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치와 사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185
마레크 베로니카 지음, 이선아 옮김 / 비룡소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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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큰애 생각을 했다. 이젠 혼자 집도 볼 만큼 의젓해졌지만, 한시도 엄마 옷자락을 놓치지 않으려는 큰애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 무렵엔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혼자 수퍼에 다녀오는 아이만 봐도 부러워 했고, 그림책도 일부러 용감한 아이가 나오는 것들만 골라 읽히곤 했으니까.

<라치와 사자>는 겁이 많아 친구들로부터 따돌림까지 당하던 아이가 '빨간 사자'의 도움을 받아 용감한 어린이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라치의 마음에서 '겁'을 몰아내주는 '빨간 사자'는 아이를 지켜봐주는 부모의 표현일 수도 있고, 아이에게 믿음을 주는 다른 존재의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아이의 곁에서 아이가 겁을 이겨내고 스스로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있다면 아이는 훨씬 쉽게 '겁'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이 책이 좀더 읽찍 나왔더라면 큰애에게 이 책도 읽어주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웃었다. 둘째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이들이 그린 그림마냥 단순한 그림 때문에 이 책을 좋아한다. 우리 큰애처럼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속상한 엄마들이 있다면 '빨간 사자'처럼 옆에서 조금 더 지켜봐주는 존재가 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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