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7-06-07  

기차를 타고 무지개를
쫒아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꿈에. 아마도 몇년 전 꿈이었을거에요. 꿈일지언정, 무지개를 어릴 때 이후로 다시 보았다는 기쁨이 대단했죠. 어릴 때는 도심에서도 종종 무지개를 보고서. 그 끝에 도다르겠다고 숨이 턱에 찰 때까지 달리고 또 달렸던 기억이 나는데. 매정한 무지개는 내가 달리면 달릴수록 더욱 더 멀어져만 갔었죠. 꿈에서 무지개를 다시 보자마자 들은 생각은 - "이번엔 기필코 그 끝을 보고 말겠다" 였습니다. (웃음) 그래서 마구 달려가다가 옆에 기차가 지나가길래, 얼른 탔죠. 신기하게도 기차와 같은 속도로 옆의 숲속에서 공중을 날아가는 무지개가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기차가 이대로만 계속 달린다면 언젠가는 무지개 끝에 갈 수 있을거라 생각을 해서 두근두근 기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기차의 레일은 중간에 끊어져서. 기차는 더 이상 달리지 못했죠. 그래서 저는 또 뛰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무지개를 쫒아갈 수 없었죠. 오늘 저녁 산책을 하다가 오랜만에 흥얼거려봤습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무지개를 다시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도 저는 앞뒤 생각없이 또 무지개 끝을 향해 달리고 말겁니다. (웃음) 언젠가, 이런 상상도 해봤습니다. 무지개 모양으로 만든 어마어마하게 큰 미끄럼틀을 만드는 상상을요. 정말 신날거에요.
 
 
네꼬 2007-06-0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 강에 시린 몸을 한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이시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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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따라서 기차를 탔다는 님의 아름다운 꿈 이야기를 들으니 어쩐지 이 시가 생각났어요. 님에게 드리고 싶어요.

네꼬 2007-06-0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이건 그럼, 다락님이 하시는 말씀일까요?
: )

비로그인 2007-06-0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멋진 시입니다.
묘하게 무지개의 꿈과 맞는 듯한 느낌. 그러니까, 저는 '무지개 너머'의
세상을 보고 싶었다는 것이군요. 해몽이 된 것 같아요. (웃음)
이제 네꼬님은 '나의 괴도 네팡'이 아니고 '나의 해몽 네꼬라' 하면
어떻겠습니까. 우하하하핫.

으음~? 저 대사를 다락님이 보셨을까나~? (웃음)

다락방 2007-06-09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봤네요.

:)

네꼬 2007-06-1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이 엄마가 되면 꼭 저러실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