에게 추천해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매디슨 파크 타번은 내가 바라고 꿈꾸던 곳은 아니다.  하지만 어쩌면 강제로 만든 우회로가 될 수도 있고 가다가 우연히 좋은 풍경과 만날 수도 있다.  물론 헬렌 란스키와 일하고 싶다는 소망은 버릴 수 없지만 저 바깥 세상에 뭐가 있는지 보고 온다고 해서 나쁠 건 없겠지.  최악이라고 해봐야 아까 그 괴상한 넛맥 잭푸르트 아이스바처럼 뱉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면 그만이니까. /p53

새소리가 들리고 짙푸른 태양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을 때 나는 이곳 뉴욕에서 내가 열렬하게 매달릴 무언가가 생겼음을 깨달았다.  지식, 권력, 방향.  그리고 목표를 찾았다.  나는 간절히,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p104


매디슨 파크 타번에서 마음을 잡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지만, 여기서 그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마이클 잘츠!  티아가 일하는 곳에 식사를 하러 와서 그녀에게 음식들에 관해 묻는다.  심지어 그녀가 대답했던 그대로 며칠 뒤 뉴욕타임즈에 실리게 되고 그는 티아에게 '고스트 라이터' 제안을 하게 된다.  미각을 잃은 맛 칼럼니스트라니!!  하지만 글을 너무나 쓰고 싶었던 티아는 자신의 글이 마이클 잘츠를 대신해 세상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그건 자신이 그의 수제자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자신을 설득하기에 이르른다.  고스트라이터로 활동하며 그로 인해 누릴 수 있게 된 명품 옷, 파인 다이닝, 섹시한 셰프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르고 오랜 연인과의 관계도 조금씩 멀어지는 걸 느끼게 된다.



헬렌과 <뉴욕타임스>가 내 미래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이 도시는 이제 내 놀이터가 될 것이다.  내 말이 세상에 퍼질 것이다.  이보다 더 나은 시나리오는 상상할 수 없었다.  지하철로 걸어가면서 내가 고개를 꼿꼿이 들고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불협화음의 도시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화려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도 기죽지 않았다.  별 두 개 리뷰를 받은 매디슨 파크 걱정도 잠시 잊었다.  가능성이라는 파도가 내 가슴에 밀려들었고 나는 그 파도를 타고 집까지 걸어갔다.  /p177

별 두 개.  그건 큰 사건, 대형 사고였다.  글로 보았을 때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었다.  하지만 여기에 서서 그 별 두 개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으니 그것이 단순한 등급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그들의 인생이었다.  나는 이 사람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었는데 그건 다분히 마이클 잘츠와의 계약과 충돌하는 생각이었다.  이 둘은 언제나 반대편에 위치하는, 언제까지나 적수일 수밖에 없는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였다.  /p215


자신의 글로 인해 레스토랑에 별점이 매겨진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 글로 인한 힘을 조금씩 인지하기 시작한 티아는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이 과연 이 일이었는지 사이에 고민하게 된다.  대학원, 매디슨 파크 타번, 마이클 잘츠의 고스트라이터, 남자친구 엘리엇과 바쿠샨의 섹시한 셰프 파스칼, 자신이 너무도 원하는 헬렌 란스키.  그리고 무엇보다 명품 옷을 입으며 자신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걸 느끼면서 현실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자신과 자신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마이클 잘츠의 행동에 조금씩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푸드릿!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 제시카 톰의 글은 전개도 빠르고 티아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이들의 현장감, 그리고 음식에 대한 묘사가 감칠맛있게 그려져서 배고플 때 읽는 건 조금 자제하라고 권하고 싶은 글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그 성공이 옳은 길이 아님을 인지하고 제대로 잡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뉴욕, 무엇도 쉽게 이룰 수 없지만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도시에서 최고 레스토랑들을 좌지우지한 티아의 성장기.   글은 생각보다 그러한 과정을 잘 풀어냈고 살짝 열린 결말이 아닌가? 싶은 결말은 이후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글이었다. 



인턴십 처음부터 기쁘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해볼걸. 

인내심을 갖고 헬렌을 기다릴걸.

이렇게 재미있는 친구들을 사귈걸.

처음에는 이런 모든 것들이 너무나 시시하게만 느껴졌었지만 이제 나는 이렇게 뻔하고 평범한 생활보다 더 좋은건 없다는 걸 알았다.  /p469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 늘 남에게 애쓰기만 하느라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윤정은 지음, 마설 그림 / 애플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일부러 주말 즈음을 기다려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다.  책표지의 그림이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달까?  하루 일과를 마치고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가볍게 조금만 읽으려고 펼쳤던 책은 한때의 내가, 지금을 살아가는 동생들이, 엄마가 생각나서 책장을 자꾸만 넘기게 되었다.  자신의 일만을 했던 사회인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통과한 시간들의 이야기는 '이건 어쩌면 내 이야기!' 하며 공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자라면 한 달쯤 학교를 땡땡이치고 같이 여행을 다니며 세상을 보여 주고 싶다.

쓰고 읽는 삶,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다니며 바람의 소리에 맞추어 여행을 떠나는, 예정되지 않은 길을 걷는 삶을 살고 싶다.  다양한 직업으로 소통하며 오랫동안 읽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아흔이 되어도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곱게 단장을 한 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작업을 마치면 깔깔 웃으며 잔을 부딪칠 지인들이 곁에 있는 것.  그것이 꿈이다.

그렇게 살기 위해, 엄마이자 여자이자 윤정은으로 살기 위해, 춤을 추고 싶을 때 몸을 흔드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내가 지속 되길 바란다.  그런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p11~12 프롤로그

"결혼한 후에 사랑이 식는다면, 남은 생은 무엇으로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랑의 색이 달라지는 것을 지켜보기도 한다.  사십 대, 오십 대, 육십 대에 나눌 사랑에 관한 대화는 무엇일까.  나이가 들어도 사랑에 관한 대화를 지속하고 싶은데 그 시기가 되면 사랑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될까? 

건강과 노년과 아이들 혼사 문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까?

"팔십에 연애를 해도 똑같아요.  몸만 늙었지 젊을 때랑 똑같아."  오십 대 후반의 지인이 말했다.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가 경로당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 사람 이야기를 하며 설레는 모습이 꼭 젊은 사람 같았단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봄날 같은 감정을 그려 보며 어쩌면 노년의 우리도 사랑에 관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겠구나, 싶다.  /p034~035  #우리가 했던 사랑의 대화에 대하여


누구도 지금, 오늘 이시간은 처음 살아가는 삶이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  그래서 더 애를쓰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기때문에 우리는 쉽게 피로해지고 좌절하게 되는걸지도 모르겠다.  사회적인 기준에 맞춰 살아가야 할것인지 내가 좋을대로 살아가는게 맞는지, 이런 선택을 해서 후회하게 되는건 아닌지...때론 지난 순간들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난 오늘의 내가 좋다' 고 즐기며 살아가는 이들을 꽤 많이 알고 있다.  



아이들과 남편에게 신경질과 짜증이 늘고 있다면 한 시간만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자.  소진된 감정을 다시 충전하는 한 시간이 당신의 가정을 평화롭게 만들어 줄 거다.  /p081  #혼영과 혼밥의 미학

"결혼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이혼해야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혼해서 행복해질 수 없었던 것처럼 이혼해서 행복해질 거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말, 이혼하면 행복해질까?

정말, 이혼하지 않으면 행복해질까?

모르겠다, 무엇이 정답인지.  /p133


한땐  누구나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며 워킹맘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변에 비혼인 지인들도 꽤 많고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삶을 더 알차게 살아가고 있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경력을 쌓아가고 틈틈이 여행과 취미활동을 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이들과 만나면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 혼자일 때의 '나'도 괜찮을까?  혼자여도 괜찮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가끔 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서울을 떠나 아는 지인도 많지 않은 곳에서 생활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되어가는 데 벌써 안면을 조금 익힌 지인들이 알은체를 해온다.  '결혼은 왜 안 한 거야?' 사실 이런 반응이 귀찮아 부러 반지를 끼고 다니기도 하고, 조카들을 내 아이들처럼 보듬고 있기도 했는데...  자신들이 살아주지도 않을 타인의 삶에 훈수 두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오지랖은.... 정말 최고인 것 같다.  어쩌면 자신의 시간이 절실한 자녀를 키우는 부부가, 때론 애쓰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읽으면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글이었다.



어떤 삶을 살아가건 사람들의 참견이 문제다.  가만히 응원해 주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처럼 입방정을 떤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남의 선택에 대해 사사건건 간섭하는 이들이 또 있을까.  하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책임져 주지 않는 타인의 무례한 말에 상처받지 말고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태도가 아닐까....<중략>....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다. 

그게 무엇이든 가장 나다운 삶을 선택해 행복하게 살아도 괜찮다.  단 한 번밖에 없는 당신의 인생이니까.  눈을 감았다 뜨면 오늘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바로 가장 특별한 선물이니까.  감사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충분히 그럴 자격 있다. 

그저 나라는 이유만으로.  

/p202~203 #하고싶은대로살아도괜찮아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 숨겨진 나를 발견하기 위한 1년의 기록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지난해 sns에서 하현 작가가 매일 일기를 쓰는 피드를 간간히 보아왔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365일 일상을 기록하는 일.  짧은 기록이라면 한 줄이라도 적겠지만, 그마저도 며칠씩 적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다반사.  그런데 이 작가는 해냈다.  (그 어려운 일을..) 그리고 책으로 집필했다.  누군가의 일상을 읽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다른 이의 일기를 본다는 건, 그 사람의 내면을 만나는 일이 아닐까?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게 되고 한 챕터씩 읽어나갈 때마다 조금씩 더 빠져들게 된다.



#소중함이 가장 반짝일 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 것. 그 말을 떠올리면 심술이 난다. 애초에 속이지 않았으면 속을 일도 없었을 텐데. 나는 그런 쪽으로는 귀가 얇아서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간다. 소중한 것들은 왜 꼭 시험을 당해가며 지켜야 할까. 익숙함은 늘 나를 속이고, 소중함은 잃어버렸을 때 가장 반짝인다./p023 

#나를 애틋하게 만드는 것들

벚꽃은 봄을 가장 많이 닮은 꽃입니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이 마음을 붕 뜨게 만드는 것도, 언제 왔는지 모르게 왔다가 언제 갔느지 모르게 가버리는 것도.  애틋함은 여기 남아 다음 계절을 맞아야 하는 사람의 몫이니다. 나는 나를 애틋하게 만드는 것들에게 한없이 약해집니다.  애틋함을 느끼는 순간이면 늘 질 준비를 합니다. /p024


문장들을 읽으며 조금씩 옮겨 적어 보고 싶은 문장들이 늘어난다.  때론 노트에 적어보기도 하고 sns에 마음이 가는 문장을 옮겨 적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은 포스트잇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이 붙인 것 같아 읽던 중에 몇 번이고 앞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기도 했는데, 포스트잇을 떼어내진 못했다.   문득, 나의 일상을 문장으로 적는다면 이러한 문장을 적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시한 일요일

한 주가 이렇게 끝나 간다.  별일 없이 느릿느릿.  한없이 고요하게.  인생의 별일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건 오늘처럼 별일 없는 평온한 하루다.  나는 시시한 일요일을 좋아한다.  /p026

#비겁한 습관

나는 상처를 주는 일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다.  모진 말을 못하니까, 짜증은 내도 화는 못내니까, 싸울 줄 모르니까.  하지만 상처는 그렇게 내는 게 아니었다.  나는 자주 반득하고 날카로웠다.  조금 틀어졌다 싶으면 언제든 싹둑 관계를 잘라 버렸다.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믿었는데 그건 그냥 비겁한 거였다. 

몇 개의 얼굴을 떠올렸다.  웃는 얼굴로 밀어낸 사람들, 예의 바르게 상처 입힌 사람들.  요즘은 싸우고 화해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럽다.  관계 속에서 비겁해지는 건 너무 쉽고 편하다.  용감해지는 것과 다르게 /p052


재생할 수 없는 현실의 시간을 관찰하기 위해 매일 기록한 한 페이지의 노트 365일.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인데 하현 작가의 글을 읽다 보니 그녀처럼 단 한 줄이라도 오늘의 기록을 남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일의 행복은 영영 내일에 있으니 우리는 오늘 행복하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원하는 일을 외면하지는 말자고. /p242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아껴읽었지만 너무나 금방 읽었고, 문장을 곱씹어 읽을수록 다정해지는 기분이었다.  깊어가는 봄 우리 조금더 '다정' 해지는건 어떨까? 



#스티커붙이기
책을 굉장히 깨끗하게 읽는 편이다.
흠집이 나는 게 싫어서 밑줄을 긋는다거나 귀퉁이를 접는 일은 상상으로도 하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꼭 필요한 독서 아이템은 인덱스 스티커.
여러 번 붙였다 떼도 자국이 남지 않아 유용하다.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면 인덱스 스티커를 붙인다. 다음에 다시 읽었을 때도 여전히 그 문장이 좋을지 궁금해서.
그런데 가끔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책이 있다. 좋은 문장이 너무 많아 계속 스티커를 붙이고 싶은 책.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한 건 기쁘지만 스티커를 남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이럴 때는 좋은 문장 대신 더 좋은 문장에 스티커를 붙인다. 더 좋은 문장 역시 너무 많다면 정말 좋은 문장에 붙인다. /p86~87

#타인의 삶

우리는 더 많은 소설을 읽으며 더 많은 타인이 되어야 한다.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  세상은 무수히 많은 주인공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  /p229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Bhjo-f0nBc6/?taken-by=annbook0710
https://www.instagram.com/p/BhkscIvHyUL/?taken-by=annbook0710
https://www.instagram.com/p/Bhod2FBn0bU/?taken-by=annbook0710
https://www.instagram.com/p/BhrHvaOHnrY/?taken-by=annbook0710
https://www.instagram.com/p/BhwO6VGnGGj/?taken-by=annbook0710
https://www.instagram.com/p/BhxkpZwnGmr/?taken-by=annbook07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엄마가 들려주는 43가지 아들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달쯤 전인가?  큰조카랑 어떤 이야기 끝에, '이모, 엄마 아빠가 사랑하면 아이가 태어나잖아요. 그런데 아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하고 물어보는데 순간 어떻에 이야기해야 하는 거지? 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 배웠던 성교육에 대해 물어보고 아기씨가 엄마에게 가서 블라블라... 어찌 야기를 풀어서 하긴 했는데 아이가 딱히, 이해했다는 표정이 없어서 나중에 도서관 가면 같이 찾아보자고 이야기했었는데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조금은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발기가 꼭 성적 의도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도 자연스럽게 발기가 되고, 아주 어린 남자아이도 발기가 됩니다.  사춘기 남자아이는 하루 평균 몇 번 정도 발기가 될까요?  하루에 발기를 적게는 4~5번, 많게는 12번까지 해요.  발기와 관련해 아이에게 알려 주어야 하는 사실이 있어요.  산소가 부족하면 발기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p23

부모님들은 아이가 아직 배 속에 있을 때 태교를 무척 중요시하잖아요.  책을 읽어 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기도 하고,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요.  그게 꼭 아이가 정확히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은 아닐 거예요.  그렇게 일찍부터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것이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성교육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으니까 이제부터 시작해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아직 말귀를 못 알아듣는 갓난아기 때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p26~27


딸이라서 더 조심시켜야 하고, 아들은 괜찮다는 생각도 요즘은 아닌듯하다.  성범죄는 생후 3개월부터 70대의 연령에 이르고 요즘은 남자아이, 청년도 안전하진 않다고 하니,  특정 대상만을 교육하는 성교육은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가족은 물론 주변인 사회, 모든 사람들이 함께 교육받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이 책을 읽기 전엔 타인의 아이를 예쁘다 하며 안아보기도 했고 스킨십도 했었는데 유독 까칠하게 자신의 아이를 방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젊은 부모를 생각해보면 그들은 이런 성교육에 대해 트인 생각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나의 성적 행동은 나 스스로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과 사랑을 나눌지 말지, 키스를 거부할지 받아들일지 등에 대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판단만이 기준이 된다는 뜻이지요.  /p35

스킨십은 어디까지만 가능하다 하고 부모가 아이에게 정해 주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원칙대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두 사람이 서로 합의한 것.  서로가 서로에게 허락한 것, 서로가 책임질 수 있는 것까지 스킨십을 하라고 말이죠. 

상대방과 가까워지겠다는 이유로 억지로 스킨십을 시도한다든가, 상대방이 떠날까 봐 겁난다는 이유로 스킨십을 억지로 허락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스킨십에 대해 상대방의 'NO'를 글자 그대로 'NO'라고 받아들이는 아이인지, 또한 원하지 않을 때 'NO'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아이인지 체크해 보셔야 합니다. /p130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단어가 생소했지만 '성적'이라는 단어를 뺀다면 나의 행동은 나 스스로에게 결정권이 있다.  라는 것은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까지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하나씩 가르치는 것처럼, 일상처럼 '성'에 대한 대화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끼리 숨어서 배우는 성이 아닌 일상처럼 이야기하며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성교육'.  저자는 자신의 아들을 키운 경험을 토대와 그간 현장에서 겪고 들은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과거, 우리가 배워왔던 성교육만으로는 지금의 아이들을 키우고 지키긴 어렵다.  책을 읽으며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겠다 싶었지만, 5살, 2살 딸을 키우는 막내동생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지인에 의한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또는 최대한 빨리 그 사실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자신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 사이에서도 스킨십을 할 때 허락을 구하도록 하는 자기결정권 교육이 그래서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성교육은 아이 혼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p162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