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집

잃어버린 집 - 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잃어버린 집[대한제국 마지막 황족의 비사] 은 조선왕조의 몰락과 그리고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가 된 영친왕이 한 인간으로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감내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운명적 삶을 그려내고 있으며 영친왕과 더불어 그와 인연을 맺은 마사코 그리고 그의 아들 이 구의 왕족이면서 왕족이 아닌 조선인이면서 조선인이 아닌 경계인으로 살아가야만 했던 그들의 아픈 삶을 가슴 먹먹히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영친왕 이 은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마사코와 마사코의 정신적 지주인 어머니 이츠코 부인, 첫 째 아들 이 진의 죽음, 둘째 이 구, 황태손 이구의 연인 이자 황태손비 줄리아, 영친왕의 황태자비로 간택되었다가 파혼당한 민갑완, 누이 덕혜옹주, 사촌 이우, 중국 마지막황제 ‘부의’ 와의 만남 등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쳤던 조선왕조,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이야기를 역사에 근거해 담아내고 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이은 영친왕은 어린시절 이토히로부미의 손에 이끌려 일본으로 건너가 육국사관학교를 거쳐 일본 장교로서 사실상 일본에 붙잡혀 볼 모 신세로 망국의 한을 간직한 채 삶을 살았다.

일본의 왕족이었던 마사코와의 정략결혼이었지만 마사코는 이은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꼈었던 것 같고 영친왕 또한 그런 마사코를 의지하면서 두 사람은 어쩌면 서로의 아픔을 감싸고 외로움을 나눌 줄 아는 그런 믿음에 관계였을지도 모르겠다.

고종의 죽음과 헤이그 밀사 사건, 3.1운동, 어렵게 얻은 진 왕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관동대지진과 조선인학살, 모든 것을 잊고자 떠난 1년간의 유럽여행 등 일련의 구한말 역사의 현장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며 영친왕과 마사코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황태손 이 구와 줄리아의 가슴 아프고도 애절한 사랑이야기까지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의 숨은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마지막 왕실 사람으로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감내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운명적 삶을 그려내고 있으며 경계인으로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들의 슬픈 삶이 빛바랜 그림자로 역사와 함께 남아있는 것 같아 마음 절절하면서도 안타까움이 눈앞을 가린다.

왕족이었던 영친왕과 마사코의 소용돌이 쳤던 역사 속에서 안타까운 운명과 마주하며 쓸쓸하지만 때론 서로 의지하고 인간적인 고뇌 속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한 인간으로서의 연민의 정을 책을 덮으며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