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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ㅣ 문학동네 청소년 79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2월
평점 :

#스카이다이빙 #도서협찬
#문경민
"최선을 다해 좋은 쪽으로."
안간힘처럼 들리는 말이었으나 나쁘지 않았다. 보다 나은 기분으로 다음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삶의 조건도 있었다. 조건이 압박에 눌려 숨쉬기도 버겁게 느껴질 때면 구덩이 속에 웅크리고 나만 달래고 싶을 때가 있었다.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었지만 우울한 조건은 조건으로 가두어 다루는 게 맞았다. 오케이. 넌 딱 거기까지. 그런 태도로 몸을 바로 세우고 더 나은 선택으로 나아가는 게 현명했다. 그 선택이 현실을 뛰어넘는 더 좋은 쪽으로 나를 데려가기를 바라며. _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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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어찌할 수 없는 삶의 조건이 있다. 『스카이다이빙』은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중략) 세상에는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다. 늪이라는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삶의 조건을 넘어서는 그들의 성실함과 기개와 근성을 닮고 싶다. 지지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사는 이곳이 그들을 든든히 받쳐 주는 세상이면 좋겠다. 모든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친절하고 넉넉한 세상이면 좋겠다. _작가의말
윤아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고,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이 있는 도희, 그리고 필우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하교를 함께하며 그들에게 조용히 도움을 주는 친구로 등장한다. 다른 친구들이 학원으로 향할 때 동생을 챙겨야 했고,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학교 부지에 특수학교가 지어지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에 맞서 특수학교 찬성 집회에 찬성하고 토론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삶의 조건에 눌리지 말고 '구덩이 모임'을 결성해 가뿐하게 살아보고자 노력하기 시작한다. 형제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구덩이 프로젝트'는 한편으론 자신들의 삶을 정성껏 돌보기 위한 과정의 시작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시각각 윤아를 압박해오는 주변 상황들, 필우의 사고..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미 주어진 삶의 조건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 아이들.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삶의 조건이 있다. 하지만, 그 주인공들이 청소년들이기에 읽으며 마음이 더욱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장애를 불편해하는 건, 지금껏 살아오며 자주, 가까이 경험해 보지 못했음에 대한 이유도 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는 왜 불편함을 감추고, 그들의 아픔을 보며 불편해하는가? 장애도 자주 보고, 배려하고, 경험하면서 이해와 배려도 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어쩌면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문경민 작가의 단단한 문체와 유려한 흐름의 에피소드는 추락이라고 보이던 것이 사실 비행을 위한 가속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들의 용기 있는 낙하를 기꺼이 받아줄 수 있는 든든한 그물망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글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권하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사람은 앞일을 모른다.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다. 아빠는 자신이 장애인 가족의 가장이 될지 몰랐고, 공익신고 뒤에 교단에서 내려오게 될지 몰랐다. 엄마는 너무도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괜한 염려와 괜한 불안, 내게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내 삶의 기본값이었다. _63~64p.
평범한 우리도 끔찍한 결정에 함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생각해 보세요. 학교 부지에 학교를 짓는 겁니다. 마침표를 찍고 끝. 그게 전부여야 해요. 하지만 특수학교를 반대하시는 분들의 마음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들어와 있는 거예요. 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는다고·····? 맙소사. 말줄임표와 물음표가 함께 붙어 버린 거예요. 이런 갈고리 같은 물음표는 특수학교 문제만이 아닌 모든 차별과 편견이 작동하는 상황에 매번 붙어요. 여자가? 남자가? 외국인이? 어린애들이? 학생 주제에? 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 이건 명백한 차별입니다. 제 주장은 명료합니다. 차별하지 마세요. _135p.
"낭떠러지 너무 무서워하지 말래."
"무슨 말이야?"
"낭떠러지 끝에 서면 거기에서만 보이는 길도 있다는데?" _201p.
#문학동네 #소설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