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법 - 걸으면서 되찾는 나에 대한 감각 땅콩문고
카를 고틀로프 셸레 지음, 문항심 옮김 / 유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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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 계몽주의가 한창일 때 일반인들도 생활 속에서 철학을 사유하게 되었다. 철학이 일반인들의 생활 깊숙한 곳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철학이 대중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게 되었다. 지금의 아이돌만큼의 인기라고 할까.

철학이 대중적으로 사랑받게 되는 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 바로 걷기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걷기 보다 한 차원 높은 산책이었다. 산책을 하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깊이 있는 사색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철학의 대중화를 앞당겼다.

18세기 유럽의 일반적인 도시 문화는 귀족들이 걸어 다니는 것을 천박하게 생각했던 때였다. 평민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걷기보다 마차를 활용했었다. 철학은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만이 누리는 특별한 학문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시발점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도시민들이 걷기를 통해 즐거움을 찾고 더 나아가 산책을 통해 정신적인 위안과 자연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얻게 되면서 산책하는 법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독일이 자랑하는 철학자 괴테는 주변 사람들이 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시간을 알아맞혔다고 하지 않았나. 산책은 철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제 모든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산책이 주는 유익함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이하여 자연을 만낏하고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기를 원한다면 산책만큼 좋은 것이 없으리라 생각된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신체적 활동 능력이 둔해졌다. 준비 운동 없이 달리기를 했다가 종아리 근육이 걸려 한동안 좋아하던 운동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아니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신체적 움직임 중에 산책만 한 것이 어디 있으랴. 물론 사람마다 운동에도 취향이 다르겠지만 산책이 주는 유익함은 경험한 자만이 몸으로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산책하는 방법이 따로 있느냐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산책하는 법』의 부제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산책하는 법이 있다는 사실을. 산책은 걸으면서 되찾는 나에 대한 감각이다. 산책을 기계적인 발 놀림으로 생각한다면 단지 걷기 운동에 불과하다. 반면에 걸으면서 자연과 한 몸을 이루는 나를 찾을 수 있을 때 산책은 철학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다.

시선을 돌려보면 우리 곁에는 다양한 자연이 손짓하고 있다. 산과 계곡, 초원과 밭, 무수히 많은 식물들과 동물들. 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산책이다. 그렇다고 산책이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 산책이 주는 유익도 크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도시 거리에서 즐비한 건물 사이로 산책하는 느낌은 자연 속에서 산책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실 작은 마을에서 산책을 하다 보면 집중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도시마다 산책길을 만들고 사람들을 맞이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도 아직 가보지 않은 멋진 길이 있으리라. 꽃 피는 봄을 맞이하여 산책할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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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눈부신 철학 - 한류와 ‘다이내믹 코리아’의 뿌리 철수와영희 생각의 근육 5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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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철학 읽기, 필요한 시기다!

철학이 없는 사람은 휩쓸리기 쉽다. 손쉽게 여겨지는 힘을 가지고 싶어 한다. 칼보다 붓이 강하다고 하지 않나. 철학의 힘은 보이지 않게 내재되어 있다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가벼워져서 안 된다. 생각과 말을 보면 안다. 무게감은 보이지 않은 것에서 느껴진다. 아우라라고 할까. 우리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으면서 우리의 전통 철학을 터부시 하며 쳐다보지 않는다면 기초가 튼튼하지 않는 곳에 건물을 세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철학이란 사람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아 올려진 철학이 있다. 국가의 성립 과정에도 그렇게 시대적 문화를 반영한 것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소위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민족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에서만큼은 서양 문물에 앞도 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럽의 철학자들은 좔좔 꿰면서 동양 철학자, 우리 민족의 고유의 철학을 연구하는 철학자들은 낮게 보는 경향이 없지 않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인의 눈부신 철학』을 펴낸 손석춘 철학자는 우리 문화의 기저에 흐르는 깊은 사상을 연구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외국의 사상은 위대하게 생각하면서 우리의 사상은 천대하는 기류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또한 수많은 세월 속에서 구전되어 왔고 지금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는 설화, 신화에 대해 학문적, 문화적, 더 나아가 철학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내는 보기 드문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 국민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홍익인간'의 이념이 제시된 단군신화에 대해 그동안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으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 담겨온 그야말로 눈부신 철학의 정수라고 강조한다. 단군의 이야기는 거짓된 이야기이고 꾸며진 이야기라는 일본 식민사관에 의해 지배당한 과거의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중화 문명을 앞서는 우리 민족 특유의 문명이 단군신화를 중심으로 지금껏 우리나라를 지탱해 왔음을 설파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고집부리는 이들은 독선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의 태도를 가진 이가 이 시대 진정한 민주주의 시민이라고 본다. 극단적 대립이 우리 사회를 물들게 하는 이유도 '홍익인간'이라는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고귀한 정신을 함양하는 철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한국인의 눈부신 철학』은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실천적 서사에서 비롯되었다. 성찰과 반성적 태도에서 평화와 생태, 더불어 살아가는 이치를 깨달은 우리 민족의 오래된 삶의 모습에서 발현된 것이다. 철학은 한순간에 생겨나지 않는다. 국가의 철학, 민족의 사상은 더더욱 그렇다. 많은 세월 속에서 세대를 거듭하며 전승되고 흘러온 저력이 철학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이내믹 한국, 역동적인 한국은 우리의 철학을 이해하고 계승할 때 발전해갈 수 있다. 단군신화를 포함하여 우리의 전통 철학을 재조명하는 노력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 드리는 일이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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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여행 가 - 2023 문학나눔 선정도서 마루비 어린이 문학 15
김태호 지음, 이석구 그림 / 마루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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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 두꺼운 외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몰려온다. 여전히 바람은 차지만 피부에 와닿는 느낌은 따스함이 점점 짙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츠리며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다.

이제 학교만이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되어 버렸다. 가정에서도 돌봐 줄 여력이 없는 아이들은 학교만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학교만 나와주면 그나마 안심이다. 책상에 엎어 하루 종일 자더라도 괜찮다. 학교 울타리 안에만 있어도 최소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따뜻한 끼니를 먹일 수 있다. 적어도 선생님들의 애정 어린 눈길과 말 한마디라도 받을 수 있다. 학교는 이 시대 아이들을 키우는 최후의 보루다.

교육이 있기 전에 돌봄이 전제 조건이 되어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집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보금자리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사랑으로 먼저 채워져야 한다. 따돌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학습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교육하기 전에 아이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이 필요한 이유다.

2026년부터는 전국적으로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이 전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교육이 이루어지기 전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학력의 부진은 개인 탓이 아닌 학생 주변의 환경 탓이 크다. 든든한 어른이 곁에 부재하기 때문이다. 구호가 거창하게 외칠 게 아니다. 우리의 아이가 모두의 아이가 되도록 제도적 정비와 함께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아이들이 놓여 있는 참담한 현실을 김태호 작가의 『아이가 여행가』에서 읽을 수 있었다.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을 위해 아이들의 현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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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 - 주의 침탈 시대를 돌파하는 돌봄의 읽기를 위하여
전병근 지음 / 유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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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능가하고 있다. 인공 지능이 처리하는 지식의 양을 사람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사람은 기억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족 핸드폰 번호도 외우지 못한다. 검색하면 되니까. 편리한 세상을 살아간다. 그런데 그 편리함이 사람을 둔화시키고 있다. 아니 인공 지능의 노예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긴장해야 한다.

인공 지능과 사람의 지능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분명히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지능이 있다. 바로 읽기 지능이다. 왜 읽어야 할까?

문자의 발명이 사람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듯이 지금은 인공 지능의 발명이 인류의 문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나가고 있다. 문자는 기억을 둔화시켰다. 인공 지능이 읽기를 둔화시키고 있듯이.

읽기는 인공 지능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의 무기다.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읽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읽기란 사고와 관련이 있다. 소설 읽기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앞당겼듯이 읽기를 통해 사람의 지능은 고차원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특히 천천히 읽기, 깊이 읽기, 여유를 가지고 읽기는 차별화된 사람을 만들어갈 것이다.

앞으로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는 편리함을 넘어 아무것도 자율적으로 행하지 못하는 불편한 삶이 될 것이다. 반면에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지독하게 책을 읽어가는 사람의 미래는 인공 지능 시대에 아주 특별한 존재로 살아갈 것이다. 선택은 바로 여러분의 몫이다.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는 읽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의 희망적 미래를 그리며 더 나아가 읽기를 통해 사람들이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곡한 부탁을 하고 있다.

읽기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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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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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입장에서 교사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선생님 학급은 마음이 푹 놓일 것 같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선생님이라면 학급 관리는 말할 것도 없다. 학부모들도 그 선생님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선생님의 크고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으실 것이다. 그 이유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남다르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학생의 특성을 생각하며 다양한 수업을 이끌어내며 선생님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이 아이들로 하여금 학교 가는 즐거움을 크게 만들기 때문에 소문을 내지 않더라도 저절로 향기가 나는 학급이 될 것이다. 

 

교사 교육과정은 교사 마음대로 자유롭게 운영하는 교육과정이 아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과 지역 수준의 교육과정을 철저히 분석하고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특성, 학부모의 요구, 학생의 필요를 따라 교사가 직접 설계하는 교육과정이다. 선생님들은 새롭게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신다. 학생에게 맞추는 교육과정 설계는 교사의 부단한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사 교육과정은 문서로서의 교육과정이 교사의 수업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 것이다. 지침이나 규정만 반영하는 수동적인 교육과정이 아니다. 법령에 의해 작성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사가 직접 자율성을 발휘한 교육과정이다. 

 

국가에서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공통 기준만 제시한다. 세부 사항은 학교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립한다. 교사들의 실천적인 교육과정이 교사 교육과정인 것이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발휘한다. 

 

교장과 교감이 해야 할 몫은 교사 교육과정에 대한 Why를 먼저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의 비전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Why를 먼저 구성원들과 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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