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니?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마스다 미리 지음,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김지연 옮김 / 책속물고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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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권일한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라 어른들이 보는 책이라고 한다. 나도 동의한다. 그림책 한 장 한 장에 그려진 그림에는 작가의 심오한 생각이 담겨 있다. 단순한 그림이라도 작가의 분명한 의도가 숨겨 있다. 다양한 미술적 표현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그림 자체만 보더라도 과연 어린이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된다. 물론 어린이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림책이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다른 생각을 말하고 싶다.

어제까지 강원도 내에 있는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직원들과 새 학기를 준비하는 교육과정 협의회가 열렸다. 새로 발령받은 학교에서 새롭게 교직원들과 협의하는 과정은 매우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교감의 입장에서는 선생님들의 경력이나 실력, 능력치를 모습을 보고 짐작한다. 올 한 해 과연 아무런 사고 없이 보낼 수 있을지 새로 발령받으신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판단한다. 경력이 출중하신 선생님들이 있는 반면에 새롭게 시작하는 선생님도 계신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 경력이 많은 분들은 한마디로 참 안정적이다. 경력이 적으신 분들은 생동감이 있어 보인다. 서로서로 보완해 주는 역할로 완전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너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니?"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모든 것이 생소하다. 서툴 수밖에 없다. 서툰 점을 기다려주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다.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작은 것에도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러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때 그렇다. 세상이 참 좁다. 누구누구 이야기하면 한 다리 건너 모두 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멀리서도 다 아는 세상이다. 말 한 마디 할 때 부정적인 말은 삼가야 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롭게 시작할 때 좋은 점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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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작은 이야기
강릉 작은학교 교사연구회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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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나를 비롯한 몇 분의 작은 학교 선생님들이 교실 속 작은 이야기를 써서 모았다. 아주 작은 책자다. 다시 읽어 본다. 정말 좋다. 감동적이다. 살아있는 교실 이야기다. 아이들을 사랑한 교사들의 이야기다. 누가 봐주는 사람 없어도 교사의 열정으로 몇 명 안 되는 아이들과 생활했던 이야기다. 솔직히 잘 쓴 글은 아니다. 아주 투박하다. 화려한 문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글이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살아 움직이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한 가슴 뛰는 이야기를 읽어 볼 수 있다.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가공한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온몸으로 경험한 이야기다. 흉내 낸 이야기도 아니다. 그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 교실의 이야기다. 뜬금없이 책장에 꽂혀 있는 작고 얇은 책을 찾아내 읽었다. 그 이유는 다가오는 3월부터 아주 작은 학교로 전근 간다. 전교생 45명인 작은 학교다. 4년 동안 있었던 학교는 학생수만 4배 이상이 된다. 며칠 전 가야 할 작은 학교에 다녀왔다. 예전 생각이 났다. 아담한 학교 건물, 울창한 소나무 숲, 천연 잔디 운동장, 한적한 어촌 마을. 도심지에서 갑자기 전원 마을로 이사를 가는 느낌이다. 

 

모든 학교가 다 그렇지만 작은 학교는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역량이 참 중요하다. 선생님이 움직이는 교육과정이다. 얼마나 사랑으로 아이들과 생활하느냐에 따라 교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십여 명도 안 되는 아이들이 교실 안팎에서 옥신각신 서로 왕성한 활동을 한다. 규모가 큰 학교에 비해 서로 교류하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적은 수의 학생들이 다양한 만남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의 의도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작은 학교는 주변 환경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에 참 좋다. 선생님이 얼마만큼 교육과정을 폭넓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작지만 큰 학교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쑥쑥 성장할 수 있다.

 

공부란 함은 책으로만 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자연을 몸으로 느끼며 배경 지식을 폭넓게 할 필요가 있다. 자연을 벗 삼아 책으로 영역을 넓히고 책에서 찾아낸 것을 자연에서 확인하는 자발적인 학습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지적인 힘을 탄탄하게 가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교감의 역할은 선생님들이 그런 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작은 학교에 근무할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읽어 보라고 추천한다. 선생님들의 순수한 교육 열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책도 아주 얇다. 70쪽 밖에 안 된다. 30분이면 읽어낼 수 있다. 공감하리라 믿는다. 선생님들은 늘 맡겨진 아이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까 고민 중이다. 작은 학교 선생님들의 고민을 읽어보시라. 그리고 좌충우돌 실패담도 보시라. 남의 얘기가 아니라 당장 나의 이야기다. 

 

2월까지 지금 있는 학교에서 행정적인 처리를 잘 마무리하고 3월부터는 작은 학교로 출근한다. 가슴이 설렌다! 이 책을 다시 읽기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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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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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만기 4년 꽉 채우고 떠나게 돼서 참 홀가분하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머물고 있는 지역은 교감이 한 학교에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은 4년이 최대다. 4년을 채우면 무조건 자리를 비워 주어야 한다.

이곳으로 처음 발령받아 올 때에는 1년만 근무하고 집 근처로 가야지 마음먹었다. 집에서 근무지까지 50킬로미터 걸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막상 근무하다 보니 정이 생기고 오기가 생기고 그러다 보니 학교 만기를 채우고 말았다.

새로 오는 교감님은 신규 교감이다.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어제 그제 새로 발령 난 학교에 다녀왔다. 새로 발령받아 오신 교장님과 선생님들, 교직원분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새 학년도 교육과정을 협의했다.

이틀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지 집에 와서 일찍 뻗었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나 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나도 모르게 신경을 무척 썼나 보다. 교감인데 뭘 신경 쓸 게 있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점점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이 힘들다. 젊었을 때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익숙한 곳이 좋다.

오늘부터 2월 말까지 지금 있는 학교에서 해야 할 일들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선생님들 호봉도 승급 처리해야 되고 내부 계획, 채용 업무, 보고 공문도 처리해야 된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도록 처신을 잘해야겠다. 떠나고 간 자리가 아름다울 수 있도록 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처럼 새로 오시는 교감님을 위해 버리고 갈 것은 깨끗하게 잊고 치우고 가야겠다. 박경리 유고 시집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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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돼지 - 제6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박주혜 지음, 이갑규 그림 / 비룡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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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에 힘든 사람들에게 마법과 같은 일들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 주면 좋겠다. 마법이라는 기적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마법이라는 것은 누군가 우렁 각시가 되어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게 되었을 때 그 당사자에게는 아무리 작은 도움이라도 마법과도 같은 기적이 될 수 있겠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서 기쁨이 되고 실타래처럼 엉킨 일들이 술술 풀려 갈 때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마법을 선물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편안한 안정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소리 소문 없이 도와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나 때문에 출근하는 일이 설레고 부담이 없다면 그것이 곧 마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낯선 환경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피곤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직장 안에서 사무적으로 만나야 하고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각을 나누는 일 자체가 힘들고 기운을 쏙 빠지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사람마다 상대적이겠지만 요즘 시대에는 예전과 다르게 관계 자체가 점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익숙하지 않은 일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이 아니면 좀 더 편한 관계일 수 있지만 일로 만나는 관계는 편할 수 없다. 

 

나한테 꼭 들어맞는 일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사람이 나를 맞춰 주는 것이 아니다. 변해야 대상은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수 있다. 돼지로 변신했다고 무작정 쫓아낼 수가 없다. 돼지로 변신하기 전에는 그토록 좋아했던 대상인데 단지 내가 돼지를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바뀐다면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나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할 상대가 변신한 돼지라 할지라도 마음먹기 달려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마법은 일상에서 내가 변할 때 일어난다. 매일매일의 일상의 삶이 기분 좋은 마법의 날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하며 반복되는 출근길, 감사하며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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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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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하엘 엔데의 글은 흥미진진하다. 아이도 어른도 읽는 재미와 함께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미하엘 엔데가 쓴 글의 마력이다.

 

아이라고 해서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어른이라고 해서 모두 어른스러운 것도 아니다.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지 아이가 어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보고 듣고 느낀다. 다만 표현이 어른스럽지 않을 뿐이다. 어른은 어른의 시각에서만 아이를 바라보니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

 

부모가 되어봐야 진짜 어른이 된다고 한다. 아이를 기르면서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 쓰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 주위를 돌아볼 마음이 있는 사람이 어른이다. 부모는 자녀를 통해 주위를 돌아보는 훈련을 매일 한다.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배운다. 자녀가 부모에게 주는 선물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고맙다고 해야 한다. 

 

불만을 다루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아이와 어른도 다르다. 미하엘 엔데는 아이의 편에서 불만을 다루는 재미난 방법을 『마법의 설탕 두 조각』에서 이야기한다. 불만이 없는 사람이 없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불만 자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불만이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다.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불만은 아이가 부모를 대하는 하나의 권리이다. 불만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부모는 어리다고 힘으로 누르면 안 된다. 반발심도 커진다. 자녀를 기르면서 불만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훈련을 받는다. 자녀를 통해 어른스러운 부모로 변화된다. 자녀에게 고맙다고 해야 한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일보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 마법 설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마법 설탕은 어디에도 없다. 쉬운 방법이 없다.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보면 배워야 한다. 불만이 없는 조직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불만은 늘 발생된다. 불만을 평화롭게 전환하는 일을 생각해 내야 한다. 관리자의 몫이다. 

 

미하엘 엔데의 글은 모두를 위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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