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월 20일은 25주년이 되는 장애인의 날이다.
1981년 처음으로 장애인의 날 행사를 개최한 이후 해마다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해 보건복지부가 주무부처로 참여하고,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등이 기념식과 축하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데, 장애인의 날은 그날 하루 체육대회 및 시상으로 끝나는 빤짝 행사의 날일 뿐이다.
'장애인의 날'. 이날은 진정 '장애인들을 위한 날일까? 부진한 사회복지에 대해 생색내기로 만들어 놓은 날일까?
오늘 본 뉴스에서 '장애인의 날이란 것이 우리나라에 과연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더욱 짙게 들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성폭행 처벌 논란( 기사는 이곳을 클릭)
요지는 정신지체 1급, 2급 여자 장애인들이 성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가해자들이 모두 무죄 판결이 났다는 기사이다.
법원이 판결의 근거로 삼는 '저항가능' 이란 단어가 얼마나 폭력적이며 판단자의 편의위주인지...짜증이 밀려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정신 연령 4-5세, 정신 연령 14세의 장애 여성에게 '너희들은 저항을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으니 이는 성폭행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법과 보호의 손길의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장애인들의 현실이 그대로 보여지는 판례이며, 법이란 것이 사회의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는 케이스가 아닌가?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사라지려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비슷한 환경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 배려가 없이 '장애인의 날'이라고 하루 정해서 그들과 놀아주는 것은 아무런 의미없는 헛질에 불과한 것이다.
KTX 열차에 장애인 좌석은 딱 2자리, 지하철 리프트 사고로 사망한 장애인들의 영정사진을 앞에 두고 벌어진 '이동권 주장' 에 대한 장애인들의 절규, 국회의사당의 자신의 사무실로 가기 위해서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는 휠체어 때문에 오랜 시간을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장향숙 열린 우리당 의원(1급 장애)의 이야기 등등은 2005년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이 뭘 원하는 지를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그들의 물음에 답하는 것을 회피한 채, 일회성 행사로 만족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