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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지음, 최희성 편역 / 아이템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 이후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긴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학창시절 트로이 목마 이야기, 외눈박이 괴물, 세이렌 등 익숙한 장면들만 짧게 읽었던 기억이 나면서 이번에 책을 읽으며 흩어져 있던 이야기 조각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실제 작품 안에서는 훨씬 더 자세히 연결된 스토리로 다가오면서 예전에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인간 존재의 끝없는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먼저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성장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버지가 20년째 돌아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 텔레마코스는 어머니 페넬로페를 둘러싼 구혼자들 사이에서 무력한 존재로 머무르지 않고, 아버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스스로 길을 나선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단순히 아버지를 찾는 아들이 아니라, 왕자로서의 책임과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가는 인물로 성장한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본격적으로 오디세우스의 파란만장한 모험이 펼쳐진다. 여신 칼립소에 의해 7년 동안 오기기아 섬에 머무르게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동굴에서 기지를 발휘해 탈출하는 장면, 인간을 짐승으로 바꾸는 마녀 키르케의 유혹, 세이렌의 노랫소리, 그리고 스킬라와 카리브디스가 기다리는 위험한 해협까지,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한 편의 긴 여정으로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이렌 이야기였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그 위험을 잘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를 돛대에 묶고 부하들에게는 귀를 막게 한다. 욕망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이성을 통해 스스로를 통제하려는 모습이 무척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칼립소가 불멸의 삶을 제안했음에도 오디세우스가 이를 거절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하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영원한 젊음과 불멸보다 가족과 고향,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선택한 것이다.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가 변장한 채 자신의 집을 점거한 구혼자들을 처단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아내 페넬로페와 재회하는 결말은 통쾌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무너졌던 질서와 자신의 삶을 다시 되찾는 과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디세이아’를 읽으며 ‘귀향’이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가는 행위가 아니라,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되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각자의 시련과 유혹을 만나지만, 끝내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와 돌아가야 할 곳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전해준다.
수천 년 전에 쓰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읽어도 재미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인간은 왜 살아가고, 무엇을 위해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 작품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이 책을 통해 접했는데, 과연 이 장대한 이야기가 어떤 영상미와 해석으로 재탄생할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