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공간 혁신 - 학교 공간 개선 솔루션
서예식 외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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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가 학교시설 공간 재구조화 사업 대상이 되었다. 이 사업은 지난 몇 년간 그린 스마트학교 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던 사업의 연장선에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점이 발견된다.

학교시설의 공간 재구조화 사업의 철학은 인구 소멸과 학령 인구 감소, 디지털 소양이 강조된 새로운 교육과정에 기반을 둔다. 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라 학교시설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눈여겨볼 사항은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에 학교 사용자의 의견을 사전에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사업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공간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와 필요성, 요구 사항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내 관련 구성원들로 모인 전담 협의체가 사전 기획의 주체가 된다. 얼마나 구성원들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지는 전담 협의체의 역량에 달려 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인사이트 투어(insight tour)가 시작된다. 학교 공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통찰을 얻는 시간이다. 이미 진행된 다른 학교로 찾아가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볼 예정이다. 인사이트 투어로 공간 감수성이 틔워지기를 바라본다.

이미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작한 공간 혁신 사업은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공간 혁신의 사례를 담아낸 이 책이 40년 이상 된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맞게 탈바꿈하는데 참신한 인사이트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공간 혁신을 주도하거나 함께 했던 분들이다. 교육적 관점으로 학교 공간을 새롭게 한 이들의 사례가 그 어떤 자료보다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이 공간 혁신을 위해 연구한 부분을 정리해 본다.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데 있어 근간이 되는 철학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에드워드 홀은 공간을 인간의 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파악했다. 공간의 한자어를 보면 관계성을 지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학교의 공간도 권위적인 구조에서 학생 중심의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 학생 사용자를 참여시켜야 하는 이유다. 학교 교육계획에도 공간 혁신을 위한 방향성을 담아내야 한다. 학생들은 새로워진 공간에서 심미적 감수성과 공동체 정신을 배워갈 수 있다. 학교 공간을 학생의 삶에 기여하는 학습 경험 공간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

"공간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은 우리의 자전적 기억과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우리는 그 공간 안에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배워 나간다."_72쪽

  • 학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은 어떤 곳일까?

  • 지금껏 학교에 머물면서 가장 의미 있는 공간은 어떤 곳이었을까?

  • 학교에는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 우리 삶이 더 좋아지려면 학교에 어떤 공간이 있어야 할까? _73쪽

학교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현관의 공간 재구조화도 필요할 듯싶다.

"현관은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 교직원, 학부모 그리고 지역 사회 이웃들을 환대하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공간이어야 함" _117쪽

"학교의 모든 공간은 학습, 생활, 소통, 놀이 등 다양한 용도의 공동 공간이 되므로 가구 하나라도 섬세하게 선택하고 배치해야 한다" _118쪽

"학교 도서관은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지역 시민들과 함께함으로써 평생 교육 시설의 몫을 담당하는 공공적 역할도 맡고 있다" _126쪽

"학교 공간은 교사, 교과서에 이어 제3의 교사로 불릴 만큼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에브람스)" _4쪽

다만, 학교 구성원들이 공간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하고 학생들을 위해 수고스럽더라도 공간을 배움의 공간, 소통의 공간,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자발적 노력과 열정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귀찮은 일로 생각하고 남의 일처럼 여기는 한 사용자의 창의적인 의견을 담아낼 수 없다. 이것이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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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진심 - 명화 속에 표현된 화가의 진심을 알고 내 삶을 스스로 위로하기
김태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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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선생님이 그림을 대하는 방식이 남다른 것 같다. 화풍, 기법, 기교와 같은 그림의 기술적 난이도를 중심에 두지 않는 것 같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냥 자신이 마음에 와닿는 그림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미술관에 가서도 일단 한 바퀴 발길 닿는 대로 쭉 살펴본 뒤 순간 마음에 와닿는 그림 앞에 천천히 머문다고 한다. 누군가가 추천해 주는 그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당기는 그림 앞에 감정을 이입한다.

유명한 그림이라고 해서 누구나 감동을 받는 것이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림에 대한 안목이 얕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아무리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내 눈에는 그저 그림일 뿐이다. 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소박한 사진보다도 눈길이 와닿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처한 지금의 환경에서 나에게 와닿는 그림은 자신도 모르게 그 앞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그림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화가의 의도를 알게 되면 더더욱 기억에 담아 두게 된다. 그림과 자신이 만나는 지점은 사람마다 각자 다를 것이다. 그림에 진심을 가진다는 것은 곧 사랑한다는 뜻이다. 김태현 선생님도 자신이 가장 힘든 순간에 만났던 그림에 진심을 느꼈고 그 그림을 좀 더 알기 위해 공부를 했을 것이다.

'진심'은 통하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열정을 쏟게 만든다. '진심'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진심'은 향기가 있다. 멀리서도 향기가 느껴진다. '진심'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공동체가 위태롭고 관계가 매끄럽지 못할수록 얄팍한 기술로 대충 덮으려 하기보다 '진심'으로 정면 승부하는 것이 최후의 승리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속임수가 난무하고 관계를 통해 이득을 얻으려고만 하며 손해가 되는 일에는 손절하는 사람들 관계에서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김태현 선생님은 수많은 그림 속에서 '다양한 시선'을 강조했다. 화가가 살았던 당대의 시선으로 그림을 바라본다면 그림에 담긴 진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의 시선이 아니라 화가의 시선으로, 지금의 시선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쉬운 것 같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나도 모르게 내 관점으로 그림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바라는 관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 시선으로 바라보면 안 좋은 부분만 보게 된다. 부정적으로 흐르게 된다. 나와 성향이 맞는 사람만 좋게 본다. 본능이다. 그림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진심을 볼 수 있듯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삶의 궤도를 보려고 애써야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 던진 말 한마디에 속상해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던져진 그 말 한마디만 보기 때문이다. 왜 그 말을 던졌는지 '진심'을 보려고 한다면 덜 상처받지 않을까 싶다.

2학기가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교직원들, 학생들, 학생들 뒤에 매와 같은 눈으로 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님들, 학교와 관련되어 있는 지역 사람들. 우호적인 사람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따지려 드는 사람일지라도 '진심'을 다하자.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본능대로 툴툴거리고 뒤에서 부정적인 험담을 늘어놓는다면 본능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일 뿐이다.

진심이 없다면 참 삭막할 것 같다. 법과 규칙, 매뉴얼과 규정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 관계를 단절시킨다. 하지만 진심은 다르다. 진심은 연결시킨다. 그림에 진심이라면 그림과 연결되듯이 사람에 진심이라면 사람과 소통하게 되지 않을까.

그림의 진심을 읽고 사람의 진심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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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언어 나이는 몇 살입니까? - 말과 글의 노화를 막기 위한 언어병리학자의 조언
이미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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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가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제목이 끌렸다.

"당신의 언어 나이는 몇 살입니까?"

언어에도 나이가 있다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신체 나이, 피부 나이와 같이 언어 나이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 나이가 왜 중요할까?

저자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언어에서도 노화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치매, 실어증과 같은 대표적 뇌 관련 질병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일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언어 훈련을 통해 언어의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예방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듣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신경심리학자 세스 S. 호로비츠는 언어 중에서 듣기에 관련된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분으로 유명하다. 그는 '듣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듣는 것이 언어 사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늙어가는 뇌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인지 자극 활동과 사회적 교류를 추천한다. 특히 새로운 배움을 자극하는 독서 활동은 인지 보존 능력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독서 활동은 중국의 속담처럼 빈 화병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붙이는 일이다. 독서를 통해 노화되어 가고 있는 뇌에 불을 계속 지펴갈 수 있다. 집 주변 인근 도서관에 가면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신문을 읽고 계신 모습을 종종 본다. 틀림없이 그 어르신은 다른 분들보다 뇌의 노화가 더딜 것이며 결국 언어 나이도 젊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나 모임을 갖는 것도 언어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소설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전쟁 중 피난 올 때 짐 가방에 벽돌처럼 두꺼운 사전을 챙겨 온 일화가 전해온다. 타국에 가서도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읽기는 노화 단계에 충만한 은혜로움을 베풀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늙은 뇌를 자극하는데 읽기만 한 것이 없다.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는 일,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경청하는 힘도 읽기를 통해 유지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언어 나이를 점검하는 일도 건강 검진만큼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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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독서 - 순응과 바쁨 사이, 길을 찾는 교사들에게
정철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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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아침, 오래간만에 참 좋은 책을 만나 꼼꼼히 읽고 기록으로 남긴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다.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심오한 책도 거침없이 읽고 학교 현장에 맞게 해석할 뿐만 아니라 하는 일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분이시다.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이것저것 손대는 교사가 아니라 가르침에 대한 소신이 분명하며 교육을 바라보는 깊이 또한 범접할 수 없을 만큼 확고하다. 찾아보면 학교 현장에 저자와 같은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많다. 후배 선생님들이 본받고 모델 삼을 만한 분이시다. 특히 교감인 나에게도 도전과 영감을 준다.

책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저자는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가기 위해 독서하는 삶을 멈추지 않는다. 책에서 소개한 주옥같은 책들은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이 한 번쯤은 깊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아니, 꼭 읽어야 할 책일 것 같다. 나도 메모해 둘 참이다. 도서관에서 대출할 책 목록으로 저자가 인용한 책들을 우선순위로 세울 예정이다.

저자의 독서는 현실과 이상이 괴리되지 않았다. 현장을 떠난 지식이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더 나은 교육적 삶을 위한 실천 동력이다. 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흔들리기 쉬운 목표와 방향을 재정립한다. 이유 없이 바쁘게 사는 삶을 거부하고 느리지만 분명한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걸어간다. 독서가 그를 그렇게 인도하는 듯하다. 짧은 영상에 길들여진 습관은 긴 호흡으로 생각해야 하는 독서가 주는 심오한 깊이와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독립운동가처럼 좁은 길, 쉽지 않은 길, 독서 외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꼭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을 책갈피 해 둔 부분이며 나에게 적용해 보고 싶은 내용이다.

교감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선생님들이 바라는 교감의 모습은?

전문가는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 자신이 하는 행위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람이다. 전문직은 관리자의 임기를 마치면 다시 처음 위치로 돌아온다.(115쪽) 교감, 교장의 진정한 자격은 무엇인가? 자격에 대한 철학적 숙고가 필요하다. 자격은 그 사람이 어떤 자리에 올라서 탁월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말한다. (118쪽) 학교에 필요한 어른은 실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어야 한다. 학교 관리자를 고르는 기준은 '얼마나 좋은 인품을 지닌 사람이냐'가 되어야 한다.(119쪽) 유연함을 상실하면 필연적으로 몰락하게 된다. (121쪽) 승진은 교사의 삶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교사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재개념화되어야 한다.(145쪽) 교감(장)의 취향보다는 방향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65쪽) 교감은 자신만의 탁월성을 실천해야 한다.(66쪽)

교감, 교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교사가 수업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생성하도록 해야 한다.(30쪽) 안정성보다는 창의성을 신속함보다는 완벽함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33쪽) 열정적인 교사일수록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34쪽) 교사는 수업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 업무보다 수업이 우선이다.(36쪽) 동료와 대화할 수 있도록 메신저에 갇혀 지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40쪽) 교사의 삶이 기록되고 공유할 수 있는 공식적인 공간이 구축되어야 한다.(78쪽)

갈등을 만나는 현장의 교사들에게

경험의 차이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의 차이가 글의 질을 만든다. (154쪽) 교사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자기 손의 감각을 믿어야 한다.(162쪽) 아이들은 다양한 생각 사이에서 갈등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갈등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189쪽)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도 없다.(31쪽) 균열의 진원으로 가장 좋은 것이 책이다.(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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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말해야 할 때 - 기초부터 심화까지 제대로 공부하는 '인권'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2
전진성 외 지음, 인권연대 기획 / 철수와영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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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철학에 기초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말속에도 각각의 단어를 해부해 보면 수많은 방향이 나온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인권의 정의 속에 인간이라는 단어도 과연 인간을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개념의 뜻이 달라지고 정책의 방향이 의도하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흑인, 유색인종, 심지어 여자를 인간의 범위 속에 넣지 않았다. 참정권 역시 부여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태어나기 전의 태아를 인간으로 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인권의 적용 범위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인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연대에서 기획하고 인권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들로 집필자를 구성한 이 책은 역사, 정치, 군사, 경제 분야를 통틀어 우리가 소홀히 하기 쉬운 인권의 개념과 실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인권의 삶, 전 세계적으로 인권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방면에 걸쳐 폭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인권을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 또한 삶의 전 영역에서 흑백 논리로 또는 나만의 기존 가치관으로 깊게 이해하는 대신에 처음부터 새로운 개념을 차단하려는 습성을 경계해야겠다. 인권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갈망하고 유지하려고 했던 핵심 철학임에 틀림이 없다. 인권은 늘 가변성을 가지고 있다. 고정 불변한 개념이 아님을 배운다. 유연한 사고 위에 인권을 개념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당장 학교라는 공동체만 봐도 인권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여러 갈래로 진행될 수 있겠다. 다만 원칙적인 방향 설정은 필요할 듯싶다.

사람을 움직이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 정서적 공감 능력을 가져야 한다. 하나의 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능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다양성이 사라지는 순간 인권의 개념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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