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월 시작되자마자 잠정적 백수에서 벗어나게 되어서 바쁘다.  아직 아무런 체계도 갖추어지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부딪힐 만한 일..

어제도 오늘도 직장에 나가 내 자리가 뭔지 고민이란 것을 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무실 청소를 한답시고 걸레를 들고 설치고 있으니 다른 부서에 있는 아랫사람이 "왜 그러냐?"라고 한다. 어짜피 일 시작하면 이런 일은 각자 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 라고 했더니 영감이 날 불러서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불러서 야단을 친 모양이다.  왜 걸레질 시키냐고... -_-;;;

이 보쓰 영감, 아무래도 요주의 인물이다. 직접 야단치거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쿠션을 넣어 압박을 주고 있다. 나야 쿠션으로 당하는 입장인지라 충격이 덜하지만 직접 영감에게 깨어지는 그 사람은 여간 짜증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나에게 살짝 다가와서 "제발 그러지 말라."고 사정을 하고 갔다.

2. 윗사람이 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눈치가 좀 빠르다고 자부를 하는 입장이지만 영감이랑 같이 일하기로 한 것이 오래된 것도 아니고, 내가 총책임을 맡고 있는 상태가 아니고 해서 영감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되지 않는 상태인지라 붕 떠 있다.  그래서, 영감의 측근이 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영감 파악하기에 돌입하기로 작정했다. 물론 만면의 웃음을 띄면서 영감에게는 안심을 주면서 아랫사람들에게는 카리스마를 유지하는 작전을 구사하는 고도의 작전이다.

현 상태는 영감이 일거리를 나누어 주지 않는데다가 사무실 정비도, 물품 비치도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욕 넘치는 젊은 사람들이 빨리 일을 처리하고는 영감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도 내일은 물품도 컴퓨터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까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관련 교육을 하는 것도 한꺼번에 이루어 지게 되어서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왜 일을 분산시키지 않는가? 답답하다. 그리고, 남는 시간 농사리 까는 것이 뭐가 잘못인가? (그러나, 같이 농사리 까고 있으면 안되는 모양이다. 영감의 날카로운 눈빛이 오늘도 여러번 나에게 꽂히는 것을 무시했는데 그게 또 쿠션으로 다른 사람들이 볶였다. -_-;;; )

3. 나도 조심을 하게 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천차만별인만큼 내 위치는 더 모호하다. 일이 시작되면 물론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준비를 하는 상태이고 그들과 친해질 필요와 그들을 파악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데, 벌써부터 나를 긁어대는 사람들이 몇 명 보인다. 좀 더 두고 보기로 했다. 어짜피 일이 시작되고 나면 거기서 충돌이 있을 때, 내 포지션에 맞게 그들과 해결을 보면 된다고 생각되므로..

4. 예전과는 달리 내 자리를 사람들 속에 만들어 가고 그들 속에서 그 역할로 인식되는 것이 꽤 험란한 일임을 느끼고 있지만 어짜피 부딪혀야 하는 것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일은 영감의 눈치를 더 잘 보고  당하는 이가 없도록 잘 해야지..아자아자!!!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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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6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5-05-1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십니까?
제 서재에는 비록 낡은 의자가 있지만 언제나 님의 자리가 남아있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신 오월이시길.^^

클레어 2005-05-10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파란여우님/ 마음은 바쁘고 몸은 고달프지만 제 자리까지 챙겨주시는 여우님의 마음에 훈훈해졌습니다. 여우님께도 즐거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 오월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