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를 하니 식견을 넓히고자 전 요즘 이런 책을 읽고 있답니다. 맬키엘의 '랜덤워크 투자전략', 헤그스트롬의 '탐정과 투자가', 다니엘 스트래치맨의 '헤지펀드' 입니다. 한 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두 번 이상 읽고 리뷰를 쓸 계획입니다.

맬키엘의 '랜덤워크'는 ☆☆☆쯤,  꽤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주식 투자에서 기술적 분석이란 게 얼마나 허황된지 깨닫게 되었지만, 뒷부분의 절반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아 별 셋입니다. 

'탐정과 투자가'는 재미있고 독창적인 책이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별 세개 반쯤. 원저자는 '워렌 버펫'의 전기를 썼던 사람으로,  인물을 꽤 재미있게 그려내는 능력을 지녔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투자에 대한 생각보다, 홈즈나 뒤팽, 브라운 신부가 나오는 추리소설물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 쪽으로 배운 것은 '가치투자를 할 때 탐정처럼 세밀하게 정보분석을 하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헤지펀드'를 읽고 있습니다. 헤지펀드에 관한 깔끔한 설명문이라 얘기드리고 싶네요. 아직 머릿속으로 별은 못 매기고 있습니다.

그 외 아이 그림책으로 '곰 사냥을 떠나자'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수탉'을 보았는데, '곰 사냥'의 편안한 그림과 내용, ☆☆☆☆☆, 별 다섯입니다. 옥슨베리에게 반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수탉'은 ☆☆☆☆, 사람의 인생살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더군요. 그런데, 6살 아들은 좋아하는데, 4살 딸은 시큰둥...합니다. 

그림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중독되는 것 같아요.

그 외 만화로  '소년탐정 김전일'을 읽고 있는데, 별 ☆☆☆입니다. 39권 중 31권까지 읽었습니다. 추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끝까지 읽어보고 싶더군요. 최근에 '미스터리 극장 에지'와 '견신'을 앞부분만 읽다가 내버려 두었답니다.

당분간은 주식 관련 책을 질리도록 읽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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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5-28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에 있는 세 책은 읽지 못했고, 뒤에 있는 세 책은 읽었네요.
곰 사냥을 떠나자 그림 정말 예뻐요. 수탉도 좋고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건 김전일 만화예요. 전 그렇게 외딴 공간에서 한정된 인원 속에 범인이 숨어 있는 게 좋아요. 아주 평범하게 어울리지만 알고 보면 살인자라는 게. 사실 살인한 사연들은 신파에 가깝지만 내용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좋아요.
음, 님은 주식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저도 약간의 간접 투자는 하지만 사실 너무 몰라서 배워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초콜렛 2004-05-30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전일을 읽으면서 퍼즐 게임처럼 느껴졌어요. 외딴 곳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 예상 외의 살인자, 그런 살인을 해야 했던 슬픈 사연. 만화를 보면서 짜여진 틀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죠. 아마 소년 주인공이라서 동일시가 힘들었나 봅니다.
소일거리로 주식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제가 하는 일에 어떤 의미를 찾아 볼까 하여 관련 책을 읽고 있답니다. 사실 그쪽으론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소굼 2004-05-30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본거라곤 역시 김전일 뿐; 주식...얼마전에 도서관 직원분이 주식할 생각없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왜 나에게 그런걸 물어봤을까란 생각을 곰곰히 했던 적이...가끔씩 공부하고 싶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바로 잊어버린다는;

초콜렛 2004-05-3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불교 쪽도, 과학 쪽도, 매일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싶어 머릿 속으로 집을 지었다 말았다 많이 합니다.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벌써 손을 놓은지 오래되었답니다. 슬퍼요. 사람의 시간이 유한하니, 덧없이 바라는 것만 많아지네요.
소굼님 서재는 만화 관련으로 자주 들렸습니다. 통성명도 하지 않은체 쓱 글만 남기고 왔네요. 오셔서 반갑습니다.
 

 ☆☆☆☆☆: 소장용. 평생 책장에 고이모셔 두어도 좋을 듯.

☆☆☆☆: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고 싶거나 다시 읽었을 때 재미있었음. 만화책으로 열혈강호, 펫 샵 오브 호러즈, 백귀야행. 여러 번 읽게 되는 아이 그림책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됨.

☆☆☆: 애매모호함, 잘 모르겠음. 장점과 단점이 섞여있음. 

☆☆: 눈에 띄이는 단점이 더 많음.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음, 또는 읽기 어려웠음.

☆: 읽고 후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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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4-05-06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표시를 할 때마다 이것을 다른 사람이 참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내 눈이 객관적이지도 않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것을 보니 자기가 읽은 대로 솔직하게 표시하면 되는 것을....별매김의 기준도 참조하겠습니다.

초콜렛 2004-05-0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nua님이 참조하실 거라니 부끄러워지네요. 며칠 전에 주식관련 책 중에 첫번째 리뷰를 살펴보니 그 두번째 리뷰와 의견이 많이 달라 고민했더랍니다. 제가 별 4개 준 것 때문에 사서 후회했더라는 얘기 듣고, 별 매김에 좀더 신중해야겠다고 이런 고민, 저런 고민 많이 했더랍니다.
조금 그 분께 미안한 마음으로, 제 별의 뜻을 여기에 적어놓았습니다.

즐거운 편지 2004-05-0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더군요. 큰 부담 없이 쓰기 시작했었는데 서재가 진화를 거듭하다보니 조심스럽더군요. 아이의 독서방향에 대해 생각하다 이제는 제가 객관적인 눈을 가져야 할 것 같더군요. 잘 안되지만 노력하고 있답니다.^^
서재 사진이 참 예쁘네요. 무슨 그림인지??

초콜렛 2004-05-0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님 오시니 너무 좋네요. ^^ 서재 그림은 모사이트에서 검색하다 발견한 건데, 그냥 마음에 들어서 슬쩍... 작가 이름도 모른답니다.

초콜렛 2004-05-20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의 별 매김에 대해 짧게 떠오른 생각..
☆☆☆☆☆: 깊게 빠지다. 탐닉하다.
☆☆☆☆:반하다
☆☆☆:오래 사귀어 보면 좋을지도.
☆☆: 첫인상이 별로...
☆: ㅡㅡ;
책을 사람으로 빗대면 별 매기기가 더 싶지 않을까? 이리저리 생각나 적어 봅니다.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 종목선택과 매매 타이밍
우라카미 구미오 지음, 박승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99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사놓았는지 모르지만, 아마 남편인갑다. 몇 년째 우리집 책장에서 굴러다니는 얇은 책이다. 마치 중학교 교과서를 보는 듯한. 지금까지 읽어 왔던 증권 관련서마다  '주식 시장 흐름 읽는법'을 기본서로 칭송하고 권하기에, 몇 번이나 손에 들었다  놓았다 하다, 이제서야 다 읽었다. 중간에 몇 번이나 던졌다가 놓다가 이번에야 말로 '끝을 내자'하며 읽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초판이 1993년이요, 내가 가진 판본이 1999년이니 무려 초판으로 치면 11년이 지났고, 손에 들고 있는 책 역시 5년 전의 것이다. 좀 과장을 하자면,고문서를 보는 듯하다. 나스닥이 '나스다크'로, 워렌 버펫이 '워렌 바페트'와 같은 표기도 종종 눈에 띄인다. 게다가 실례가 일본의 것이다. 1950에서 1980년대의 일본 기업과 시장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하니 이해도 어렵고 흥미도 떨어진다. 또 타이밍 포착을 위해 제시한 '코폭 지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맛이 있다, 마치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이 우러나는. 주식 시장의 4계절과 투자 방법은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저번 대통령 탄핵건과 같이 시장외 재료에 의한 폭락장이 있을 때 우량주의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것(72쪽)도 배웠다.

책을 다 읽고 앞으로 돌아와 머리말에 줄을 긋는다. 그 곳은 지은이가 독자의 자격에 대해 언급해 놓은 부분이다.

 '우선 투자 스탠스(stance, 자세)는 최저 6개월에서 2~3년 단위의 중,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경제 신문의 주식시황해설을 필독할 뿐만 아니라 경제해설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주식투자 경력 5년 이상의 일반투자가, 입사 3년 이상의 증권 맨, 펀드 매니저를 지향하는 젋은 예비군 등이다'(8쪽)

그럼 그렇지. 이 책은 내게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요, 개 발의 편자다. 인내력이 부족한 내겐, 이 책을 읽을 만한 투자 공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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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4-10-2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렇게 낮은 점수를 주시다니. 정남구씨 책과 한번 비교해가면서 읽으면 더 좋습니다. 제가 읽은 많은 주식책 중에서 이 책의 내용을 요약 거론한 책이 수십권이 이릅니다. 읽다보면 놀랄만큼 유사한 부분도 있죠. 일본에 외인들이 들어오면서 PER 혁명이 일어났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는 후일 한국에서도 똑 같이 발생한 현상입니다. 이런점들을 자꾸 찾아나가면 재미있는 독서가 될 수 있습니다. 역시 책은 오래팔릴 수록 안에 담긴 맛이 있는 거죠.

초콜렛 2004-11-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남구씨?! 님이 권해준 책 꼭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생수 애장판 1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기생수(奇生獸), 기이하게 태어난 짐승인가. 처음 1권의 표지를 보았을 때, 사람의 얼굴이 튀어나오는 형상에 약간 거부감을 느꼈다. 그 때는 몰랐다. 기생수가 기생충(奇生蟲)과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이거 보고 꿈자리가 사나운 거 아냐. 아님 혼자 밤에 걷기 힘들어진다던지. 그때는 자정이었기에, 책을 다음날로 미루고 자야만 했다. 호러물을 은근히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 겁이 많은 나는, 새 책을 대할 때마다 머릿 속으로 저울질을 많이 한다. 재미와 공포라는 두 개의 감정을 놓고.

햇빛이 역시 좋아. 다음날 낮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기생수, 역시 이 책은 재미있었다. 사람의 신체가 변형되고 서로 죽고 죽이는 잔혹한 장면은 많아도.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왜? 그것에 걸맞는 줄거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하는 생명체가 나타나 인간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른쪽 손만 기생수가 된 주인공 신이치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에이리언', 'X-파일'이나 '바이러스' 등 다른 스릴러 영화에서도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하는 생명체를 흔히 다루었기에 그리 공포감은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를 잃은 신이치의 고뇌, 자신이 낳은 사람의 아이에게 모성애를 가지게 된 기생수 타무라, 점차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하면서 인간이 되어가는 기생수들, 또 물리적으로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 어떻게 기생수를 이겨낼 수 있는지. 여러 모로 뒷편이 궁금해져 쉬지 않고 내리 읽었다.

그러면서 다른 생명체의 입장에서 인간이란 생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뒷덜미가 서늘해져 올 정도로 무서운 공포물은 아니어도, 오랫만에 만나는 흥미진진한 만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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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이크 업 1
아이카와 모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화장을 안한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못한다. 화장에는 돈이 든다고, 20대를 거의 맨얼굴로 다닌 내가, 30대가 되었다. 집안 서랍에는 아이들이 바르는 베이비 로션과 어쩌다 얻은 견본품 몇 개가 굴러다닌다. 립스틱은 3년째 같은 파스텔 브라운이다. 썰렁하다.

그런 내게 골칫거리가 있으니 친척의 결혼식과 같은 공식행사다. 예의상 화장을 안할 수도 없고. 화장품을 사도, 하는 법을 잘 모르고. 눈썹 하나 그리며 끙끙거리다, 도움이 필요해 결국 미용실로 직행하고 만다. 점점 사회 활동도 늘어나고. 손도 얼굴도 꺼칠한 게 예전만 못하다.

'해피메이크업'은 이런 내게 반가운 책이다. 마벨 화장품 전속 메이크업 디자이너 타카키 레이코가 눈썹 그리는 법, 손톱 다듬는 법, 촉촉한 피부 만드는 법 등 화장 관련 전문 지식을, 각 회마다  등장하는 여자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사랑과 일, 육아 때문에 고민하며 괴로워하는 여성에게 레이코가 가르쳐 주는 것은 단순한 화장법 뿐만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가꾸면서 행복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해피메이크업'인가 보다.

화장에 다양한 뜻이 있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하지만 구성이 단조로와 지루하기도 했다. 4권에서부터 조연인 마유미의 역할도 커지고, 단독질주하던 레이코의 경쟁상대도 생겨, 그런 지루함을 조금 덜어주었다.

이 책을 읽으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10년전쯤, 화장을 처음 배웠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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