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냥
황인규 지음 / 인디페이퍼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유럽 중세 르네상스 시기인 14세기~15세기에는 교황 지지파와 황제 지지파로 나뉘어 세 명의 교황이 동시에 선출되면서 이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각자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갈등과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이에 더해져 교회의 부패가 극도로 심해지면서 교황의 권위는 약화되고 여러 명의 교황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과연 누가 합법적인 교황인가라는 판단의 문제가 생겨났고 이에 교회 개혁 운동이 등장하며 이런 일련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체 교회를 대표하는 공의회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 책은 세 명의 교황이 난립했던 혼란스러운 시기에 로마교황의 요한네스 23세 때 교황청 스크립토르(문서작성자이자 필사가)로 시작하여 능력을 인정받아 교황의 세크레투스(비서)까지 오르고 말년에는 피렌체 공국의 서기장을 역임했던 숨겨진 고전문헌 찾기를 즐겨하는 일명 책 사냥꾼이라 불리던 포조 브라치올리니 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요한네스 23세의 불미스러운 과거행적으로 교황직에서 폐위를 당하면서 로마교황청 관료들 또한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서는데 포조 역시 숨겨져 있는 고전 문헌을 찾아 필경사인 보조서기 마르코를 테리고 책 사냥 모험을 나서게 된다.

 

책에서는 당시 콘스탄츠 공의회의 상황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는데 세 명의 교황이 해임되는 과정과

당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기존 교회의 정통교리에 다른 해석을 내세우며 교회 개혁의 중심에 서있던 위클리와 얀 후스 그리고 그이 지지자였던 히에로니무스의 의 종교재판에 따른 이단으로 규정하여 화형에 처해지는 과정을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잘 묘사되어 그려지고 있다.

 

특히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일어난 히에로니무스 이단 심문 종교재판의 첨예한 대립 속에 히에로니무스의 마지막 진술이 소개되고 있는데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교회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했다교회 밖에 있더라도 그리스도의 말씀과 사랑을 실천하면 교회에 속하는 것이고교회 안에 있더라도 그들의 권세와 위신만을 취하는 자는 교회에 속하는 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 마지막 진술이 아마도 훗날 물결처럼 휘몰아 쳤던 종교개혁의 디딤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히에로니무스의 화형을 지켜본 이후 포조 브라치올리니는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묻혀 있는 귀중한 책들을 찾아내기 위해 책사냥을 떠나는데 풀다 수도원 장서관에서 루크레티우스가 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사라질 뻔한 책을 발견하고 훔쳐내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장서관장 세베우스와 포조가 종교와 신앙의 쟁점을 가지고 벌이는 담론 부분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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