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라디오를 많이 들었다.

어제는 티비를 많이 보았고.

어제 티비에서 려원이 울 때 나도 울었고,

소울메이트를 보면서 폭탄 부장님의 어깨 내미는 모습과 '~단다' 말투를 혼자 연습해보려다가 너무 유치한 나머지 웃다가 연습할 틈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다가 너바나의 남들은 이미 다 본 미공개 뮤비를 어디서 퍼다놓고 보고 좋아라 하기도 했는데, 오늘은 엔키노에서 친절히 보내주신 메일에 영화 '라스트데이즈' 4월27일 개봉 시사회를 신청하라고 기쁜 소식을 전한다.

 

아무튼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라디오 이야기랑 마스크 이야기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였다.

거기 한 꼭지 음악 좍 깔리면서 나오는 상당히 교조적이기도 시사적이기도 때로는 감동 주려고 적이기도 한, 어떠한 나레이션 시간에는,

그 글을 쓴 구성작가가 잠시 궁금해지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해서,

달리 할 일 없이 운전대만 붙잡고 있으니 귀를 기울이곤 한다.

어제는 , 그이가 , 연필을 이빨 사이로 무는 사람들 군과 연필을 입술 말아서 무는 사람들 군으로 나누어 실험했더니,

이빨 사이로 물어서 억지로라도 웃은 사람들이 훨씬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

웃어요 우리모두 , 희망을 가져요라는 잔잔한 일상의 메세지를 과학이라는 근거에서 보다 아카데믹하게 내보냈고,

오늘은, 그이가, 4.8 황사 사태에 대한 기상청의 대국민사과 유감이라는 취지로,

기상청의 오보라는게 과연 그렇게 매맞을 일이냐,

굳이 변호하지는 않겠으나, 그래도 변호하겠다고 나섰다.

아무래도 이 작가는 좀 다혈질이다 내가 보기엔.

고딩들이 50%는 대학을 간다 하면 100명 중의 50명이니 그러한 퍼센트는 말이 되지만,

기상청이 5% 황사 예보한다고 해도 날이라는 것은 그날 1일인데, 어떻게 나머지 99%에 의존하냐는 말이다.

이런 경우에는 오보도 아니고, 그냥 퍼센트일 뿐이므로, 그저 알아서 마스크를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도 궤변 같다는 괴로움을 잠시나마 토로 하였지만,

역시 궤변 같다기보다는 그냥 궤변인데, 괜히 웃음이 났다.

 

나도 이런 궤변을 수도 없이 늘어놓으며 살아간다는 ,

그런 궤변들은 다 나의 무시무시하게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라는 거 때문이라는 것을,

잠깐 생각했기 때문에 났던 웃음.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lowup 2006-04-1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궤변은 괴변이지요.^-^

치니 2006-04-1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제가 왜 괴 라고 썼을까용. ㅋㅋ 수정하겠습니다.

치니 2006-04-1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나무님도 위시리스트 알려주셔요.
리뷰에 몹시도 인색한 나무님과 수단님은, 어떤 책을 안 읽으셨는지, 어떤 책을 읽고 싶어하시는지, 도무지 알 수도 없고.
막막해요.

rainer 2006-04-1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몹시 괴로운 날, 치니님 얘기 들으니 좋아요.

sudan 2006-04-1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의 종말 이후/아서 단토
지금 제 장바구니에 있는 책인데요. 좀 비싼데. 에헤헤.

2006-04-11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6-04-12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잖아도, 도대체 리뷰는 언제 써볼까, 끙끙대고 있는데, 저런 문장을 만나니 뜨끔. 저는 그냥 비밀 장부에 계속 적어두고 있을래요. 흐흐.

2006-04-12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6-04-1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어님, 좋으시다니 다행이에요. ^-^;;

수단님, 오 ~ 드디어,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는군요. 지금 책소개를 읽어보니 흥미로운 거 같지만, 역시 어려워보여요. 보내드리고 재미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도 나중에 보게.

속삭이신 님, 네 어쩌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너스레와 유머가 생활에 배려면, 우리나라가 조금 더 부자가 되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해요.
배 부르지 않고도 유머가 나오기 힘드니까 그런거 아닌가. 자꾸 걍팍해지는 가난함...같은거. ^-^ 일기예보 때문에 대국민사과까지 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에선 어려워보이네요.

나무님, 뜨끔하시라고 일부러 '인색'이라는 단어를 과감히 썼건만, 그래도 비밀 장부라니요. 엥. ^-^ 그래도 가끔이나마 올리시면 단비처럼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라는 물음 앞에 섰던 기억은 별로 없다.

대신,

왜 나는 사랑을 그냥 사랑대로 하지 않는가,

라는 물음 앞에 섰던 기억이 많다.

사랑을 그냥 사랑대로 하는게 도대체 어떤거인진 나도 모르겠다.

다만, 알랭 드 보통 식으로 하는건, 사랑을 그냥 사랑대로 하는거 같지 않다는 것만 알겠다.

물론,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연애 소설이지만, 어떻게 보면 철학 책이다.

그것도 이제 스물 다섯의 나이의 작가에게 어울리게 아주 잘 무르익지는 않은 설풋한 과일의 철학.

(역자 후기에 그렇게 적혀 있으니, 이 글을 모두 스물 다섯에 썼다 친다면)

 

사랑에 방정식이 있나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등등

사랑은,

무슨 무슨 되는게 있는거 같지만,

무슨 무슨 되는게 없지 않은가 , 도무지. 허허.

 

사랑 사랑 사랑.

지겹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하는 기우뚱한 호기심에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역시 중반에서부터는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지적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가 잔재해 있다는 이 사람의 사랑설은,

역시 지적이지 않은 내가 읽어서인지,

자꾸만 일절만 할걸 이절도 하네 라는 생각만 들고, 하품이 나기도 하고 괜히 어렵기도 하다.

 

앙 하고 울면 얼른 뛰어가서 안아주는 엄마 같은 사랑,

멋대로 규정 짓지 않고 그저 있는대로 살아가게 두는 사랑,

포근하고 아늑하고 무지하게 힘이 들어도 상대를 위해 애써 웃는 사랑,

그냥 나는,

그런 사랑이나 하고 싶은데.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udan 2006-04-1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유원씨는 알랭 드 보통식의 가벼운 철학이 유행하면서, 철학이 더 이상 '탁월한 그 무엇'을 다루지 않게 될까 두렵다 하더군요.
전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스물 다섯 살 작가만이 연애와 사랑에 대해 이렇게 귀엽고 진지할 수 있지 않겠어요?
아. 그래도 지겹다 하시는 치니님 평에는 공감하는 게,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몇 개 더 있는 것 같던데 비슷한 얘기들을 할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단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

Fox in the snow 2006-04-1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을 재밌게 읽었어요.아주. 당장에 맘에 들어 보통씨 책을 또 사서 읽었는데, 그제서야, "일절만 할걸 이절도 하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나름 재밌긴 해요.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박사님같아요. 사소한 문제를 심각하게 풀어서 재미를 유발하는..^^

치니 2006-04-11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Fox in the snow님,
두 분 시각처럼 귀엽게 , 코미디 프로 박사님 이야기처럼, 그렇게 보면 재미있을것을 , 그 재미도 못느끼는 제가 사뭇 한심합니다.
아마 요즈음에 제가 원하는게, 이런거가 아닌가봐요. 책도 다 때가 있어서... ^-^

치니 2006-04-1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수단님 !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다시 한번 못드리고 , 꿍시렁만 했으니, 괜히 죄송하네요. ^-^;;

2006-04-11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6-04-1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누군가가 선물한 책을 읽으면, 읽는동안 내내 그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요. 저도 수단님께 선물하고 싶은데...위시리스트 좀 알려주세요.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요없는 것을 과감히 택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경제적인가,

를 이 나이 되도록 모르면 증말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

 

직장 내 동료가 한권 사면 두권 준다는 말에 구입했다는 이 책을,

[인더풀]을 이미 읽고 그 한계를 느끼다못해 질린 내가 왜 또 넙죽 받아드는가 말이다.

이넘의 쓰잘데기 없는 책 욕심. 후...

 

그리하여 그래도 읽고 되돌려주어야겠다는 말도 안되는 의무감에 다 읽고나니,

제대로 허무하다.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괜히 더 손해인것 같아서, 부러 좋은 점을 생각해보려는 내 처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자, 그냥 별 2개로 끝. 이젠 이 아저씨도 영영 안녕.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udan 2006-04-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시간 낭비다 싶은 책들도 꽤 읽었었는데, 요즘은 그런 책을 들고 있으면 스스로 한심해서 말이에요. 그래도 별이 두개네요? 상냥한 치니씨.

치니 2006-04-0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수단님,
이거 말고도 줄지어 저를 기다리는 책들이 없다면, 좀 들 한심하겠는데 말이죠.

치니 2006-04-0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혹시나 하고 다른 리뷰들을 둘러보았더니,
별 2개 준 사람 저 뿐인데요. -_-; 주로 4개, 5개 꽉 채운 분들 꽤 되시고,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싶단 분도 계시고.
짭.

blowup 2006-04-0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귀엽게 읽었어요. 시간이 아까우실 정도였다니. 사실 고개를 갸웃하고 있어요. 뭐, 충분히 다르게 볼 수도 있는 거지만. 그래도 궁금해요.
잠깐 든 생각은 이런 것.
제가 예전에 영화 <황산벌>을 좀 우습게 봤거든요. 전 그 영화의 사투리, 욕설 코미디가 너무 직접적이고 표면적이어서 도무지 웃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영화에는 제가 보지 못한 이단적인 해석들이 있더군요.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깨달은 거지만요.
이라부나 마유미(이름이 맞나요?) 캐릭터, 혹은 과도한 설정들이 이 책의 재미를 도리어 반감시켰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걷어내도, 전 이 책이 그런대로 생각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좋았거든요.

blowup 2006-04-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의 이유는, 다른 생각이 늘 더 재미있어서요.

치니 2006-04-0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오랜만이에요 ^-^ 제 방에서는 , 헤헤.
[인더풀]을 먼저 읽지만 않았어도, 저 역시 생각거리는 던져주는 책 정도에서 , 또 귀엽네 라고 생각하는 선에서 멈췄을텐데.
이번에는 여기 나오는 여류작가의 강박증, 이 작가도 겪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한마디로, 빤하다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황산벌]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욕설에는 공포감이 있는지라, 무조건 거부감이 들거 같아요. 직접적이고 표면적인거를 못견디는 것과는 다르게...자꾸만 의심병이 생기나봐요. 이 사람 이거 정말 책으로 내려는 욕심만 잔뜩인거 아니야? 라는 생각. 그런 욕심도 뭐랄 것은 아닌데, 저야말로 짧은 시간에 많은 책을 읽고 싶은 욕심에 이걸 읽는 시간을 폄하했나봐요. 느긋해야 좋은데. ^-^

mooni 2006-04-0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은 서점서 한 두어장 넘겨보다 패스. 그 후로 좋다는 말 잔뜩 듣고도 볼 마음은 영 안나서 약간 왕따기분...이었는데, 하하. 치니님이 저의 위안이 되주시는군요. ^^

치니 2006-04-0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러면 '은행나무'사에서 린치 들어올지도 모르지만,
마하연님 이거 별로였으면 그냥 읽지마세요. ^-^;;; 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래도 또 저 위의 나무님처럼 귀엽다고 하실 수도 있고.
제법 마음이 관대한 상황에서 읽어야 할 거 같아요, 읽더라도.

rainy 2006-04-04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더풀을 읽고 연거퍼 비슷한 걸 두번째 읽어서 그럴지도 몰라욤.
치즈케잌이 한조각까진 먹히지만 , 두개는 먹어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공중그네가 치즈케잌같다는 말은 아니고 (왠 부연설명-_-)
나는 치니님의 실수 덕분에 ,
공중그네를 읽었으므로 인터풀은 읽지 말아야지..라고 덕을 보았기에..
그래서 추천 ^^
두권중 하나정도는 어떻게 보면 귀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

치니 2006-04-0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ainy님, 왜 이렇게 구엽게 말하셨어욤. ㅋㅋㅋ

rainy 2006-04-0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봄이잖아요..(뭐래 ㅋㅋ)
위의 분들께 두루두루 이야기 하는 거라서. 좀 상냥한 모드로 해봤지요^^
 

 

언제나 나만을 생각해오며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짧은 순간 나만을 생각하는게 얼마나 내 행복을 방해하는지 알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최근 들어 한번도 '누군가가 내가 해주는 (사주는) 밥을 맛나게 먹는게 너무 기쁜' 감정을 가져보지 못한 것이다.

(물론 자식 빼고. 자식이 이런 점에서 항상 예외여야 하는 것이 가족의 징그러운 점이다)

그래서 죽 불행한 기분이 내리는 비 자락들 사이 얇은 공기처럼 스며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다시 나만을 생각하는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남이 기뻐하는 일 좀 해야겠다 , 고 생각한다.

참 웃기는 이기주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일요일의 석간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아무래도 내가 좀 비뚤어진게 틀림없다.

그리고 나의 그러한 비뚤어짐에는,

모든 이상 성격이 그러하듯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아, 대체 뭐가 그리 비뚤어졌냐고?

가족, 그놈의 가족 이야기 말이다.

그저 좀 대중적이거나 좀 진부한 플롯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 책을 폄하하게 되는건 아니라는 자각이 든다.

아마 내가 조금만 덜 단단하게 꼬였어도,

가족에 대해 조금만 더 너그러운 시각을 견지하고 있어도,

아니 대놓고 말해서, 가족에게서 조금만 덜 상처를 받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책의 내용 때문에 다른 모든 점들은 눈에 안보이는 이런 편협한 독서로 일관하진 않았을거란 자각.

 

아무튼지간에,

나는 평소에도 신문을 안 본다.

신문에 난 걸 모른다고 해서 쪽팔리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끔찍하거나 더럽거나 복잡하거나 상업적이기만 한 활자들의 아우성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이 세상은 원하지 않아도 들려오는 뉴스로 차고 넘치기 때문이란게,

내가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

(물론, 가끔 딩동하고 신문 구독을 강요하는 아저씨들에게 이렇게 긴 썰은 풀지 않지만.)

따라서,

이 작가  시게마츠 키요시의 대중에 대한 눈높이 맞추기 zone에 나는 끼어들기 어렵다.

(아무리 봐도 이사람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감동적으로, 그러나 무겁지는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저녁 8시반의 일일 드라마 형으로 눈높이를 맞춘것만은 분명하다)

제목이 벌써 [일요일의 석간]이고, 실제로 그 단편은 일요일에 가족과 동참 할 수 없는 명퇴 위기의 중년 남자의 애환을 , 그리고 그것을 가족간의 사랑으로 풀어가는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인데,

평소에도 신문 안 읽는 내가,

일요일의 석간에 대한 행간의 의미를 알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부러 내용은 차치하고, 문장의 재미만을 돋보이게 내세워주는 단편은 없는가 하고 눈을 부라려도 봤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명품은 없었다.

'오우토키의 연인'  정도가 소재에 있어서 신선하다고, 그래서 이 사람도 한 때는 참 재미있는 단편을 썼었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주긴 했다.

 

아 , 쓰고나서도 찝찝하다.

아무래도 객관적인 시선 제로인거 같아서.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i 2006-03-2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말이죠, 한때. 저도 이 작가 한때는 좋았는데 하고 책 보다말고 던지게 될 때가 참 기분이 묘해집니다. 사람들 만나서 달리 할 말없어 그저 옛날 이야기만 지겹게 되풀이 해대다가 그땐 그랬어 하고 맥없이 웃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죠. ^^;

치니 2006-03-28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네 맥없어요. 맥 없기도 하고, 새삼 내 감성이 메말랐나 싶기도 하고.

sudan 2006-03-29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일도 굳은 일도 가족의 사랑으로 헤쳐나간다 컨셉에는 저도 잘 공감을 못해요. 언젠가 빌려 읽은 조카의 동화책은요, 모두 함께 즐거워하면서 곰 사냥을 나갔다가 막상 곰을 만나고는 기겁을 해서 집으로 달려와서 현관문도 잠그고 방문도 잠그고 안락한 침대위에서 저들끼리 ‘다시는 곰 사냥을 나가지 않겠어’하고 결심하는 가족이 주인공이었어요. 저 살던 동굴에서 열심히 가족들을 쫓아왔다가 혼자 남겨져서 되돌아가는 곰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런 이기적인 가족들 같으니! 라고 꽤나 욕을 했다죠.(저 혼자 생각에는 작가는 가족이 아니라 곰의 뒷모습에 애정을 담았던 게 아닌가 싶은데, 꿈보다 해몽인걸까요?) 아. 그리고 저도 신문 잘 안 읽어요.
치니님 글 읽으면서 맞아, 맞아, 나도 이런 소설 싫어(읽지도 않아 놓고는)라고 혼자 신난 수단. 크크.

Fox in the snow 2006-03-29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슬쩍 손들어 봅니다. 동지만난 듯 해서. 근데 저보다 더 짜시네요.후후..그래도 제가 치니님보다 덜 메말랐나봐요. 전 별 4개주었다구요^^;

치니 2006-03-2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아 저도 그 그림책 있었어요, 아이에게 사주었던 기억.
저도 그 당시 그게 가족의 화합 내지는 사랑을 그린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어쩐지 작가의 의도가 명확하게 짚어지진 않는, 하지만 그림은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신나해주시니, 저도 덩달아 신나요. 써놓고 찝집했는데 ㅋㅋ

Fox in the snow님 , 이 책을 읽던 중간에 '촌스럽게..'라는 제목의 님이 쓰신 서평을 다시 읽어보았었어요. 정말 고개가 많이 끄덕여졌죠. 사실 저도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구요 ^-^;;; 하지만! 그래도 별 3개 -_-; 밖에 안되는 저의 좁다란 마음이 부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