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정지인 옮김 / 낭기열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출퇴근 길에 BECK의 음반 Odelay를 듣고있다. 이 음반은 최근에 나온 Modern Guilt보다 쎄고 난해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첫 곡은 강한 드럼 비트로 시작하는데 듣자마자 누가 뭐래지도 않았는데 깜짝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어지는 곡들은 그야말로 카오스. 이 사람 뭐야, 천재야 장난꾸러기야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야?!  

곡들은 자유롭다. 어떤 쟝르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어떤 의도들은 깊이 파고들며 들어오다가 어떤 의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쑤욱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노래를 하는 젊고 잘 생긴 남자 BECK은 난장을 펼치면서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숙연해지는 처량한 음색으로 익숙한 멜로디의 샘플링을 삽입하기도 하고 클래시컬한 작곡의 정수를 보여주다가 쌩뚱맞게 카우보이 모자를 쓴 서부 영화 주인공처럼 컨츄리 리듬을 쿵짝 거린다. 

아, 정신없어. 아, 그런데 나 이미 이 정신없음에 빠져버렸네, 씨디를 뺄 수 없다. 아무리 들어도 더 들어봐야겠다는 생각만 들지, 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에. 

사샤 스타니시치, 이 사람도 그 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09-08-2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며칠전에 다 읽었어요 치니님.
정신없지만 매력있는 맞아요, 그런 소설이에요.

치니 2009-08-21 13: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리뷰도 궁금해요, 써주세요 ~ ^-^

nada 2009-08-22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각할수록 절묘해요.
사샤와 벡의 비교.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잖아요.
정신없는 난해함 속에 피할 수 없는 매력.^^
전 둘 다 미치게 좋아해요. 히.
벡은 어쩜 그렇게 들을 때마다 새로울까요.
저도 오랜 만에 주섬주섬 꺼내봐야겠어요.

치니 2009-08-23 11:19   좋아요 0 | URL
솔직히, 이 글을 쓸 때 독고다이님을 은근 떠올리고 있었는데 으흐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이거 완전 낚은 기분 ~ (나 혼자 ㅋㅋ) 좋습니다.
들을 때마다 새로운 혹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건, 휴, 정말 대단해요.

네꼬 2009-08-25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 이런 진짜 최고 멋진 이런 정말 이런 리뷰를 보았나!

치니 2009-08-25 11:10   좋아요 0 | URL
크하 어떤 고양이가 쓴 진짜 최고 멋진 구매 40자평 때문에 이 책을 읽은 수많은 알라딘 독자들을 생각해보삼!

삶은계란 2009-08-3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벡을 백뮤직으로 깔고 읽을 걸 그랬군요. ㅜㅡ

치니 2009-08-31 11:40   좋아요 0 | URL
^-^ 삶은계란님, 처음 뵙습니다. 반가워요.

무해한모리군 2009-08-3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선물로 받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삶은계란님 말씀처럼 배경음악으로 벡을 깔고 읽어야겠네요 ^^

치니 2009-08-31 14:51   좋아요 0 | URL
^-^;; 정신없는 벡을 깔고 정신없는(이라기보다는 조금은 따라가기 힘든) 이 소설을 읽는 건 매운데 또 매운 걸 먹는 것 같을걸요.
편안한 음악 들으면서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