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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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아야 할 젊음들을 향한 노인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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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엄마 굴욕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8
비키 그랜트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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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불량엄마 납치사건을 먼저 읽고 읽었다면 더 좋았을테지만, 먼저 손에 들어온 책이 이것이었다. 어린 나이에 아들을 낳고 길러온 억척엄마지만, 아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아들의 편안함을 먼저 염두에 두는 평범한 엄마와는 다른 '불량엄마'이다. 그러나 아들을 기르는 일을 잘 하고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노력하는 책임감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릴은 엄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일 게다.

 

가난하고 무식하다는 죄로 백만장자 샌더슨 박사를 구하려다 결국 죽게 만든 경비언 척 던커크 사건을 맡으면서 시릴과 엄마, 그리고 엄마의 애인 두기 푸저의 알콩달콩하며 꽤나 안정적이었던 생활은 위기를 맞게 된다. 불같은 성격의 엄마는 이 가난하고 무식한데다 사람을 구하려는 용기를 지닌 때문에 불쌍해지기까지 한 경비원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오로지 앞으로! 라는 명제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인 듯. 자신이 확신한 진실에 도전하는 어떤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와는 정 반대되는 성격의 시릴에게는 아주 위험하게 보일만 한 일이다.

 

위험한 직진 중인 엄마를 멈추려는 시릴의 냉철하고도 정확한 추리가 시작된다. 척 던커크는 정말 파워파우다가 폭발을 일으킬 위험을 지닌 물건인지 모르고 있었을까. 그를 향해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의문스러운 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소설 첫 장면에 등장한, 시릴의 멱살을 잡고 이 가냘픈 꼬마아이를 죽일것만 같던 괴한은 던커크일까 비프아저씨(두기 푸저)일까. 평범해 보이지만 현실을 판단하는 정확한 눈을 가진 시릴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아주 잘 짜여진 추리극 한 편을 만날 수 있다.

 

불량엄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 시릴과 두기의 평화로운 일상은 계속 될 수 있을까.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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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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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생아가 있다. 사생아인 자신의 이야기를 눈물 한 방울 없이 마치 '남의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하는. 자신의 출생과 주변에 쿨한 척 하면서 막상 할머니의 죽음 뒤에 인생과 함께 남겨져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남자. 어지간한 질문에는 대개 대답할 수 있는 잡학 다식한 남자. 그러나 미래에 대한 아무런 청사진이 없는 남자. 이 젊다는 것 밖에는 없는 남자가 앞에 있다면 우리는 그에게 무어라 말할까.

 

'괜찮음'

 

그는 늘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괜찮음'은 진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는 행복한 순간에도 가장 불행한 상황을 떠올릴만큼 '불안'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의 '괜찮음'은 예상했던 최악의 경우를 만나 그 '불안'이 해소된 '괜찮음'이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어.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는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면서 괜찮아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 불행이 예상한 것이라고 해서 덜 불행하던가. 게다가 그의 이러한 생각은 불행앞에서 치열해져야 하는 그의 정신을 어느정도 느슨하게 만든다. 그래서 한편으로 그가 최소한을 지키고 살아가면서도 더이상 치열해 지지 못하도록 잡아두는 것인지도 모른다.

 

'현실'

 

현실에서 그는 무능력하다. 치매걸리기 직전의 노인인 곰보빵 할아버지에게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집'을 지켜내지 못한다. 대학원까지 다녔지만 눈까지 보이지 않는 노인에게 오래된데다 상식밖의 이자까지 물어야 하는 채무관계에 대해 그럴듯한 반박조차 하지 못한다. 집에서 나온 그가 살아가기 위해 들어간 편의점에서는 모르는 남녀에게 돈을 빌려주고 해고된다. 삶으로 떠밀려 나온 그는 그야말로 익사하기 직전이다. 그가 온실속에서 할머니가 빌린 돈으로 학업에 열중하는 동안 사람들은 치열하게 자기 삶을 꾸려왔던 것이다. 헤어진 여자친구 앞에서 장황하게 '놀고 먹을 것'을 늘어놓고, 고시원의 쪽방에 살면서 옆방녀에게 '빈민 구호 활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정도의 현실감각으로 대체 그는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것일까.

 

'벽 속'

 

현실의 창 대신 인터넷 창을 선택한 그는 '벽 속'에 살고 있다. 창 하나 없는 사방의 '벽 속'에서, 또 인터넷 창이라는 가상의 '벽 속'에서. '벽 속'에서의 그는 현실에서보다 유능하다. 옆방녀에게는 매우 똑똑하고 의지가 되는 남자로 비춰질만큼. 퀴즈방에서의 그 역시 유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답을 헤매고 있을 때 적당한 때를 보아 정답을 내놓을 수 있을만큼. 그러나 옆방녀의 죽음으로 그의 벽은 현실에 파묻히게 된다. 그리고 그는 더 단단한 '벽 속'으로 들어간다. 사방이 막힌 네모난 건물 안. 바로 '회사'다. 현실과는 완전히 차단된 곳. 그래서 그 곳에 있는 동안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곳. 현실을 살아가는 뇌가 오히려 쓸 데 없는 곳.

 

'삶'

 

유리는 그에게 존재에 대해 질문한다. 너는 네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지? 라고. 이 근원적인 질문에 그 역시 흔들린다. 장황한 유리의 설명과 달리 '존재'는 그의 몇번의 발 쿵쾅거림으로 증명된다. 이제 그는 선택해야 한다. '뇌'가 아닌 '육체'를 위해 그 많은 노력을 하며 살 필요가 없는  그 곳에서 '뇌'만 가진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육체가 함께 생동하는 세상으로 돌아올 것인지. 유리가 칼을 든 순간 그의 머릿속에 설정한 가정은 아마 그것인지 모른다. 그가 유리처럼 그곳에 동화되었더라면 어쩌면 묵묵히 칼을 받았을지 모르니까. 그는 가끔 퀴즈쇼가 벌어지던 '벽 속'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를 그곳으로 안내한 이춘성을 찾아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면서 그는 점점 삶을 배워가게 될 것이다.

 

그의 세대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고 자랐다. 그 결과 공부만 한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아지고, 그래서 공부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 되리라는 것을 몰랐다. 생활을 해결하는 데에는 노인보다 어리석고, 이익을 찾는 데에는 도둑보다 미련하다. 장래 희망이란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무언가 하나를 잘 하라고 했지만 잘하는 것이 생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가정은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 아니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 30대가 되어서도 부모의 그늘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세대들. 대학에 가서도 자기가 무엇을 하기 위해 거기에 가 있는지 몰랐던 사람들. 그래서 어느 덧 삶에 내던져진 세대들. 그런 그들의 아픔과 혼란스러움이 그를 대표해 이 소설에 녹아 역시나 그 세대였던 나의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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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부모들은 모르는 내 아이의 사회생활 임영주 박사의 '알아야 잘 키우는' 좋은 부모 프로젝트 1
임영주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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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 화두인 시대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예전에는 그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믿었던 것들이 자꾸만 애써야 하는 것들로 전환되는 것이 못내 안타깝고 걱정스럽기는 하다. 물론 과거라고 방치해둔 상태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문화와 풍토가 자연스러운 교육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문열고 나가면 골목길에 또래들이 바글바글했던 때. 옆집과 뒷집 아이를 알고 그 부모도 함께 했던 때. 그 때의 아이들은 문 밖을 나서면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사회성을 길러왔다. 물론 현재의 유아교육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자연스러운 만남도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뿐이다.

 

아이에게 첫 친구가 생기는 시기. 대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일 것이다. 그 때의 아이들은 어떻게 친구관계를 맺게 되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친구들과 함께 발달해 나가게 될까. '나'에 머물던 아이들이 '너' 또는 '우리'로 확대되는 데에는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던 것일까. 엄마들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었던 아이의 사회생활을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꼬물거리는 아가에서 갓 졸업한 아이들이 제법 의젓한 생각도 하고, 나름 심각한 토론도 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엄마의 한사람으로 뿌듯한 마음이 들어 흐뭇하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때론 아이들이 다투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울며 속생해 하는 날도 있을지 모른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니듯이, 선생님도 힘들어 하는 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모든 경험들 안에서 우리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날 아이가 힘들어 한다면 엄마는 옆에서 그 감정을 승화시킬 수 있도록 아이를 다독이고 일으켜 설 수 있도록 해 줄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우면 내 아이가 아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댁의 자녀' 잘 키우셔서 귀한 우리 아이 맞지 않게, 나쁜 말 배우지 않게,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게 해 주세요. 라는 말 다음에는 '내 아이' 잘 키워서 때리지 않게, 물지 않게, 꼬집지 않게 할게요. 양보하는 아이,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표현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울게요. 라는 말이 따라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에 매우 공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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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0 - 선조실록 - 조선엔 이순신이 있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0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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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실록을 읽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유능한 인재들을 데리고 이렇게도 무능한 조정을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유학의 도를 따르던 사림들이 권력을 잡고 나자 타락해버린 것인지 도의라는 이름을 하고 있지만 결국 자기들 편 가르기에 불과한 싸움을 하기 시작한 것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혼란한 와중에 전쟁이라는 큰 사건을 당하면서 그 무능을 너무도 여실하게 드러내버린 것도 그러했다.

 

위기상황을 마주하고 그 능력을 발휘한 것은 초야에 묻혀 있던 선비들과 그동안 천하다고 괄시받고 살아온 민초들이었다. 그들에게 조정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치욕적이지만은 않은 전쟁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들의 무능이 안타까웠다.

 

조선중기 전쟁을 겪은 이후 백성들은 양반이라고 떠받들었던 사람들이 정작 위기 때에는 자기들을 지켜줄 수 없는 무능력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신분의 굴레에 갇혀 굽신대기보다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고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아래에서부터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봐야할까.

 

아무튼 머리가 지혜롭지 못하면 몸이 고생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로 머리가 제 역할을 못하면 자칫 망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 전쟁을 일으킬 것인지를 가늠해야했던 관료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기회도 놓쳐버린 그 때처럼, 현재 역시 국제 정세를 잘못 판단하면 위험을 준비할 기회를 잃어버릴지 모른다. 과거에는 조정 대신들을 백성들이 뽑아 세운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 국민 모두가 뽑아 세우는 정치인들인만큼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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