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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말들 - 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백승주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평점 :
언어라 함은 한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바꾸어 쓸 수 없고 규칙적인 어법과 문법이라는 형식과 내용으로 사회적 약속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어야 만이 언어가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약속을 한 언어 또한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흘러 예전에 사용되었던 말이 오늘날에는 사라지기도 하고 예전에는 없던 말들이 생겨나기도 하며 뜻이 변하고 형태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말들, 우리지역의 방언, 이주 노동자의 말들, 다양한 직업군의 전문적인 용어 등 우리들이 평소에 자주 말하고 듣던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의 말을 통해 언어가 가지고 있는 사회성, 역사성, 규칙성 등 언어의 본질을 이해하고 언어가 사회의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 속에서 관계 형성을 언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언어학자인 저자가 지금까지 연구했던 그 결과물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제주 출신인 저자의 첫 번째 언어인 제주사투리는 어쩌면 숨기고 싶을 때도 있고 무의식중에 툭 내뱉어 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의식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일 것이며 서울에 오면 서울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의식적 행위는 서울말을 사용한다는 것이 사투리를 쓰는 집단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서울사람이라는 집단 무리에 속해 나를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적인 행위일 것이다.
또한 우리사회 다양한 직업군의 전문용어를 보면 병원에 가면 진료차트에는 대부분이 영어로 쓰여 있고 법원에 가면 어떠한 가 해석하기도 어려운 한자가 무수히 많다.
이 또한 자신들만의 언어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에서는 지역의 방언, 공사현장에서 소통되는 일본어, 이주노동자의 말들, 학교현장에서의 수업모습, 직장에서의 언어, 인터넷 게시판, SNS에서의 무분별한 신조어, 줄임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언어를 통해 바라본 한국사회의 불평등, 편견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언어의 본질을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언어의 변화와 사회환경의 흐름을 재해석하고 우리고 몰랐던 우리사회에 만연한 언어의 자본주의, 집단주의, 불평등에 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서 언어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