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눈구경을 하려면,
눈이 올 만한 시기에 마땅한 곳에 가서 기다려야만 한다.
온 지 며칠 지난 눈은 '썩어서' 볼품이 없다. 눈은 올 때나
막 그치고 난 뒤가 볼 만하다. 그러나 무엇이건,
기다리는 것은 좀체 오지 않는다. 어떤 때는
사흘씩이나 기다리다가 돌아온 바로 다음날
그곳에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를 듣기도 하고,
때아닌 비를 맞게 되는 수도 있다.


- 강운구의《시간의 빛》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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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는 멋지거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때론 더욱 슬프고, 아팠다. 태우려 태우려 해도
태워지지 않는 것들, 인도의 외진 게스트하우스에서
지친 몸을 잠재우려 해도 백일몽처럼 이어지는 영상들,
도망치고 싶고, 벗고 싶고, 놓고 싶고, 떠나고 싶던 것들이
거기까지 와 있었다. 내가 어디에 가든 그림자는
나를 놓치는 법이 없었으니.


- 조연현의《영혼의 순례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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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로는 떠나질 마세
오해를 남기고선 헤어지질 마세
오해를 지닌 챈 갈라지질 마세

내가 널 얼마큼 고마와했는지
내가 널 얼마큼 아파하고 있는지
내가 널 얼마큼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네가 날 얼마큼 고마와했는지
그리고 네가 날 얼마큼 아파하고 있는지


- 조병화의 《남 남》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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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 안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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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피드백을 위해 공자시대부터 요즘 젊은이에 대한 비판은 있어 왔다. 물론 요즘 젊은이들이 지나친 점이 있을 수 있다. 잘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예전 사람에 비해 지금의 젊은이가 몹쓸 존재라는 식의 비하는 인정할 수 없다. 당신들의 젊은 시절을 돌이켜 보라. 젊음의 특성이란 것은 반항하고, 소리쳐 보고, 어긋장도 부려보고,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저 순종하는 젊음은 젊음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각에서 그들을 이해하려 하는 노력이다. 또 맘에 안드는 구석이 발견되면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피드백 하려는 노력이다. 인상을 쓰고, 혀를 찬다고 그들이 변화하지는 않는다. 이왕이면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그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현명한 기성세대의 태도이다.

철강 업계의 신화인 찰스 슈압은 카네기로부터 연봉을 백 만불 이상을 받았던 최고 경영자이다. 언젠가 슈압이 제련소를 돌아보고 있을 때, 직원 몇 명이 금연 표지판 아래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슈압은 표지판을 가르치면서 "이봐, 무슨 짓이야, 글자도 못 읽나?"라고 소리치지 않았다. 대신, 그들에게 다가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건넸다. 금연 표지판 아래서 흡연한 것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얘기를 마치면서 슈압은 담배를 피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가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리곤 눈을 찡긋하면서 "이 시가는 밖에서 태워주면 고맙겠네."라고 얘기했다.

 -한근태 님의 ‘활기찬 생활을 위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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