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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정지인 옮김 / 낭기열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출퇴근 길에 BECK의 음반 Odelay를 듣고있다. 이 음반은 최근에 나온 Modern Guilt보다 쎄고 난해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첫 곡은 강한 드럼 비트로 시작하는데 듣자마자 누가 뭐래지도 않았는데 깜짝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어지는 곡들은 그야말로 카오스. 이 사람 뭐야, 천재야 장난꾸러기야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야?!
곡들은 자유롭다. 어떤 쟝르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어떤 의도들은 깊이 파고들며 들어오다가 어떤 의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쑤욱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노래를 하는 젊고 잘 생긴 남자 BECK은 난장을 펼치면서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숙연해지는 처량한 음색으로 익숙한 멜로디의 샘플링을 삽입하기도 하고 클래시컬한 작곡의 정수를 보여주다가 쌩뚱맞게 카우보이 모자를 쓴 서부 영화 주인공처럼 컨츄리 리듬을 쿵짝 거린다.
아, 정신없어. 아, 그런데 나 이미 이 정신없음에 빠져버렸네, 씨디를 뺄 수 없다. 아무리 들어도 더 들어봐야겠다는 생각만 들지, 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에.
사샤 스타니시치, 이 사람도 그 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