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이 화두인 시대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예전에는 그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믿었던 것들이 자꾸만 애써야 하는 것들로 전환되는 것이 못내 안타깝고 걱정스럽기는 하다. 물론 과거라고 방치해둔 상태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문화와 풍토가 자연스러운 교육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문열고 나가면 골목길에 또래들이 바글바글했던 때. 옆집과 뒷집 아이를 알고 그 부모도 함께 했던 때. 그 때의 아이들은 문 밖을 나서면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사회성을 길러왔다. 물론 현재의 유아교육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자연스러운 만남도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뿐이다.
아이에게 첫 친구가 생기는 시기. 대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일 것이다. 그 때의 아이들은 어떻게 친구관계를 맺게 되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친구들과 함께 발달해 나가게 될까. '나'에 머물던 아이들이 '너' 또는 '우리'로 확대되는 데에는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던 것일까. 엄마들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었던 아이의 사회생활을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꼬물거리는 아가에서 갓 졸업한 아이들이 제법 의젓한 생각도 하고, 나름 심각한 토론도 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엄마의 한사람으로 뿌듯한 마음이 들어 흐뭇하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때론 아이들이 다투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울며 속생해 하는 날도 있을지 모른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니듯이, 선생님도 힘들어 하는 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모든 경험들 안에서 우리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날 아이가 힘들어 한다면 엄마는 옆에서 그 감정을 승화시킬 수 있도록 아이를 다독이고 일으켜 설 수 있도록 해 줄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우면 내 아이가 아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댁의 자녀' 잘 키우셔서 귀한 우리 아이 맞지 않게, 나쁜 말 배우지 않게,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게 해 주세요. 라는 말 다음에는 '내 아이' 잘 키워서 때리지 않게, 물지 않게, 꼬집지 않게 할게요. 양보하는 아이,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표현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울게요. 라는 말이 따라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에 매우 공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