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12
임완수.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예전에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작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을 정도로 과학 기술의 산 증인이라고 본다. 오늘 갑작스럽게 학생이 넘어지는 일이 있어서 급히 병원에 데리고 다녀왔다. 기다리는 동안 밖에 나와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언제든지 기억하지도 않아도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 두어도 되고 전화번호도 마찬가지다. 기억할 필요가 없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 중독 현상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 도박, 영상 등 다양한 몰입 현상이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건강에도 이상이 생길 정도다. 신체적 활동을 왕성하게 해야 할 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작은 창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가상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증상은 심각한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과학 기술의 발전에는 명암이 늘 뒤따른다. 따라서 미래 세대를 위해 과학 기술의 문해력이 필요하다.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과학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진전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첨단 과학은 농업, 기후, 자동차, 인공지능 등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있으며 인류 문명의 발전을 빠른 속도로 앞당기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학 기술이라는 도구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적극 활용하되 환경 파괴라든지 윤리적인 부분,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지속가능한 인류의 삶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제대로 검증한 뒤에 천천히 적용해 보는 것이 필요할 듯싶다. 

 

성급한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큰 피해를 초래한다. 올바른 이해와 사회적 합의에 의한 과학 기술은 분명 인류의 행복을 증진하고 편리함을 선물로 안겨줄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 기술 문해력을 통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유지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콜릿이 맛없던 날 - 제18회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작 Dream Books 창작동화 1
이종은 지음, 유혜경 그림 / 금성교과서(금성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어른들은 뭐든지 제멋대로였다. 우리가 왜 화가 나 있는지, 왜 슬퍼하고 속상해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_71쪽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배 안에서 태어난 자식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를 엄마들이 주로 한숨을 쉬며 이야기한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매일 매 순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시시각각 바뀌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욱하며 소리를 지르는 자녀,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바로 앞에 것만 생각하고 위험천만하게 행동하는 자녀, 이야기도 하지 않고 밤늦게 돌아다니는 자녀, 공부라고는 손 끝도 대지 않는 자녀 등 이 땅의 부모들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혼란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춘기 자녀와 날마다 씨름하며 지내고 있을 것이다. 

 

『초콜릿이 맛없던 날』의 유찬란 군은 공부도 1등, 성품도 1등, 친구 관계도 1등 부모의 자랑이자 마을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사춘기. 부모의 품에서 떠나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는 유찬란의 행동은 아슬아슬하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부모의 기다림의 인내도 있었지만 아이 스스로의 회복탄력성이 내재되어 있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마냥 어리지만 않다. 의외로 생각의 깊이가 깊다. 

 

특히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일수록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서 자라기에 스스로 혼자 살아내려는 근성이 저절로 길러진다. 좋은 쪽으로 발전하면 좋겠지만 간혹 곁길로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의 든든한 어른, 위로해 주는 친구만 제대로 만난다면 삶을 살아가는 데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렇게 좋아하던 것도 시큰둥하게 받아들인다면 아하 이제 사춘기가 시작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달콤한 초콜릿도 맛 없어지는 날이 온다. 부모에게 의지하던 모습에서 일탈을 꿈꾸는 때가 온다. 그때 당황하지 말고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올 수 있도록 멀찍이서 기다려보는 것도 부모의 지혜일 것 같다. 

 

부모라면 이제 말수를 줄이자. 아이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열자. 교사도 마찬가지다. 아침마다 교실로 들어오는 아이들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해 보자. 표정에서 읽히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날 하루는 그 아이의 기분에 맞추고 기다려 주는 어른된 모습으로 지내자.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자란다. 어른이 거울이다. 보고 배울 대상을 찾고 있다. 긴 말이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 내가 너희들을 믿고 사랑하고 있다고. 

 

교감도 그렇다. 교직원들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이해하며 믿고 신뢰하자. 기다리면 언젠가 기대에 차고 넘치도록 부응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 - 다산 정약용이 풀어내는 정의란 무엇인가?
정약용 지음, 오세진 편역 / 홍익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의 학자이자 저술가 정약용. 그의 대표적인 삼부작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그중에 목민심서는 지방에 내려간 수령들이 백성들을 돌보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행정 지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흠흠신서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는데 때마침 시기적절한 때에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형사 재판 지침서를 훑어볼 수 있게 되어 참 감격스럽다.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이 조선 시대에도 법은 엄격한 잣대로 남녀노소 신분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집행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다만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대게 죄인에 대한 형벌 부과의 기준은 법 문서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되었음이 틀림이 없다. 

 

정약용은 조선 시대에 집행되었던 형사 사건 판례들을 수집하고 유형별로 분류한 뒤 앞으로 공정하게 법 집행이 될 수 있는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새로운 법률 해설서를 작성했다. 바로 이 문서가 흠흠신서다. 흠흠이라는 뜻은 삼가고 또 삼가여서 법을 집행한다는 신중한 결의가 담겨 있는 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형사 사건 자체가 피해자와 피의자가 뚜렷히 구분되고 손쉽게 밝혀지는 것이 드물다. 현대의 과학 기술은 범인이 범행에 사용하였던 여러 도구뿐만 아니라 범인의 행적까지 추적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있어 과학적 증거 확보가 쉬운 반면에 조선 시대에는 그야말로 지방관들이 지혜를 모아 사건의 핵심을 잡아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관들의 역할과 책임이 제대로 된 법 집행이 우선순위였기에 법률에 대한 지식과 사건을 파악해 가야 하는 능력은 지속적으로 개발해 가야 하는 책무가 그들에게 있었다. 지금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몇 차례에 걸쳐 반복해서 시신을 검사하고 피의자들을 수소문해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한 점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약용처럼 지니간 형사 사건이라도 당시 잘못된 해석으로 판례를 결정지은 것이 있을 수 있기에 차후에 이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신의 소견을 비평문 형식을 빌려 판결에 해석을 달았다. 누군가에게는 재판할 때 가장 좋은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신분 사회였다고 치더라도 사망 사건에서 조금도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가의 정신이 법률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판결의 중심에 있는 권력자들은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명확하게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판을 해 왔었음을 흠흠신서의 문서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었고 판결에 오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도록 노력했음에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조선시대의 판례집이지만 읽기가 참 쉽게 해석해 놓았다. 최근 혼란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한 번 쯤을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본다. 대학자 정약용의 자존심이 걸린 책이라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나는 누나가 좋아 동화는 내 친구 64
강무홍 지음, 김이랑 그림 / 논장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몇 주 전부터 예고되었던 보결 수업 들어가는 날. 3학년 아이들과 하루 종일 교실에서 복작복작거리면서 보내야 하는 날이다. 집 책꽂이에 있었던 책들 중에 한 권을 뽑아 출근할 때 가지고 왔다. 내용은 훑어보지 않고 그냥 챙겨가지고 왔는데 3학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려고 책장을 펴는 순간 놀랬다. 책 속 주인공 누나가 바로 3학년이다!

 

도서관에 3학년 아이들이 모두 모였다. 

 

"얘들아, 안녕!"

"오늘 담임 선생님 대신에 교감 선생님과 수업을 할 거야"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기도 하지만 책과 함께 노는 곳이기도 해" 

 

아이들 표정이 긴장되어 있다. 아마도 교감인 내가 담임 선생님과 달라서 그렇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이름과 얼굴을 매칭시킨 뒤 책장을 펴고 한쪽 한쪽 읽어주었다. 마침 내용이 봄에 관한 내용인지라 순간 책 놀이를 하면 좋겠다 싶었다. 3학년 아이들에게 책이라는 것이 재미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고 낯선 교감 선생님과 수업하는 첫 시간에 마음의 벽을 깨고 싶었다. 

 

"우리 오늘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봄과 관련된 책 세 권을 골라볼까? 세 권을 찾아서 자리에 앉아보자" 

 

주섬주섬 아이들이 일어났고 도서관 구석구석으로 흩어져서 봄과 관련된 내용일 것 같은 책들을 찾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친구들은 벌써 그림책 코너에 가서 큼직 막한 글자에 봄이라는 단어가 쓰인 책을 가지고 온다. 어떤 친구들은 고도의 지능을 발휘하여 식물도감을 찾아내 다른 친구들에게 소개해 준다. 약간 눈치가 느린 친구들은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표지 그림 중에 벚꽃이거나 봄에 피는 꽃 그림이 있는 책을 가지고 온다. 

 

"이번에는 자신이 고른 책이 왜 봄과 관련된 것인지 친구들에게 소개해 보자" 

 

똘똘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지만 뻐끔뻐끔 눈만 움직이는 아이도 있다. 3학년 아이들과 책 놀이 겸 도서관에서 친숙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책으로 집에서 가지고 온 책이 큰 힘을 발휘했다. 책 제목처럼 누나가 있어서 좋은 친구 손들어 보라고 하니 많지 않다. 외동이라고 하는 아이, 누나는 있지만 자기 혼자 있는 것이 더 좋다고 하는 아이가 있다. 

 

그래도 누나가 있는 것이 좋을걸!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한 공간에서 3학년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아이들 이름을 줄줄 외우게 됐다. 아이들 얼굴 익히려면 보결 수업만큼 좋은 것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 가족 신나는 책읽기 22
정란희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를 쓰시는 작가분들은 참 대단하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참 잘 쓰신다.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곰곰이 생각하시나 보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아이들이 보는 관점은 분명히 다르다. 아이들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잘 관찰하시는 것 같다. 아파트 위층에 층간 소음이 나더라도 어른들과 아이들의 대응 방식이 다르다. 어쩔 줄 몰라 미안한 마음으로 초인종을 누르고 간신히 요청을 한다. 정중하게.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마음이 순순하기 때문일 게다. 행운권 추첨에 맛 들인 엄마를 보며 이 기회를 틈타 게임기를 어떻게든 얻어 보려는 아이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상상초월이다. 개구쟁이 동생을 골려 먹으려다가도 안 쓰러워 포기하고 오히려 살뜰하게 살피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한다. 그게 아이들이다. 

 

학교 안에서 학교 관리자인 교감도 그렇다. 교직원들 한 명 한 명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무엇이 어려운지, 무엇이 속상한지 나의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선생님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선생님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감이 간간히 담임 선생님들을 대신해서 수업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학급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교감이 되어 보니 나도 교사였었는데 금방 선생님의 어려움을 실감하지 못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하다. 

 

선생님들은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학급 아이가 왜 힘들어하는지 아이의 기준에서 생각해 보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선생님이나 교감이나 모두 똑같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로 존중하는 것은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는 것이다. 교감이 먼저 그래야 한다. 어떻든 간에 교감은 위계상으로 상급 자니까. 힘들더라도 교직원들 앞에서 힘들다고 하면 꼴불견이 될 것 같다.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 너희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 격이다. 아이들 때문에 교사가 있는 것이다. 교감도 그렇다. 선생님들이 안 계시면 교감도 있을 필요가 없다. 

 

동화책을 읽으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