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우승 실패, 축구협회의 감독선임 및 선수관리 문제, 감독 경질과 위약금 문제,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실명을 거론한 락커룸 사태가 뒤늦게 새어나오고 기사화되는 상황을 쭉 지켜보면서 명백한 세대게임의 시작을 보았다. 이강인 선수를 대표팀에서 퇴출하라는 내용이 대부분인 댓글 작성 통계가 50대 > 60대 > 40대 > 30대 > 20대 > 10대 순으로 그리고 40대부터 60대까지의 참여도가 통계의 약 90프로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판을 짠 누군가가 지지자들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구나 MZ세대를 비난하게 만들고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데 성공했구나 싶어 어쩐지 한심하고 씁쓸함을 달랠 길이 없다. 마치 세대간의 갈등이 이 사건의 원인인 것처럼 세대간에 편을 가르고 싸움을 붙이고 모두가 하나되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찾는 것을 막는 이 올드한 수법이 국민들의 전반적인 교육수준이 높아진 지금 시대에도 먹히다니. 나도 40대인데 같은 세대, 그리고 나보다 더 윗세대 분들이 세대게임에 빠져 혹은 세대게임을 조장하며 자기 자식뻘인 젊은 세대에 남기는 댓글의 내용이 너무 낯부끄럽고 대체 어른의 아량은 어디로 갔나. 자식 낳아 기르기 무서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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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에 가기로 했다
이인규.홍윤이 지음 / 버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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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면 나도 좀 다녀봐서 굳이 남이 미국 구경한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사서 봐야할까 고민했지만 너무 재밌었다. 별 4개와 5개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서점에 들른 이야기 보따리도 풀어 놓으셔서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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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10-19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파파이스의 추억...

살던 동네 근처에 파파이스
매장이 있어서 큼지막한 버거
를 그냥 -

그리고 한 동안 즐겨먹던
케이준 잠발라야가 다시 먹고
싶어지네요.

북깨비 2023-10-19 13:32   좋아요 0 | URL
파파이스 비스킷도요! 😭 후라이드 치킨, 잠발라야, 검보, 케이준 음식 넘나 맛있죠~~~~ 🤤🤤🤤 여행에세이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기승전 먹방이니까요.
 
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이야기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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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 구판을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에 소개된 글을 보고 관심이 갔으나 이미 절판이 되었다 하여 구판 중고알림을 등록해두었더니 얼마전 재출간 알림이 와서 개정판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냥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지만 1/3 내지 1/2 정도만 컬러인쇄인데 어차피 컬러인쇄를 기획했다면 그냥 통으로 컬러인쇄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뒷부분은 흑백인쇄라 살짝 아쉽다. 원서도 본 적이 없어서 컬러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재출간 해주셔서 감사 또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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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후쿠나가 다케히코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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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오미 시게시와 요양원의 같은 병실을 쓴다. 그리고 그가 죽기 전 유품으로 남긴 두 권의 노트에서 열여덟 살의 봄과 스물네 살의 가을을 회상하는 그를 만난다.

어린 날에 만났더라면 조금 위험했을지 모를 그는 고독을 이야기했고 한발 물러나 관전할 수 있는 나이에 다시 마주한 청춘은 내 좌절과 절망의 시간에 기름을 끼얹지 못했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동요한 것은 아마도 시오미 시게시가 죽는 날까지 극복하지 못했던 허무감 속에 나 역시 아직도 완전한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머물고 있는 까닭이다.

내가 요양원에 있는 동안은 열 명 이상의 사람들과 한방을 썼다. 그들은 다들 ‘우연‘이 인생의 도중에 가져다 준 한때의 친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낮에는 낮의 불안을 함께하고 밤에는 밤의 공포를 함께하는 이 여섯 명의 환자들 사이에 깊은 우정이 흐르지 않았을 리가 없다. 이것을 한때라고 부른다면, 한때가 아닌 우정이 어디에 있을까. 하지만 한 사람은 한 사람만큼의 고독을 품고, 저마다 폐쇄된 벽안에 웅크린채, 자신의 고독의 무게를 헤아리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한 사람 한 사람은 서로 다른 나이, 서로 다른 인생 경험, 서로 다른 병증에 따라 독립되어 있어, 서로를 잇는 우정과 우정 사이의 틈새에 질투나 선망, 증오같은 감정, 무엇보다 에고이즘이 숨겨진 감정이 감춰져 있지 않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 P15

사람은 누구나 죽을 것이고, 나 역시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그런 건 처음부터 알고 있다. 다만 사람은 그것이 언제일지 미리 알수 없기 때문에 마음 놓고 일상 속에서, 살아 있다는 걸 깨닫지도 못한 채 헛되이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 P59

옛날의 나는 무지몽매한 소년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인생의 미로를 걷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내 마음은 갈망으로 넘쳐흘렀고,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오로지 영혼을 아름답게 할 수 있기만을 바랐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열여덟살의 내가 사랑했던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내게 없다. 스물네 살의 내가 바랐던 것처럼 바라는 사람은 지금 내게 없다. 나는 결코 옛날에 살았던 것처럼 지금을 살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정말로 그럴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과연 내가 그렇게 눈부시게 과거를 살았을까? - P63

"하지만 전 어디에 있어도 제 존재가 쓸데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제 고독이야 어쩔 수 없지만, 남한테 피해 줄 생각은 없으니까요." - P115

"난 말이야, 진짜 고독이란 그 무엇에도 상처받지 않는 것, 어떤 괴로운 사랑에도 견딜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건 영혼의 강하고 적극적인 상태라고 생각해. 예를 들면, 기도하고 있는 인간의 상태 같은 거지. 기도는 신 앞에서는 갈대처럼 나약한 모습이지만, 인간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뺏길 게 없는, 한계까지 다다른 강함을 보여주지. 고독이란 그런 게 아닐까?" - P117

"전 너무 두려워서…... 그게 아니라도 우리에겐 선천적으로 사랑해야 할 사람이 주어져 있어요. 부모나 형제 같은…… 전 어릴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그런 어머니의 애정을 느끼면 느낄수록, 그걸 어머니께 돌려드려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에, 전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제가 좋은 성적을 얻으려고 미친 듯이 공부하는 것도 오로지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서예요. 지에코도 있고, 보세요, 전 주어진 것만으로도 너무 힘에 겨워요. 더 이상 저 스스로 누군가를 선택할 수도 없어요…..." - P131

"그건 그런데, 거기 곶 끝에 말이야, 너 거기 간 적 없어?"
"곶 끝에요?" 후지키는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 "거긴 자주 갔어요."
"자주? 아무도 안 가는 거기에?"
"생각할 게 있으면 종종 그곳에 갔어요. 그런데 선배는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거기 한 번 산책 간 적이 있거든. 널 보고 불렀는데 안 들렸나 보네. 왠지 너무 황량해서 우울해질 것 같은 곳이야."
"그런가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왜?"
"왜긴요. 어디에 있든 똑같아요. 어디에 있어도 외로워요." - P172

"꿈이라도 좋잖아. 난 그런 식으로 살아 있는 거야. 난 매일 직장에 나가서 속된 이탈리아어로 편지 따위를 쓰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하숙방에서 페트라르카를 읽고 있는 쪽이 훨씬 더 진짜 내 모습이야." - P190

"나한테 외부의 현실 따위는 문제가 아냐. 내부의 현실만이 문제야. 물론 나도 징집되면 이런 소리는 할 수 없겠지. 게다가 언제갈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그때까지만이라도 가장 나답게, 후회 없이 내 시간을 쓰고 싶은 거야." - P191

"오빠는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에요. 네, 그래요. 옛날에 시노부 오빠를 좋아했을 때도 오빠는 꿈을 꾸고 있었어요. 난 시노부 오빠가 한 말을 잊을 수가 없어요. 시오미 선배는 꿈을 꾸고 있어, 하지만 난 그걸 볼 수가 없어, 라고요. 나도 그래요." - P193

하지만 난 그 1달란트를 땅에 묻은 하인을 쫓아낸 주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어. 머리도 나쁘고 재치도 없고, 그저 주인의 말을 중히 여기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어. 그게 쫓겨날 짓이라면 그 종교는 너무 엄해. 너무 비인간적이야. 아니면 너무 이해타산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 P219

말하자면, 나는 무엇에나 다 반항했다. 기독교에도 마르크스주의에도, 가정에도 학교에도, - 하지만 그것들은 결국 미온적인 반항, 나 자신이 손해 보지 않을 정도의 반항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나 자신을 딜레탕트로도, 학자로도, 또한 예술가로도 만들지 못했다. 나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어찌할 줄을 모르는, 겁쟁이에다 고독한 청년이었다. - P228

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뭐라 말할 수 없는 회한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리 입이 닳도록 이야기한들 사람은 자신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지에코가 하나님을 믿지 않게 될수도 없고, 내가 신을 믿고 기독교인이 될 수도 없다. 사랑도 역시, - 어쩌면 사랑 역시 인간이 마음속에다 그린 이미지를 자신의 고독으로 색칠하고 자기 멋대로 꿈을 꾸고 있는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 P258

나는 나의 고독을 죽일 수가 없었다. 그토록 무익한 고독이 지에코에게 있어 하나님의 존재처럼, 내 작은 존재이유의 전부였다.
이 고독은 무익했다. 그러나 이 고독은 순결했다. - P264

그분이 저를 볼 때, 어떤 이상형을 두고 저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제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그런 저를 그분은 비범하다는 듯이 보셨습니다. 그런 착각은 언젠가는 깨어지는 법입니다. 언젠가는 그분이 환멸의 눈으로 저를 바라볼 거라는 생각을 하면,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분은 꿈을 꾸며 사는 사람이었고, 저는 현실밖에 볼 줄 몰랐습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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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 (리커버 에디션)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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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달 수도 시시하달 수도. 하지만 훈훈한 이야기.

"회사원들도 힘들구나."
재훈이 애늙은이처럼 말했다.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해. 뭘 해도 힘드니까 최대한 하고 싶은 걸 하며 힘든 게 낫잖아." - P12

그나마 작은아버지는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방탕한 생활을 정리하고 가정을 지켜낼 수 있었는데, 언젠가 사업이 잘되면 또 모를 일이었다. - P19

"그냥 이제 이혼하면 안 돼? 우리가 엄마 생활비 줄 수 있어.
제발 이혼해, 엄마."

엄마의 인생은 어느 시점부터 고정되어 버렸고, 엄마를 구하기에 너무 늦어버렸다는 걸 큰딸들은 대체로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 P23

울음을 그칠 기미가 없는 엄마를 내려주고 대전으로 돌아가며 재인은 생각했다. 이십대 내내 가장 힘들게 배운 것은 불안을 숨기는 법이었다고 말이다. 불안을 들키면 사람들이 도망간다. 불안하다고 해서 사방팔방에 자기 불안을 던져서는 진짜어른이 될 수 없다. 가방 안에서도 쏟아지지 않는 텀블러처럼 꽉 다물어야 한다. - P24

세사람은 각자 자기가 구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게다가 어쩌면 구해지는 쪽은 구조자 쪽인지도 몰라."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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