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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논어
공자 원저, 심범섭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평점 :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나는 종종 고전을 다시 들춰본다.
학창시절 논어라는 책은 교양 필독서로써 익숙했고, 여러 번 이 책을 읽어보려 시도하였지만 매번 늘 첫 장인 '학이(學而)' 편을 넘기지 못한 채 책을 덮곤 했다.
왜 매번 끝까지 읽지 못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마도 한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논어는 대부분 한문 원문과 해설이 함께 실려 있는데, 나는 원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욕심에 편하게 읽기보다는 해석에 매달리게 되었고, 읽는 속도는 더뎌졌고 책을 읽는 즐거움보다는 어려움만 커져 책을 즐기지 못한 채 부담감만 안고 덮게 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논어’ 이 책은 동양고전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논어를 청소년 눈 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 쓴 책으로써 학생들이 공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하고 탐구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책이라 말 할수 있겠다.
이름 그대로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공자의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해석한 이 책은, 나 같은 중년에게도 논어를 다시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도 편하게 읽을 수 있어 다양한 독자층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서는 논어의 문장을 재배치하여 그 의미를 쉽게 전달하고자 문장 하나하나를 풀어내며 설명해주고 있는데 원문 소개를 비롯한 우리말 풀이, 해설 및 배경 설명 등을 통해 논어 원문을 중심으로 공자의 사상과 책의 의미를 하나하나 쉽게 설명되어 우리들에게 삶의 가르침으로 다가올 것이다.
책은 총 9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장 ‘사람답게 사는 길’에서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가장 먼저 이야기한다.
타인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살아가는 자세는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삶의 자세라 말 할수 있겠다.
나에게는 3장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로는 옳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때로는 결심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공자의 말씀을 보면 꾸준한 실천이 결국 삶을 바꾼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이 말의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나는 문득 공자가 말했던 ‘인(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인은 『논어』의 핵심 개념이며, 어질고 인자한 모습으로,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처럼 모든 사람과 자연을 아우르는 깊은 사랑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 사랑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인이 완성된다고 공자는 말한다.
공자는 '인의예지(仁義禮智)'—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며, 지혜로운 사람—을 인간이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덕목으로 제시하며, 이 덕목을 꾸준히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덕 있는 삶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단지 '좋은 사람이 되자'는 막연한 마음을 넘어서, 어떻게 인을 실천하고 덕을 쌓아갈 것인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공자의 말처럼, 삶은 배우는 것이며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움과 실천 속에 나만의 '논어'가 한 줄씩 새겨질 것이다.
나이 쉰이 되어 다시 이 책을 꺼내 들게 된 것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삶이 나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말이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는 나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쉰 살, 공자의 말에 다시 길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