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풀빛 그림 아이 50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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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는 신비로운 그림책이다.  제목만 보았을 때는 무슨 이런 귀여운 상상이 다 있나 싶지만, 다 읽고 나면 '그러게, 얘 바다표범 될 수도 있겠네.' 싶다. 주인공은 어부의 아들. 배운 적도 없는데 수영을 잘하는 이 소년은, 엄마가 들려주는 바닷속 이야기에 넋을 잃곤 한다. 소년이 상상하는 바닷속은 인어, 바다 트롤, 정어리 거인 등 온갖 신비로운 것으로 가득하다. 그것을 표현한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 아름다울 수도 있고 우스울 수도 있고 이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전이 포함된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느끼는 슬픔과 외로움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앞선 환상이 아름다워서 이 감상이 더 깊고 따뜻하다.

 

그런데 한 가지. '한국어판에만' 아이의 상상 속 풍경이 본문 뒤 8쪽 펼침면으로 다시 실려 있다. 당연히 제작비와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좋아하는 분들도 많을 테니 나는 다른 의견을 하나 적어 본다. 이 장면의 아름다움은 본문에서 역할을 다 했다. 엄마에게 이야기를 듣는 동안 시작된 상상이 꼬리를 물고 여섯 페이지에 이어지다가 일곱번 째 페이지에서 아이의 잠자리와 연결된다. 독자도 글자 없이 그림만을 한참 감상하다가 아이와 함께 꿈에서 깬다. 이야기가 다 끝난 다음에 굳이 이 꿈을 반복해서 보여주니 본문에서 느낀 즐거움이 오히려 반감된다. '놓칠까 봐 다시 보여주는 건데, 이게 감동 포인트야' 하는 것 같아서. (손으로 펼쳐서 그 장면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거라는 걸 확인하는 즐거움이, 또 있는 걸까?)

 

기승전결이 분명한 그림책, 화사하고 따뜻한 그림책, 웃기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림책 한 권을 읽는 동안은 세상사 잊고(...) 알 듯 모를 듯한 세계에 발을 담가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처음 읽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어쩐지 자꾸 생각이 나서 여러 번 펼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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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6-2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스파이더맨 선풍기는 왜 자꾸? ㅎㅎㅎ 뭐지? 어디에 있는거지? ㅋㅋㅋㅋㅋ

네꼬 2015-06-29 11:11   좋아요 0 | URL
응 나 페이퍼 썼어요. ㅜㅜ 갖고 싶어요. 아른거려....

moonnight 2015-06-2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이더맨선풍기를 네꼬님 품속으로!!!♥♥♥ 책도 보관함에 넣었어요. 조카들이랑 함께 읽고 싶어요.@_@; 그런데 왠지 좀 슬플 것같아서 무섭ㅠㅠ;

2015-06-2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9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