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 숨겨진 나를 발견하기 위한 1년의 기록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지난해 sns에서 하현 작가가 매일 일기를 쓰는 피드를 간간히 보아왔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365일 일상을 기록하는 일.  짧은 기록이라면 한 줄이라도 적겠지만, 그마저도 며칠씩 적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다반사.  그런데 이 작가는 해냈다.  (그 어려운 일을..) 그리고 책으로 집필했다.  누군가의 일상을 읽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다른 이의 일기를 본다는 건, 그 사람의 내면을 만나는 일이 아닐까?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게 되고 한 챕터씩 읽어나갈 때마다 조금씩 더 빠져들게 된다.



#소중함이 가장 반짝일 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 것. 그 말을 떠올리면 심술이 난다. 애초에 속이지 않았으면 속을 일도 없었을 텐데. 나는 그런 쪽으로는 귀가 얇아서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간다. 소중한 것들은 왜 꼭 시험을 당해가며 지켜야 할까. 익숙함은 늘 나를 속이고, 소중함은 잃어버렸을 때 가장 반짝인다./p023 

#나를 애틋하게 만드는 것들

벚꽃은 봄을 가장 많이 닮은 꽃입니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이 마음을 붕 뜨게 만드는 것도, 언제 왔는지 모르게 왔다가 언제 갔느지 모르게 가버리는 것도.  애틋함은 여기 남아 다음 계절을 맞아야 하는 사람의 몫이니다. 나는 나를 애틋하게 만드는 것들에게 한없이 약해집니다.  애틋함을 느끼는 순간이면 늘 질 준비를 합니다. /p024


문장들을 읽으며 조금씩 옮겨 적어 보고 싶은 문장들이 늘어난다.  때론 노트에 적어보기도 하고 sns에 마음이 가는 문장을 옮겨 적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은 포스트잇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이 붙인 것 같아 읽던 중에 몇 번이고 앞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기도 했는데, 포스트잇을 떼어내진 못했다.   문득, 나의 일상을 문장으로 적는다면 이러한 문장을 적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시한 일요일

한 주가 이렇게 끝나 간다.  별일 없이 느릿느릿.  한없이 고요하게.  인생의 별일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건 오늘처럼 별일 없는 평온한 하루다.  나는 시시한 일요일을 좋아한다.  /p026

#비겁한 습관

나는 상처를 주는 일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다.  모진 말을 못하니까, 짜증은 내도 화는 못내니까, 싸울 줄 모르니까.  하지만 상처는 그렇게 내는 게 아니었다.  나는 자주 반득하고 날카로웠다.  조금 틀어졌다 싶으면 언제든 싹둑 관계를 잘라 버렸다.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믿었는데 그건 그냥 비겁한 거였다. 

몇 개의 얼굴을 떠올렸다.  웃는 얼굴로 밀어낸 사람들, 예의 바르게 상처 입힌 사람들.  요즘은 싸우고 화해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럽다.  관계 속에서 비겁해지는 건 너무 쉽고 편하다.  용감해지는 것과 다르게 /p052


재생할 수 없는 현실의 시간을 관찰하기 위해 매일 기록한 한 페이지의 노트 365일.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인데 하현 작가의 글을 읽다 보니 그녀처럼 단 한 줄이라도 오늘의 기록을 남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일의 행복은 영영 내일에 있으니 우리는 오늘 행복하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원하는 일을 외면하지는 말자고. /p242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아껴읽었지만 너무나 금방 읽었고, 문장을 곱씹어 읽을수록 다정해지는 기분이었다.  깊어가는 봄 우리 조금더 '다정' 해지는건 어떨까? 



#스티커붙이기
책을 굉장히 깨끗하게 읽는 편이다.
흠집이 나는 게 싫어서 밑줄을 긋는다거나 귀퉁이를 접는 일은 상상으로도 하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꼭 필요한 독서 아이템은 인덱스 스티커.
여러 번 붙였다 떼도 자국이 남지 않아 유용하다.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면 인덱스 스티커를 붙인다. 다음에 다시 읽었을 때도 여전히 그 문장이 좋을지 궁금해서.
그런데 가끔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책이 있다. 좋은 문장이 너무 많아 계속 스티커를 붙이고 싶은 책.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한 건 기쁘지만 스티커를 남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이럴 때는 좋은 문장 대신 더 좋은 문장에 스티커를 붙인다. 더 좋은 문장 역시 너무 많다면 정말 좋은 문장에 붙인다. /p86~87

#타인의 삶

우리는 더 많은 소설을 읽으며 더 많은 타인이 되어야 한다.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  세상은 무수히 많은 주인공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  /p229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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