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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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양들의 축연 만큼 매혹적으로 읽히는 건 아니지만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 현상에 대한 메시지를 효율적이고 흥미로운 미스터리 구조 속에서 풀어나가는 솜씨는 여전히 좋다. 마지막 반전은 내 취향이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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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도 알겠지만, 순서가 틀렸어. 사람이 경제적 합리성에 봉사해야 하는 게 아니야. 경제적 합리성이 사람에게 봉사해야 하는 거야. 경제적 합리성을 앞세운다면 노예제도도 아파르트헤이트도 합리적이겠지.” 


“형은 너무 감상적이야. 노예제도가 폐지되면 그와 비슷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뿐이야. 경제적 합리성에서는 도망칠 수 없어. 그렇다면 거기 따르는 편이 현명한 거야.”


  “그것도 하나의 사고방식이겠지. 하지만 유일한 건 아니야. 사람은 어디에 살아도 좋고, 무엇을 행복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어디서 어떤 식으로 살아도 좋아. 살아도 좋다는 걸 구체적으로 보증하는 게 내 일이다. 나는 지방공무원을 인생을 걸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착취를 정당화할 셈이야? 형이 뭐라고 해도 난하카마 시에 사는 것에 고유한 가치 따윈 없어. 그런 건 합병할 때, 아니, 그보다 전에 모조리 사라져버렸어. 지금은 어디에나 있는 시골 마을이야. 사람들은 거기가 무슨 현인지도 몰라. 일본 중 어디에 살아도 큰 차이가 없다면 도시에 살면서 유지비용을 절약하지 않는 건 감상에 빠져 비합리적인 거 아닌가?”


  “사람은 감상으로 사는 거야.”


  “지금은 철수할 때야, 형.”


  “그렇다면 네가 하는 일은 소모전이야. 나아가는 것도 전쟁이고 후퇴하는 것도 전쟁. 이 세상에 천국은 없다는 것이지.” 

사람은 여러 가지 것들에 의지하고, 자신은 혼자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다음 날에는 뭔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숨도 못 쉬게 되거나 한다. 

무엇을 우선시한다는 건 무엇을 뒤로 미루는 것이고, 무엇을 뒤로 미루는 건 이 일에 관해 말하자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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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알기

음력이 아니라 양력
절기는 천문현상을 관찰해 계절의 변화를 헤아리려 한 과학적인 역법. 태양의 겉보기운동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으며,
종종 음력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양력(태양력)에 따른 것이다.
하루가 아니라 보름 남짓
"오늘은 절기상 입춘입니다" 보통 우리는절기를 하루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황도상에서 15도 간격으로 나눈각 지점을 태양의 정중앙이 통과할 때가 24절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며, 다음 절기까지의 기간을 한 절기로 본다. 달력에 적힌 일자는입기일(절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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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루시 게이하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2
윌라 캐더 지음, 임슬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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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어서 아껴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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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확한 말을 찾을 때마다 우리의 머릿속은 환해진다. 누군가가 우리뇌 안에 있는 어떤 스위치를 눌렀다고나 할까. 글을 쓴다는 건 그 자체가 하나의 보상이다.

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야심을 드러내며 무언가가되고 싶어 할 때 그녀는 그 무엇도 되지 않고 이름 없이 죽겠다는 당당한 꿈을 꾼다. 겸손이 그녀의 오만이며, 소멸이 그녀의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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