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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 한껏 게으르게, 온전히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체류 여행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그래도 엄마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새들을 찾아다닌다.  그런 엄마가 새들보다 더 신기하다.  나는 어째서 엄마가 새를 좋아한다는 것도 몰랐을까.  세상의 모든 엄마는 또 자신이 키운 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세상의 모든 엄마는 또 자신이 키운 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을 벗어놓은, 욕망을 지닌 한 여성으로서의 엄마를 나는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익숙했던 상대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내 안에 단단하게 굳어있던 상대에 대한 이미지를 녹여준다.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오다니, 참 잘했다.  /p29



지독히 낯을 가리는 내가 여행지에서는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우리는 모두 바깥에서는 서로에게 느슨해진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슬쩍 열어버리는 순간, 삶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도 같다.  /p69



해외여행에 눈뜨기 시작했던게 이십대 중반즈음이었다.  영어 울렁증도 컸지만, 그땐 패키지 상품같은것도 없었고 블로그가 활성화 되어있지도 않았던 때라 정보가 부족했달까?  지금은 넘치는 정보로 선택장에가 생길 정도지만 그때 당시만해도 여행지를 결정하고 출발하기까지의 준비시간이 꽤나 길었던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초보이기도 했고 겁이 많아서 였겠지만.... 그렇게 몇 번의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면서 삼십대가 되었고 친구와 한 달여간의 일정을 잡고 친구의 지인이 계시는 LA에서 한 달간 체류하며 여행하기를 했던 적이있다.  그때의 경험은 그 동안의 여행에 대한 나의 시각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정해진 시간안에 누구보다 많이 보고 체험하고 경험하길 원했기 때문에 여행지의 풍경을 보고 즐기기 보다, 사진에 담고 이동, 이동....을 하는 바쁜 여행을 했다면 딱히 일정을 정하지 않고 여유있게 머물렀던 한 달여간의 여행은 현지인처럼 지내면서 하루 하루를 여유롭게 보냈던것 같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들은 짜여진 일정대로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짧은 기간이라도 여유있게 쉬면서 돌아보았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여행에 목마른 갈증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던 즈음, 한파로 한차례 몸살을 앓고 있던 때에 김남희 작가의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를 읽어보자고 집어들었다.  어쩌면 글로 나마 추위를 잊고 빠져들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그래, 여행이 우리가 품은 질문에 답을 주진 않지만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긴 하지.  일단 나아가면 결국 답도 찾을 수 있으리라.  아니, 평생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던져진 질문과 마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p74



나는 얼마나 순진했던가.  한국에서 좋은 사람만 만났다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었으니.  오늘 나는 그의 운명을 쥔 사람인데 내 앞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 일한 6년 동안 부당한 대접과 차별에 잠을 이루지 못한 무수한 밤이 있었을 것이다.  최저임금 미만의 월급을 받기도 했을 것이며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그에게 '좋은 나라' 였을 것이다.  그의 조국에서는 평생 만져보기 힘든 돈을 벌게 해주었으니.  내가 너무 최악의 상황만을 상상하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는 좋은 '사장님'을 만나 인간답게 대접받으며, 선량한 동료들과 즐겁게 생활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현실은 내가 상상하는 최악의 상황과 최선의 상황,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물렀을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 삶이 그러하듯. /p199



발리, 스리랑카, 치앙마이, 라오스 그녀가 겨울을 피해 머물렀던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들은 아직 내가 방문해보지 못했던 여행지, 하지만 이미 여러번 읽었던 곳들이라 그 곳들의 변화가 낯설지 않았다고 할까?  세계각국에서 모여드는 여행객들 그리고 그러한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송들, 그 방송을 보고 몰려드는 여행객들...현지의 순박함을 외지사람들이 변하게 하는건지, 그들이 자본주의에 눈을 뜨게 된 것인지... 특히 라오스의 변화는 읽으면서도 안타까웠다.  모 방송의 프로에 소개 되면서 그들이 다녀간 곳들을 한국관광객들이 섭렵하고 다닌다고 하니, 방송의 힘이 대단한건가?  3,4년전만 해도 라오스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지금이라면 글쎄... 선뜻 내키진 않는다.


 

"자신의 젊음의 고장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스무 살 적에 사랑했거나 강렬하게 즐겼던 것을 마흔 살에 다시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커다란 광기,거의 언제나 벌을 받게 마련인 광기다."  카뮈는 그의 아름다운 산문 <여름>에서 이렇게 썼다.  벌을 받는 것으로 끝나고 마는 광기에 불과할지라도 어쨌든 나는 다시 돌아왔다. 12년 만에, 느릿느릿 흘러가는 일상을 꿈꾸며, 지금보다 젊었던 만큼 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던 시절에 머물렀던 곳으로, /p247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는 여행에 관한 글도 좋다.  여행을 떠나 길 위에서 읽는 여행에 관한 글도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막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그때 읽는 여행에 관한 글이다.  내 몸에 마지막 도시의 바람 냄새가 남아 있고, 미처 풀지 못한 짐이 한쪽에 쌓여 있고, 배낭에는 먼 도시의 이름을 단 비행기 짐표가 붙어 있고, 돌아왔다는 것조차 알리지 않아 전화는 울리지 않고, 내가 이곳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떠나온 곳과 돌아온 곳 사이에 서 있는 듯한 그런 순간에 읽는 글들.'

언젠가 긴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여행을 떠날 때 배낭 안에 가장 정성껏 챙겨 넣는 물건이 나에게는 책이다.  책 한 권만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외로움이 절반으로 줄었다......중략......생각해보면 여행과 책은 서로 닮아 있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일상과 그 일상을 둘러싼 세계의 균열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게 가장 온순한 방법으로 자신이 쌓아온 세계를 부수고 더 넓은 세계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p253



김남희 작가의 책이, 아마도 내가 읽는 첫 책이지 싶다.  책을 읽다가 이 작가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은근 골수 팬들이 많으시네,  읽다보니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 검색하다가 다시 책읽기를 반복,  솔직히 읽기 전엔, 그냥 그런 여행에세이겠지 했는데 그녀가 선택하고 살아온 삶을 중간 날 것 그대로 드러냈을때, 뭉클할 수밖에 없었다.  읽다보니 페이자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고 아쉬운마음을 금할길이 없어졌다.  여행을 하는데 많은 정보가 필요하진 않을것 같다.  현재를 즐기고,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여행이 아닐까?  여행지에서 읽는 그녀의 글은 어떤 느낌일지,  다른 책을 구입해두고 언젠가 떠나게 될 그날 함께 떠났다 돌아와야겠다.



사람의 마음 하나에 의지해 타국에서 가정을 꾸리다니.  모국어를 쓸 수 없는 환경에서 평생을 사는 건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저이렇게 몇 달을 머물러보는 정도로나 만족할 뿐, 누짱이 잠든 포디를 데려가 눕힌다.  누짱과 세 아이들이 나란히 누운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젖어든다.  가족, 내가 만들지 못한 것.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내것이 되지 못하겠지,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 대신 평생 혼자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 가끔은 그 길이 사무치게 서러울 때가 있다. /p326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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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아주 가볍게 - 과체중 인생, 끝내기로 결심했다
제니퍼 그레이엄 지음, 김세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반면에 달리지 못하면 기분이 나쁘다.'

내 경우에는 이것은 진실이다.  괴짜, 별스러운 사람이라 해도 좋다.  그런 말을 듣더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쪽을 택하겠다. /p73~74



달리기를 운동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중고교 시절엔 체력장이 정말 싫었고, 정말 빨리 자나갔으면 싶은, 지옥의 관문같이 느껴지곤 했다.   형제들 중에서도 유달리 덩치가 있었던지라 다이어트는 내 인생의 동반자 였다.  먹는걸 줄여서 빼보기도 했고, 별의별 다이어트를 다 시도해봤는데 결국은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되었지만 지금도 가끔 폭식을 하고 나면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도 한다.  다른 운동을 하기 위해선 살을 빼고서야 비로소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계절 스포츠로 잠깐씩 즐기던 스포츠는 있었지만 그나마도 흥미가 떨어져 멀리하게 된지 오래.  제니퍼는 이혼, 과체중, 네 아이의 엄마, 일하며 아이들도 양육해야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달리기도 해야한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하듯, 꾸미지 않고 자신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녀의 직업이 작가이기 때문일까?  자칫 우울해 질뻔한 과체중인 자신이 달리기에 빠져든 과정과 삶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나도 같이 달리고 싶어진다.



움직이는 육체는 계속해서 움직인다.  반대로, 가만히 있는 육체는 계속해서 가만히 있으려 한다.

..... 중략 .....

머릿속에 전구가 켜졌다.  수천 와트로 번적이는 빛이었다.  초반에는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를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반대였다.  잘 달리려면 살을 빼야 한다.  적어도 지금보다 더 멀리, 빨리 달리려면 말이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여러분은 잘 알겠지,  내일부터 다이어트다.  그러니까 오늘밤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 /p216



문제를 쉽게 만들려면, 어렵게 만들면 된다. /p276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달리기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 같다.  그녀 자신도 이야기 했지만, 과체중인 자신이 도로를 달릴때면 차들이 수시로 와서 태워주겠냐는 물음에 지쳤다고 한다.  아마도 차가 고장나서 구조를 요청하러 가는 걸로 보였을테지?  그녀는 자신도 달리기를 즐기는 '주자'로 보여지길 원했고,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부터 매일같이 체중계에 오르내렸다고 했다.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기보다 그녀의 달리기는 더 잘 먹고 삶을 즐기기 위해 달리는 걸로 느껴졌던건, 달리기를 즐기는 그녀의 자세 때문이었다고 할까?

네 아이의 엄마이고, 이혼을 했지만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기 이전에 아이들의 엄마, 아내, 모든 역할을 다 잘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자신이 잘하는걸 포기 하지않고 꾸준히 하면서 자신을 바로 세울수 있다는 건 살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지만 못하는 이들이 더 많기에 이 글을 읽으며 살면서 내가 진정 원한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실 책표지의 그녀사진을 보곤, 어디가 과체중? 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오랜 세월 달려왔고 앞으로도 '주자'로서의 삶을 즐길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달려볼까? 라는 생각을 잠시했지만 역시나 무리,  올해 어떤 운동이든 한 가지를 배우는게 목표라 진지하게 찾아봐야겠다.  오래 즐기며 할 수 있는 운동을....



어째서 달리기가 뭔가를 이룬 것처럼 보이는 걸까?  신경에 문제가 없다면 두 살짜리도 달릴 수 있다  어른이 되면서 달리는 사람이 적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누구나 달릴 수 있지만, 누구나 달리지는 않는다.  힘드니까, 밖에 나가기는 힘들다.  힘들 때까지 자신을 다그치기는 힘들다.  나도 지금보다 쉬웠으면 한다.  지금보다 말랐으면좋겠다. 좀 더 주자처럼 보이면 좋겠다.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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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의심한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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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된다는 것은 혹,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된다는 뜻은 아닐까.  40년을 살았으니, 이제 나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는 나이.  그래서 더 이상 나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의심하지 않게 되는 나이.  그러니 더, 조심해야 하는 나이. 

나는 그런 어른들이 더 무서웠다.  나를 의심하지 않는 어른.  거짓이나 틀린 말을 하는 어른들보다도, 내가 지금 거짓이나 틀린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자신에 대한 의심이 조금도 없는 어른들이 백배는 더 무서웠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100% 진실이며,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100% 옳은 것이라는 확신으로 더 이상 나에 대한 의심도, 세상에 대한 의심도 하지 않는 어른들이 나는 참 무섭고 신기했다.  /p12~13



지난해 말에 선물 받아놓고, 2016년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마흔이 되는 해에, 함께 시작하고 싶었던 <나를, 의심한다>  한 번에 읽어 내려가기가 아까워 조금씩 아껴 읽었던 그녀의 책. 그동안의 책들도 그래왔지만... 함께 나이 들어가며 그녀의 글도 조금 더 깊어진 느낌이랄까?  어쩌면 '마흔'이라는 나이를 처음 시작하는 해.  무엇으로부터 너만 그렇지 않다거나, 위안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겠지만 나 혼자맞이 했던 연말, 연초는 세상에 나 혼자인 듯한 기분? 을 느끼게 했으니까...  하지만 혼자였던 그 시간 동안 오롯하게 나를 들여다보면서 마흔을 제대로 마주하고 싶었다는 대단치 않은 각오도 있었다.



"이십 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고."  언젠가 친구와 이런 얘길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러게, 나는 가끔 내가 기특해.  지금까지 이만큼 잘 버티고 살아남아 준 게.", "그러니까, 왜 돌아가냐.  지긋지긋하다, 청춘." 진심이었다.  친구와 나는 청춘이 그립지도,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슬프긴 한 거다.  그 긴 시간을 지나 지금에 와 있는 우리가, 가끔 슬프긴 한 거다. /p21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도, 빛이 내게서 한 칸 한 칸 멀어져 간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나였는데도, 사람들이 내게서 한 칸 한 칸 멀어져 간다.

함께했던 시간이 끝나면, 겹쳐졌던 삶 또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어쩌면 그래서 E는 원치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와 자신의 삶이 겹쳐지는 것.  그렇게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우리의 나이도 삼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p119



그녀의 글을 읽으며 때론 아프고, 때론 과거의 기억속으로 잠시 빠져들기도 했다.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그래, 그때보단 지금이 더 나은거야... 앞으로의 나도 더 나아질거야.... 라는 등등의 생각들.  가끔 멈춰선 페이지 앞에서 나도 모르게 머뭇거리게 되고 다시 읽고 옮겨 적기도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나만 혼자 아껴 읽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게 했다.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그녀일텐데... 나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는데.... 그녀의 글로 표현 된 문장들은 마음이 머물러 아련하게 남는다.



나, 그 시절엔 행복했나?  하지만 역시 기억은 조작되고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어서, 그 시절이라고 힘든 일이 없었고 고민거리가 없었을 리 없다. 다만 그것은 이미 지나쳐 왔을 뿐.  지금의 힘듦이나 고민 또한 언젠가는 또 지나갈 것처럼.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많은 것들이 결국은, 언젠가는, 지나가는 것을 봐 왔다.  내 맘처럼 완전한 해결은 아닐지 몰라도 결국은, 언젠가는. /p161



나이를 먹는다, 시간이 흐른다, 추억이 쌓인다.  헤어짐이, 어려워진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조금씩은 더, 능숙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딱 하나, 도리어 미숙해지는 것도 있었다.  헤어짐. 조금 더 어렸을 땐, 조금 더 헤어짐이 쉬웠던 것도 같다.  또 새것 사면 되는데 뭐. 또 새로운 사람 만나면 되는데 뭐.  그리고 나이를 먹었다.  시간이 흘렀다.  추억이 깊은 물건들이, 추억이 깊은 사람들이 쌓여 갔다.  시간의 누적은 그 어떤 새것으로도 이길 수가 없다. '이제는 결혼식은 안 가도, 문상은 꼭 가게 돼.'  언젠가 친구들과 나눴던 이야기. /p226~227



어린 시절 동경해왔던 모습은 지금의 내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에 자꾸만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것 같다.  늘어가는건 나만의 고집이고, 사람은 점점 떠나가는 것만 같고, 누군가를 만나려고 노력하기엔 내가 너무 게으르다.  좋은일 보단 걱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일이 늘어가는 나이, 건강도 노후도 더욱더 신경 써야 하는 나이.  하지만 내면의 나는 아직도 이십 대 초반의 철부지 그대로인 것만 같아 앞으로 5년 후의 내 모습조차 상상이 되지 않으니, 지금 당장에 충실하며 살자고 다짐해도 이내 시무룩해지고 만다.  

하지만, 시간은 흐를 테고 나도 나이 들어가는 만큼 알게 모르게 성숙하고 있을 거라 믿고 싶다.  2016년, 마흔을 시작한 나는 아직 미숙하고 어리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작은 응원을 받은 것 같아 화이팅! 할 수 있을 듯하다.



누군가 말했다.  인간은 서로의 불행을 털어놓으며 정을 쌓아 가는 동물이라고.  자신의 삶에 눈곱만큼의 불만도 없는, 정말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 나는 지금껏 만나 본 적이 없다.  우리는 모두 힘들다.  각자 다른 이유, 다른 크기의 불행을 우리는 모두 갖고 있다. 그리고 털어놓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의 불행을.  그리고 또 듣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들의 불행을.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너도 힘들구나, 우리 같이 힘내자.  서로를 위로하며, 걱정하며, 독려하며, 함께 울다가 웃다가,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된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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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쓰는 사진일기 - 그 자리에서의 너는, 그 모습으로 선이다

 

박근언 (지은이) | 미니멈 | 2016-01-25

 

1983년 9월 4일, 군 복무 중이던 저자는 군 동료의 총기 난사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게 되고 저자의 평범했던 삶은 온몸 구석구석과 함께 잘려나갔다. 그때 저자를 담당했던 군의관 선생님의 환자를 향한 사랑,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저자는 절망에서 벗어날 힘을 얻게 되었다. 사지에서 빛과 같은 은인을 만난 것이다.

총상 치료 후의 시간은 죽음에서 얻은 삶이라는 마음으로 여기며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 6년의 시간도 저자를 치료하던 선생님처럼 살겠다는 마음으로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학생들의 밝은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

1991년 캐나다로 이민한 후 이민자의 고단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 역시 선생님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그 힘으로 낯설고 생소한 식품인 치즈를 파는 일을 1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그에 더해 치즈를 알기 위해 캐나다와 유럽의 치즈 가게와 치즈 제조회사를 찾아다니고, 식품 전시회를 쫓아다닌 결과 지금은, 치즈 업계에서 이 낯선 한국인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처럼 저자는 죽음에 이르는 그 큰 불행과 고통의 한가운데서 도리어 인생의 빛과 같은 은인을 만났고, 지금의 삶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 고통스러운 시간에 대한 위로이자 그 빛에 대한 찬사이다./알리딘 책소개

 

 

생사를 넘나드는 힘겨운 시간을 겪으면서, 어쩌면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깊었을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그를 담당했던 군의관 선생님을 만나 절망에서 벗어날 힘을 얻게 되기까지의 시간들,

책 소개에 소개된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그리고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함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어서 꼽아봤다.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   차현진 (지은이) | 쌤앤파커스 | 2016-01-22

 

 드라마 [연애세포]와 예능 [1박 2일], [골드미스가 간다] 등의 프로그램에서 방송작가로 10여 년간 달려온 작가 차현진이 들려주는 8가지 연애 이야기. 둘만 아는 세상이 끝나도 우리가 아끼던 것들은 고스란히 살아 숨을 쉰다. 마치 라디오에서 그 노래가 무심코 흘러나올 때, 그 노래가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이 책은 그렇게 그 시절 두고 온 나를 만날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하는, 귀한 선물 같은 책이다./ 알라딘 책소개

 

 

드라마 작가의 에세이는 실패하기 쉽지 않다.

책 소개를 읽고, 소개된 내용을 읽다, <연애> 라는 감정에 대해 내가 얼마나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지

흠칫! 놀란마음에,

책의 목차를 훑어보곤, 이 책 내게 필요한 처방전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 추천리스트에!

 

 

 

 

 

 

장진우식당  장진우 (지은이) | 8.0(에이트 포인트) | 2016-01-18

 

 

그 식당은 테이블이 하나다. 의자는 여덟 개. 그날의 공기와 내음, 햇살에 따라 매일 달라지는 메뉴. 어디에도 없고 누구와도 같지 않은 작은 식당은 2011년 이태원 경리단길 주택가 골목에 불을 밝혔다. 독특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여배우는 배가 고파서, 기타리스트는 비를 피해서, 디자이너는 식당이 트는 음악이 좋아서,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얼굴도 없는 누군가가 그리워서.

모르는 이들이 같은 공간 나란히 앉아 함께 음식을 나눠 먹었던 이유로 비밀스런 친밀함을 품은 채 각자의 어딘가로 향한다. 책을 좋아하고 사진을 찍는 장진우는 그들을 간직하기로 했다. 그의 이름이 서울의 거리들을 뜨겁게 만들어가는 동안, 성공기나 요리책에 대한 요청이 쏟아졌지만 어느 것도 정확히 와 닿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중한 첫이자 마지막인 그 식당이 아니라면.

장진우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손님의 가장 속 깊은 밤을 함께했던 테이블을, 처음처럼 여전히 설핏한 떨림으로 다가오는 그 공간의 무드를. 책 <장진우식당>은 한 사람의 인생과 우리들의 문화를 바꾼 한 식당의 기록이자, 기억하고 싶은 모든 설렘의 시작이다../ 알라딘 책소개

 

요리남, 이 대세가 되면서

그들이 쓰는 책도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아직 그들이 운영하는 어떤 식당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그들이 쓴 책은 종종 읽을 기회가 있었다.

최근 특히나 관심 갖고 있었던 장진우.  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궁금해졌다.

음식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독특한 공간...

 

 

 

 

치유의 독서 - 심리학과 철학이 만나 삶을 바꾸는 지혜    박민근 (지은이) | 와이즈베리 | 2016-01-05

 

 

저자 박민근 소장은 희망을 실천하는 개인의 성장 프로그램을 심리상담(치유), 철학상담(자성), 진로상담(정향), 학습상담(공부)의 4단계로 구성하여 <치유의 독서>, <성장의 독서> 두 권에 담았다. 수십 년간 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던 경험과 15년간 심리치료사로서 내담자들을 치유한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실제로 치유 효과가 입증된 50권의 책을 <치유의 독서>에서 소개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50권의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은 내담자들의 실제 사례와 함께 그들에게 처방한 책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다. 저자가 취지에 맞춰 직접 선정한 12컷의 명화를 저자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본문에 수록했고, 50권의 치유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부록에 넣었다./알라딘 책소개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현실의 나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지금도 혼자인 시간이 필요할때면 늘 책과 함께였다.

책을 읽다뵈니, 책 읽는데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나 할까?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하는 안타까움이 있는 책들도 있고,

읽다보면 책을 통해 사람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책읽기..

 

2016년에도 열심히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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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만난 화성남자 금성여자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남녀가 서로 다르지 않고, 똑같은 열망을 지니고 있으며, 목표 달성에 대해 기대하는 바도 비슷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통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그동안 기대하고 예상했던 완벽한 평등을 이뤄내는 대신 문화적 붕괴를 경험하고 있다.  이 문화적 붕괴를 일으키는 원인이 바로 남녀가 똑같으리라는 우리들의 사회통념이다. /p7~8



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다르다?  생김도 성별도, 성격도, 사회에서의 역할도, 하지만 현대사회에선 이 모든 기준들이 조금씩 모호해지고 남자, 여자의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부분이 필요해지고 있다.  연애를 시작하는, 또는 연애중인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 읽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사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음에도 우리나라 사례가 아니라 잘 읽어지지 않아 몇 번이나 들었다 내려놓았던 책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야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가장 컸기에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을 하다보니, 사회 생활을 하며 겪어야 할 상황에 대해선 좀 알아야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렇게 다른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로 나와 직장에서 만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현대 사회에 들어 여자들의 학력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에서의 활동도 왕성하지만 유독 최고경영자에 있는 이들의 비율에 변화는 미미한 편이다.  기존 기득권인 남자들의 자리지킴일까?  어쩌면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남자의 언어, 여자의 언어는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이 책의 목적은 남자와 여자가 지니고 있는 사각지대를 확실하게 노출시켜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에 문화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서로가 필요로 하는 바를 예리하게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간이다.  /p11



일일히 상황을 다 말로 설명할 수 없기에 더 많은 오해의 골이 생기게 되는상황들, 서로의 행동과 반응에 따라 해석이 달라 질 수 있기에 서로에 대한 생각은 더 복잡해 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일을 잘 해도 조직내에서 잘 융화될 수 없다면.... 낙오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남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여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고, 여자들은 자신의 반응을 남자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모른다.  남자는 그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여자들도 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반응하리라 생각할 뿐이다. /p39



여기서 여자들이 알아야 할 점은, 남자를 변화시키려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도움이 되고 싶어 하며,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여자에게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자신이 여자에게 문제가 아닌 해결책이 되기를 바란다.  /p81



남자들이 결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 그 일을 맡은 사람이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그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믿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상사나 동료들은 아마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는 한 도와주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이다.  남나들이 마음속으로 여자들을 인정하더라도 여자들이기대하는 방식으로 인정하고 지지해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여자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종류의 인정과 지지는 남자들이 받고 싶어 하는 종류의 인정과 지지가 아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여자들이 바라는 것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p92



성에 따른 기본적인 성향,  그러한 것을 다 이해하고 수용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상대방을 고치려하고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끌고 가려하기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 더 많지 않을까?  물론 상황이나 의견이 다르다면 서로의 의견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읽다보면 남자, 여자가 생각하는 서로의 사각지대는 분명히 있다.  물론 남녀의 역할이나 사회적인 진출이 아직도 어려운 편이고 그들이 지닌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 간격을 좁혀가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이렇듯 남녀의 게임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남자가 왜 말하는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지 이해한다면, 남자가여자의 말을 더 잘 듣고 더 도움이 되는 식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남자의 성향이지만, 그에게 구체적으로 원하는 행동을 요구한다면 남자도 끈기 있게 들어주며 기다릴 수 있다.  대화를 처음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은 식으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최선이다. 

"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하지만 먼저 전후사정을 설명할 테니 끝까지 들어줘요."  /p213-214



이 책은 혼자 읽기보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함께 읽고 그러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본인들의 기업문화에 맞게, 또는 본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그동안 어떠했는지 생각해보는데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 같은 책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속마음 <직장에서 만난 화성남자 금성여자> 를 읽고 이야기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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