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는 멋지거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때론 더욱 슬프고, 아팠다. 태우려 태우려 해도
태워지지 않는 것들, 인도의 외진 게스트하우스에서
지친 몸을 잠재우려 해도 백일몽처럼 이어지는 영상들,
도망치고 싶고, 벗고 싶고, 놓고 싶고, 떠나고 싶던 것들이
거기까지 와 있었다. 내가 어디에 가든 그림자는
나를 놓치는 법이 없었으니.


- 조연현의《영혼의 순례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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