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교육과정을 읽다
이한진 외 지음 / 미래가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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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전문성은 교육과정을 얼마나 알고 있고 그것을 나의 수준으로 해석하여 개발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관리자들도 예외가 없다. 학교의 최종 의사 결정은 학교 관리자에게 달려 있다. 학교의 특성을 담아내기 위한 학교 교육과정 설계는 몇몇 교사들에게 맡겨둘 것이 아니다. 교육과정 읽기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읽어야 한다. 저마다의 시선에서 해석한 생각들을 함께 의논하고 정리해가야 한다. 

 

많이 알아야 보이는 법이다. 교육과정도 그렇다. 교육과정을 많이 읽어야 해석의 깊이가 남달라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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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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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으로 생긴 여러 다른 모양의 삶을 비난하거나 정죄하고 싶지 않다. 단편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여러 요소로 얽혀 있다. 

트렁크 안에 모두 담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트렁크 안에 불편한 것들을 담아 눈앞에 치워버린들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트렁크 안 내용물들을 조금씩 정리해 갈 수 있는 용기와 위로와 안정이 우리의 내면에 가득 채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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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슈퍼 초능력 클럽 - 레벨 2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조승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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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과 비교하여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권리가 있다면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특권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들수록 궁금증이 사라진다. 질문도 잘하지 않는다. 세상에 순응만 해서 그런 게 아니다. 불평불만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기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답을 정해 놓고 답을 좇는 것이 어른이라면 아이들은 답이 없지만 무작정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한다는 점이 가장 다른 점 중에 하나다. 

 

호기심은 의자에 앉아 있을 때보다 놀 때 왕성하게 활동할 때 생겨난다.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생각과 다른 점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왜 다른 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고 답을 찾아간다. 호기심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접근이다. 책을 읽을 때에도 호기심이 한몫을 한다. 호기심으로 책을 들춰 보게 되고 다른 장면이 궁금해서 몰입하게 된다. 호기심이야 말로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이다. 

 

임지형 작가는 『방과 후 슈퍼 초능력 클럽』에서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을 소환한다. 그것도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고려한 슈퍼 초능력 클럽(초클)과 슈퍼걸 클럽(슈클)의 대결을 재미나게 그려냈다. 탐정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두 양대 클럽 친구들이 업치락 뒤치락 승부를 펼치며 결국 합동하여 어려운 난관을 풀어가는 스토리로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 또한 생활 속에서 늘 있을 법한 소재를 호기심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특별한 이야기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 같다. 호기심은 새로운 발상을 넘어 뛰어난 능력이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호기심을 계속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질문도 다양해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으로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 학교에서는 호기심을 죽이는 교육이 아니라 호기심을 교육의 훌륭한 소재로 가지고 와서 왕성한 활동으로 발산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시선이 바뀌어질 필요가 있겠다. 학부모와 교사의 상호 협력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도전하고 실험해 보는 아이들로 자라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었으면 한다. 학교가 떠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서 흥미 있는 활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면 좋겠다. 정형화된 방과 후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가야 하지 않을까.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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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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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글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요즘은 AI가 글을 대신 써 준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마음과 감정을 담백하게 자신만의 언어로 쓰고 싶어 한다. 사람에게는 표현 욕구가 있다. 누가 대신해 표현해 주는 것보다 직접 표현하고 싶어 한다.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말보다는 좀 더 품격 있어 보이는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

 

다들 경험을 했겠지만 막상 글을 쓰자고 하니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때가 있다.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순간 정지 상태가 된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을 조금 쓰다 보면 앞뒤 문맥이 맞지 않음을 발견한다. 내가 쓴 낱말이 적당한 어휘인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썼던 낱말을 또 쓰게 된다. 맞춤법이 맞나 띄어쓰기가 제대로 됐나 초조해진다. 결국 예상한 것보다 반도 못 채우고 글 쓰는 것을 접게 된다. 글 좀 써 보겠다고 결심한 각오가 작심삼일로 무장 해제된다.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합리화한다. 

 

그만큼 글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글 쓰는 진입 장벽이 보기보다 높다. 사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자동 검사 기능을 통해 보완이 된다. 문제는 무엇을 써야 될지가 관건이다. 생각한 대로 쓰라고 하는데 말처럼 안 된다. 그렇다면 해결점은 딱 한 가지다. 어떻게 써야 될 지보다 먼저 무엇을 써야 될지부터 해결하면 된다. 최대한 책을 많이 먹는다!

 

책 먹는 여우처럼 닥치는 대로 잡히는 대로 보는 대로 족족 먹어 치운다. 편식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것만 가려서 먹지 않는다. 좋은 것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누가 좋더라라고 하더라도 내게는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당분간 두루두루 먹어 보는 것이 좋다. 먹다 보면 느낌이 온다. 먹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영양가가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먹기에는 거북스러운데 영양 만점인 것을 피부로 느낀다. 몸이 반응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당분간 책 먹는 여우처럼 게걸스럽게 잡식형으로 살아간다

 

다양하게 먹다보면 나도 모르게 비교할 수 있는 눈이 뜨인다. 다양한 먹거리를 통해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갈 수 있다. 재료 창고가 넉넉해질수록 풍성한 요리를 할 수 있다. 식재료가 다양하면 기발한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만의 생각이 떠오르고 그 생각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품 요리를 개발하게 된다. 

 

처음부터 글을 자연스럽게 쉽게 잘 쓰는 사람은 없다수천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쓰는 반복된 연습을 통해 글이 만들어진다쉽지만 울림이 있는 글이 써진다. 지금부터 우리 모두 책 먹는 여우가 되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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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반양장) -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96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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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의 문제는 미안함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처럼 번진다는 데에 있다. 자괴감, 자책감, 우울감, 나를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금세 타인에 대한 분노로 옮겨 가게 했다" _247쪽

권위와 권위적인 것이 엄연히 다르듯이 죄와 죄책감은 구분되어야 한다. 양심이나 도리에 어긋난 행위, 잘못이나 허물로 인하여 벌을 받을 만한 일을 죄라고 한다면 죄책감은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는 마음이다.

『유원』 소설 속 주인공 유원은 저지른 잘못이 없는 아이였다. 단지 화재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로 인해 오랫동안 미안함과 자책감,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 대한 분노를 느낄 뿐이다. 문제는 그 죄책감이 합병증을 동반하여 민감한 시기에 더욱더 목을 죄는 것처럼 옭아맨다는 사실이다.

죄책감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대감을 든든했던 가족의 상실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마치 자신 때문에 모든 결과가 일어난 것처럼 스스로를 자책하고 극심한 우울감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소설 속 유원이네 가족도 마찬가지다. 혼자 살아남은 유원이라도 잘 키워야겠다는 심정으로 부모는 모든 시름을 이겨낼 대상으로 유원으로 삼고 유원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각오로 살아간다.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결국 사고에 대한 원인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죄책감의 사실 유무를 떠나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는 든든한 지지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의 많은 청소년들이 가족 안에서 겪는 여러 가지 상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도 이런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종합적으로 지원하지만 결국은 문제의 원인과 자신은 별개라는 것을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젊음에도 불구하고 상실의 아픔이 죄책감으로 자리 잡고 삶 전체를 움직이고 있는 청소년의 심리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해결점까지 제시하고 있는 점이 혀를 두르게 할 만큼 작품성이 돋보인다. 작품의 깊이는 결코 나이와 비례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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