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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배평모 지음 / 바보새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시절 포근한 고향생각이 잔잔한 파도처럼 간절히 밀려온다.
나도 그랬었는데 삘기꺽고 물고 단물이 다 빠지도록 까 먹어었는데, 빨갛고 분홍빛 보리수열매를 입속에 넣고 열매에 반이나 되는 씨를 누가 멀리 뱉어내나 시합도 했었는데 그렇게 옛생각이 납니다. 배고팠던 시절 자연이 우리의 굶주린 배를 달래주고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주었습니다.
이 소설은 한국전쟁으로 제주도까지 피난온 소래기동산 피난민촌 8명의 광복동이 아이들에 유년시절을 그린 성장소설 이야기 이다.
머나먼 제주도까지 피난온 피난민촌 아이들의 꿈과 모험이야기들을 아름다운 제주 자연의 4계절로 담아낸 우리들의 어릴적 이야기와도 같을 것이다.
8명의 광복동이들은 봄이되면 삘기를 뽑아 까먹으며 사라봉과 산굼부리의 아름다움을 탐험하고, 여름이면 하루종일 방파제에서 수영을 하고 바다속을 뒤지면 소라며 성게 등 풍무한 해산물로 허기를 채운다.
자연은 배고푼 우리들에게 소중한 양식을 주었고 그 뿐만 아니라 자연은 우리의 심성까지도 곧고 바르게 키워주었다. 경쟁보다는 협력의 유용함과 욕심보다는 나눔을 통해서 공정함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가을에는 하잦과 상잦 사이에 있는 계곡을 찾아 사계절을 통틀어서 가장 맛있는 으름 열매를 따기위해 계곡 탐사를 하며 자연을 배운다.
겨울은 소설속 주인공 정훈이의 슬픈 이별이야기들 속에 절망과 고통속에서 파랑새라는 희망과 꿈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아마도 주인공 정훈이 어머니의 죽움이 아닐런지. 어머니는 아마도 이전쟁 속에 가장 고통받고 힘든 삶을 살아온 우리들의 어머니일런지도 모르겠다.
전쟁은 인간이 저지른 짓 중에서 가장 어리석고 비참한 짓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불행은 전쟁터에서 총을 든 군인들끼리 서로 죽이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남은 가족들의 불행이 언제 끝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전쟁은 비참하고 어리석은 짓일 수밖에 없다.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