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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 종목선택과 매매 타이밍
우라카미 구미오 지음, 박승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99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사놓았는지 모르지만, 아마 남편인갑다. 몇 년째 우리집 책장에서 굴러다니는 얇은 책이다. 마치 중학교 교과서를 보는 듯한. 지금까지 읽어 왔던 증권 관련서마다 '주식 시장 흐름 읽는법'을 기본서로 칭송하고 권하기에, 몇 번이나 손에 들었다 놓았다 하다, 이제서야 다 읽었다. 중간에 몇 번이나 던졌다가 놓다가 이번에야 말로 '끝을 내자'하며 읽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초판이 1993년이요, 내가 가진 판본이 1999년이니 무려 초판으로 치면 11년이 지났고, 손에 들고 있는 책 역시 5년 전의 것이다. 좀 과장을 하자면,고문서를 보는 듯하다. 나스닥이 '나스다크'로, 워렌 버펫이 '워렌 바페트'와 같은 표기도 종종 눈에 띄인다. 게다가 실례가 일본의 것이다. 1950에서 1980년대의 일본 기업과 시장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하니 이해도 어렵고 흥미도 떨어진다. 또 타이밍 포착을 위해 제시한 '코폭 지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맛이 있다, 마치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이 우러나는. 주식 시장의 4계절과 투자 방법은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저번 대통령 탄핵건과 같이 시장외 재료에 의한 폭락장이 있을 때 우량주의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것(72쪽)도 배웠다.
책을 다 읽고 앞으로 돌아와 머리말에 줄을 긋는다. 그 곳은 지은이가 독자의 자격에 대해 언급해 놓은 부분이다.
'우선 투자 스탠스(stance, 자세)는 최저 6개월에서 2~3년 단위의 중,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경제 신문의 주식시황해설을 필독할 뿐만 아니라 경제해설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주식투자 경력 5년 이상의 일반투자가, 입사 3년 이상의 증권 맨, 펀드 매니저를 지향하는 젋은 예비군 등이다'(8쪽)
그럼 그렇지. 이 책은 내게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요, 개 발의 편자다. 인내력이 부족한 내겐, 이 책을 읽을 만한 투자 공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