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서 집에 사진 작가가 왔다. 함께 온 어시스턴트는 귀여운 아가씨였는데 긴장한 얼굴로 사진 작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면서 심부름을 했다. 조심조심 움직이며 실수를 안 하려고 애쓰는 눈치였고, 화장실 쓰고 싶단 말도 사진 작가가 대신 해주였다. 그런데 일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이 아가씨가 쭈뼛쭈뼛 나를 보더니 책장 한 구석을 가리키며 개미만한 소리로 뭐라고 뭐라고 한다.
"저 책들... 저... 진짜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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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고 말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것.
책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