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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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애호가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설명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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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5-04-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푠지 뭔지 하느라고 100자평이 자동으로. 흠흠.심심해서;; 이런 결과.

2015-04-30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30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르니에 선집 1
장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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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읽은 서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서문이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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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5-04-2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푠지 뭔지 하느라고 100자평이 자동으로. 흠흠.심심해서;; 이런 결과.

페크pek0501 2015-04-3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 못 읽었는데 서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궁금하네요. ^^

치니 2015-04-30 11:50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아직 pek0501님의 취향을 잘 몰라서 감히 보시라 마시라 말하긴 어려운데, 서문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5-04-30 12:11   좋아요 0 | URL
워낙 유명한 책이니 구입해 읽을 만한 책 같아요.
 
가능한 꿈의 공간들 - 듀나 에세이
이영수(듀나) 지음 / 씨네21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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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신선함에 비교적 끌리는 취향인데다, 내용상 동어반복이 심하니(내가 오랫동안 듀나 게시판을 정기적으로 읽었으니 더 그랬겠지만) 큰 감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 필명을 고집하며 정파나 시류와 무관하게 제 갈 길 가는 영화애호가는 필요하고도 고마운 존재임을 인정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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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 폐허를 걸으며 위안을 얻다
제프 다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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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더욱 격렬하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어떤 광고 글이 떠오르는 가운데 꾸역꾸역 여행을 이어가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 영국 특유의 냉소와 유머가, 이해할 준비만 되어 있으면 빵빵 터진다. 닉혼비도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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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 시절,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나보다 몇 살 어린 여대생을 호텔에서 만났다.

아버지 쪽에서 잘 보여야 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의 딸이었다.

내 임무는 그 여대생이 호텔에서 외국인을 만나는데 소개 및 안내를 해주는 일이었다.

무언가, 어색하기만 하고 큰 도움은 안 되는 일이지 싶어서 뾰루퉁한 채로 갔는데, 막상 그애를 대하고 보니 마음이 풀렸다.

맥이 빠질 만큼 착하고 순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 직책에 따라 나랑도 약간 갑을관계가 이미 형성되었을 법한 자리여서 지레 건방지겠지, 심술을 장전하고 간 내가 민망할 만큼 조그만치의 도도함이나 거만함도 엿보이지 않는, 너무 온전히 평생 잘 보호받고 귀하게 자라서 정작 본인은 그렇게 자란 줄조차 모르는 그런 아이.

하지만 외모는 전체적으로 작고 귀여운 인상인데도 묘한 우수가 깔려 있어서 흠칫 놀라게 하는 데가 있었다. 부잣집 딸내미의 귀티가 흐르는 옷차림에 잘 관리된 긴 머리카락, 하지만 어울리지 않게 앞머리가 너무 길군,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그런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었음을 알아차리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 긴 머리가 살짝 들렸을 때 유심히 보니 한쪽 뺨에 큰 흉터가 있었던 것. 내가 느낀 그 묘한 우수가 어쩌면 그 흉터에서 연유했으려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뒤이어 바로 든 생각은 '돈도 많은 집에서 왜 흉터를 없애는 수술을 안했을까' 였던 것 같다.


소설 '선화'를 읽으면서 그 아이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이는 당시에 내가 속으로 저런 식의 생각이나 함부로 하고 앉았다는 사실을 짐작했을까.

짐작했다면, 또 시작이군 하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조금 더 친해지면 수술을 하지 못하는 사정을 말해줄 텐데 하고 안타까워했을까, 그도 아니면 그저 제발 흉터를 못 보고 지나갔으면 하고 바랐을까.

나는 그 흉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남은 싱겁게 끝났지만 이후에 아버지는 종종 그 아이 얘기를 했다.

국내 가장 좋은 여자대학에 다니는 재원, 착하고 부모에게 효성 깊고 그림 잘 그리고, 흠이라면 오로지 제 아비가 과잉보호를 해서 세상물정 하나 모르는 것뿐인 처자라는 평가를 받던 그애가, 어느날 난데없이 내 아버지의 주선으로 내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의 직원과 만나 결혼을 했다고 했다.

어머니는 애당초 그 주선을 마뜩치 않아 했다.

아버지가 자기에게 득이 되는 일이라면 남이야 나중에 어떻게 되건 말건 괜스레 오지랍을 부리는 타입이라면,

어머니는 자기에게 득이 된다는 같은 연유로, 남일에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해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동일한 이기심인데도 극과 극의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어머니의 예감은 적중했다.

불행히도 교장이 가장인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라 멀쩡하고 모범적일 거라 (아버지 멋대로) 믿고 소개한 그 남자는, 바람둥이, 이중인격자, 싸이코패스에 폭력적인 사람이었음이 결혼한 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아, 게다가 임신까지 한 마당에 밝혀지고 말았던 것이다.

아버지는 미안도 하고 민망도 해서 어쩔 줄 모르는 코스프레는 그쪽에만 하고, 집에서는 내심 부러웠던 그 집안의 풍요로움과 화목함이 깨진 데 대해서 약간의 고소함을 풍겼다. 원래 그 신랑감은 아버지가 나에게 소개해주려고 애를 썼던 인물이라 안도감마저 더해진 것 같았다.

나는 한 번 밖에 못 본 그애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나중에 들으니 아이를 지우고 이혼을 하고 독일에 가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전공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나마 돈이 있으니 다행이지, 얼굴에 흉터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어, 불행할 팔자인가', 우리끼리라 해도 해서는 안 될 말을 천연덕스럽게 하곤 했다.


나는 아버지나 어머니만 참 꼴보기 싫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선화'를 읽으면서, 나 역시 아버지 못지 않게 나빴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한다. 구경하고 시샘하고 불행해졌다니 또 쉽게 동정하고. 이 과정에서 반성이 들어선 자리는 거의 없었다.

그런 식의 섣부른 호기심과 동정심으로 상처받는 인간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리고 내게는 그애의 뺨에 있는 흉터와 같이 치명적인 부분이 왜 없었겠는가, 아무리 어렸다지만 그 정도도 가늠하지 못한 수준이었던(과거형으로 쓰기에도 여전히 캥긴다) 나를 되돌아보며, 수치심에 등줄기가 서늘하다.


'선화'도 얼굴에 화염상모반이라는 큰 점이 있어 날 때부터 죄없는 수치심에 시달리던 인물이다.

선화의 엄마는 '죄책감을 면죄부로 삼아(본문 9쪽)' 자살을 택했고, 아빠는 선화 또는 엄마의 심경을 '알고도 외면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모른다는 이유로 등 돌리는 게 차라리 낫다(본문 86쪽)'고 생각했으리라고 짐작된다.

태생적으로 아픔에 민감하게 자란 데다 저런 엄마와 아빠를 두고 그들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쟁적 구도에 놓인 하나 뿐인 언니와도 불화만 겪어 지칠대로 지친 선화는 이제 삼십대 중반인 젊은 나이에도, 세상에 대한 기대나 희망 따위 품지 않는 법을 일찌기 배워뒀다.

그래서 모처럼 가느다란 빛처럼 마음을 설레게 해준 영흠이라는 존재가 나타나 수국을 선물 받았음에도,

'하루하루 썩어가는 꽃을 보는 일은 하루하루 피어나는 꽃을 보는 일과 같은 의미(본문 108쪽)'라고 생각하며 더 이상의 (헛된) 꿈을 꾸지 않는다.


그래도 삶은 꾸역꾸역 이어진다.

선화는 이제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지녔으나 표현법이 다른 사람들 (병준이나 가희가 그들이라 할 수 있다)에 대한 시선에 굳이 자신을 투영하느라 왜곡하거나 폄훼하거나 과장하지 않는다.

다른 이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게 되는 일이 생겨도, 질투나 외면의 감상에 빠지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대할 뿐,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간에 특별히 마음을 내주거나 선심을 쓰는 법도 없다.

꽃이라는 상징 속에 포함된 그들의 허영심을 미워하거나 고치려 들진 않지만, 꽃집을 하는 '노동'에 대한 침해를 가만히 두고 보진 않는다. 

그렇다, 선화는 차츰 강해지고 있다.

과연 자발적으로 강해지고 싶은지, 강해질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어서 강해지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흉터가 있던 그 여대생도 이제 나이를 꽤 먹었을 게다.

선화처럼 강해졌을까, 아니면 아버지나 전 남편을 극복할 만한 아주 좋은 보호자를 만나 더욱 안락하게 도피했을까.  

날로 발전하는 성형기술로 어쩌면 말끔하게 흉터를 지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선화의 언니가 그런 것처럼, 흉터란 겉으로만 지워지는 게 태반이니, 그 속은 아무도 모른다.

소설이란 가끔 이렇게 생각지도 않고 살던 어떤 기억의 단면을 불쑥 꺼내들고 시위를 한다. 

너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거 맞아? 묻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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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2-09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참 인상적이네요, 치니님. 소설이란 가끔 이렇게 생각지도 않고 살던 어떤 기억의 단면을 불쑥 꺼내들고 시위를 한다. 특히 `시위`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에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치니님.

치니 2015-02-09 16:59   좋아요 0 | URL
앗, ^-^; 열라 수정 중인데 댓글이 달렸네요. 독후를 글로 쓴 지가 너무 오래라 그런지 말이 자꾸 꼬이는 것 같아서 자꾸 수정했는데 수정하니까 더 이상한 거 같기도 하고.

네, 개인적 기억이 떠올라선지, 마치 띠를 두르고 시위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던 소설이었어요. 읽으면서 자주 콕콕 찔리고 뜨끔뜨끔했네요.

라로 2015-02-0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설 작가의 책은 읽기가 두려운데 이 책은 그래도 괜찮은 수위???아무튼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자기 얘기는 언젠가의 내 얘기 같아서 나도 읽어 내려오며 수치심에 등줄기가 서늘하네요~~~~^^;;;;

치니 2015-02-09 17:12   좋아요 0 | URL
네, 다른 리뷰를 읽어보니 많은 분들이 전보다 밝고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전에도 독하다, 불편하다, 이런 평에 그다지 동의한 편은 아니라서;; 독하고 불편하다는 바로 그 측면에서만 보자면 수위는 훨씬 낮아진 거 같아요. :)

hanicare 2015-02-1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인숙 作 `강`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천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P.S. 글을 참 잘 쓰시네요.저 소설은 읽고 싶지 않은데 치니님 글은 재독,정독하고 싶어요.

치니 2015-02-10 14:06   좋아요 0 | URL
아앗, 이런 이런. 제가 먼저 쓰신 댓글에 답글 다는 사이 황인숙 시로 수정!
저도 저 시를 싸이월드 시절에 일기장에 적어두고 자주 읽었어요.
수정하신 마음을 미뤄 짐작하여 저도 달았던 답글을 지우고 마지막 부분만 붙입니다.

`하니케어 님 특유의 냉소는 자학적이지만 절대 지겹지 않은데, ^-^; 본인은 공감에의 욕망을 지우려 하신다지만 독자인 저로서는 대부분 공감 백배 글을 써주셔서, 저야말로 재독 정독하고 있다지요.`

한수철 2015-02-24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 님 제가 없는 동안 잘 지내셨나요?ㅎㅎ

...한데 컨디션 님은 왜 검색이 안 되나요?
이 냥반, 계폭한 건가요?

여하튼, 뭐, 그렇다구요....^^


치니 2015-02-24 21:04   좋아요 0 | URL
앗 반가워라, 이제야 알라딘 답네요. 잘 돌아오셨어요. :)
컨디션 님은 아마도... ㅠ 얼마간 힘들어하셨는데, 아무래도 더는 유지하기 힘드셨던 거 같아요. 언젠가 돌아오시길 손 모아.

프레이야 2015-05-27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이 리뷰가 참 좋아서 반가워요^^

치니 2015-05-27 12:23   좋아요 0 | URL
헤, 감사합니다.

2015-05-27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5-05-27 14:13   좋아요 0 | URL
앗 팔로잉만 되어 있었네요. 지금 신청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