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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유도라허니셋은잘지내고있답니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삶의 주도권을 갖게 되었다. 늙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저항하고, 원치 않는 껍질을 벗겨내듯 옆으로 치워버릴 것이다. 누구의 방식도 아닌, 오직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 음을 맞을 것이다._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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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는 엄마가 슬픔과 분노 속에서 몰락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삶을 희생하며 살았던 여자가 쪼글쪼글한 인간의 껍데기로 전락했다. 여기서 두려움 없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이 듦이란 어쩜 이리도 잔혹한지. (···) 내 죽음이니까. 내 방식대로. 이 말은 이제 주문이 되었다. _103p.
85세의 나이에도 매일같이 수영을 가고,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는 유도라 허니셋. 가족도 남편도 자녀도 없는 유도라는 병원에서 우연히 '클리닉 레벤스발'의 전단지를 받게 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웃집으로 이사 온 소녀 로즈와 친절한 노신사 스탠리 미첨으로 인해 유도라의 삶의 방향은 그녀의 의지와 달리 흘러가게 된다. 현재의 유도라의 삶과 과거를 오가며 유도라의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의지하는 엄마, 엄마와 부딪히기만 하면 싸우는 스텔라 이들 사이를 조율하며 아슬아슬하게 가족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유도라의 노력 덕분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것 같았지만 믿고 사랑했던 동생마저도 유도라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되는데... 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유도라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났더라면 어땠을까?
언제일지 모를 마지막, 어쩌면 생의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으로 가게 될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등등 슬슬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이기도 하다. 병원을 오가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지 않지만, 가족 없이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준비할 수 있을 때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던 차에 읽었던 소설이라 더욱 생각이 많아졌던 소설.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는 명랑하고 밝은 로즈와 노신사 미첨의 등장외에도 유도라 주변에 생각보다 그녀를 걱정하고 돕기 위한 많은 이들이 있다는 걸 알아가게 된다. 노년의 삶과 죽음, 존엄한 생의 마지막 선택 등 유도라의 삶을 통해 태어난 이상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죽음'에 대해 같이 읽고 이야기해 볼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두려움은 종종 사람을 행동하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싸 우거나 도망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_37p.
유도라 자신은 과연 로즈처럼 천진하게 살아본 적이 있었던가. 인생을 숙제가 아닌 즐거운 놀이로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지만 그런 순간은 떠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은 애초에 어른으로 태어났고, 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보며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즐거웠던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자 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본 기억은 없다. 그녀 주변에는 늘 보살핌이나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가 존재했다. 유도라는 로즈가 조금 부러워졌고, 동시에 궁금해졌다. 아빠가 전사하지 않았다면 과연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것은 종종 드는 생각이었고 답은 늘 같았다. 분명히 훨씬 더 기쁜 삶을 살았을 것이다._118p.
" 죽음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삶을 선택해 주시겠어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_167p.
"사람들이 각자 어떻게 죽을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해나는 친절하고 진심 어린 눈빛으로 유도라를 바라보았다. "온당한 범위 안에서는, 네, 그래요. 저는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다고 생각해요. 근거 없는 믿음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말할 줄 알아야 하고 성숙한 어른으로서 죽음에 대해 논의해야 해요."_342p.
괜찮을 거야. 다 괜찮을 거야.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야.
이제 이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너무 쉽게 보여주는 노인과 끔찍한 패션 감각을 지닌 작은 소녀와 함께 오직 평화를 느낄 뿐이다.
그녀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은 그녀를 사랑한다.
모든 게 다 괜찮다._5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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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