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어? 산다는 건 시들어간다는 거잖아. 다시 말하자면 시체에 가까워져 간다는 거야. 그러니까 햇빛을 받은 동물은 한껏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힘을 다해 죽어가는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우린 달에 반사된 죽은 빛을 온몸에 쬐어서, 살아가는 것을 아주 약간만 멈추는 거야. 생물은 오직 달빛 속에서만 생명의 속박에서 도망칠 수 있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