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4월                                                     (작년 4월에 습작)

 

어스름 붉은 달이

부라린 눈알마냥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컹컹컹

개 한마리 울부짖고 있었다.

 

목 꺽인 자목련 꽃잎들,

가지 끝에서 이 메마른 지구를 향해

낙하 또 낙하.

 

사람들은 텔레비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거기엔 이국의 소녀가

떨어져 나간 다리를 보며 악을 쓰고 있었고,

아버지는, 흰 수건으로 얼굴을 덮고 있는 아버지는

가슴에 붉은 꽃,

낭자한 선혈을 뒤집어 쓴 채

건조한 사막으로 돌아갈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라만다에게 넋을 빼앗긴 광인들의 불의 빗줄기.

침묵하는 알라,,,오, 알라여

죽은 어미의 젖을 빨던 아이들은

군화발 소리,총소리에 귀가 멀고

아라비아의 천일간의 이야기,

사막의 노래는 더이상 들을 수 없는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4월의 봄 밤은 깊어가는데

이젠 사람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자리에

목련은 또다시 떨어지고,

저 멀리 상여소리에 맞춰

개는 컹컹컹

또 짖어대고.

 

#살라만다: 불의 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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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2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이셨군요.....^^
오, 알라여~~^^
저에게 강림해 주시길....^^*

클레어 2005-03-24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아닙니다. 그냥 끄적거리는 정도죠..흐흐~ 여기와서도 알라를 부르시다니..교주님의 기도소리가 전 알라딘에서 울려퍼지는군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