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약에 대해서는 침을 뱉어주고 싶을 정도로 경멸한다. 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하긴 오죽이나 간절했으면 주사를 맞았을까만은 그 따위 생각을 가진 녀석은 정말 바보 천치다. 나는 절대로 꼬임에 넘어가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몇차례 마리화나를 피운 적은 있지만, 그래도 열 살이란 나이는 아직 어른들로부터 이것저것 배워야 할 나이다. 아무튼 나는 그런 식으로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게 좋다. 행복이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어짜피 녀석은 내 편이 아니니까 난 신경도 안 쓴다. 나는 아직 정치를 잘 모르지만, 그것은 언제나 누군가에게 득이 되는 것이라고 들었다. 행복을 찾는답시고 천치짓을 하는 녀석들을 막을 법은 있어야 할 거 같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주절거리는 것 뿐이다.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고. 하지만 나는 행복해지자고 주사를 맞는 짓 따위는 안 할거다. 빌어먹을. 나는 이제 행복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그러다가 또 발작을 일으키면 큰일이니까. 그런데 하밀 할아버지는 내가 표현할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을 찾아야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것, 바로 거기에 그것이 있다고 말했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겪어본 후에야 그놈의 행복이란 걸 겪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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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님의 리뷰를 보고 '로맹가리'의 또다른 필명인 '에밀 아자르'의 대표작 '자기 앞의 생'을 읽다.
10살짜리 모모 녀석의 말을 통해 '로맹가리'의 의지가 느껴진다.
빌어먹을..
행복하지 못한 녀석이지만 당장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겪어본 후에야 그놈의 행복을 겪어볼 생각이란 녀석의 말을 듣고 있자니 10살짜리보다 못한 모습으로 댕그라니 서있는 내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_-;;
그래, 인생의 쓴물, 괴로운 모습을 모두 맛보고 난 후 행복이란 녀석도 한 번 맛보자꾸나. 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