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을 가요 사계절 그림책
김혜진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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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학교는 새로 오고 새로 가는 선생님 명단이 발표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초조하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올해 학교 근무 연수 만기로 새로운 부임지로 옮기게 되었다. 나를 대신하여 교감 역할을 해 주실 분을 맞이하게 된다. 교감을 처음으로 하시게 되시는 선생님이시다. 4년 전 나도 그랬듯이 아마도 어리둥절하실게다.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 형식으로 잔뜩 설명을 듣더라도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을 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경험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곁에서 지켜보는 것과 직접 해 보는 것은 천지차이다. 교감의 역할도 그렇다. 오랫동안 학교에 근무하면서 많은 교감 선생님들을 만나고 직접 곁에서 하는 일을 도와드렸지만 막상 내가 그 역할을 하게 되었을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생소하고 두렵고 떨렸던 기억이 났다. 아마 우리 학교로 오시는 신규 교감 선생님도 그럴 실 거다.

그렇다 할지라도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교감의 역할이 익숙해지고 덜 두려워진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은 늘 새롭다. 새로운 사람들이 오고 가고 빈 공간이 생기면 새롭게 사람을 뽑고 채용하고 배치하고. 반복되는 일이지만 사람은 늘 어렵고 두렵다.

나도 이제 며칠 뒤면 새롭게 발령받은 곳으로 간다. 5년 차 교감이다. 소위 말해서 경험치가 충분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느슨해짐이다. 대충 하려는 본성이 작동된다. 편해지려고 하고 일을 미루려는 생각이다. 그런 본능을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

그러던 찰나에 그림책 『심부름을 가요』를 만났다. 아주 간결한 그림책이다. 심부름을 가는 아이가 중간중간 심부름 받았던 내용을 까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내용이다. 결국은 심부름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돌아온다.

맞다. 한 눈 팔 수 있다. 주변을 기웃거리다 보면 심부름을 가는 목적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심부름을 다녀오는 그 자체에 있다.

심부름

교감 5년 차, 내게 다가온 키워드는 '심부름'이다.

심부름 가듯이 교직원들을 잘 섬겨야겠다.

한 눈 팔 수 있더라도 심부름해야겠다는 그 정신은 잃지 말아야겠다.

"심부름,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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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과정을 읽다
이한진 외 지음 / 미래가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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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전문성은 교육과정을 얼마나 알고 있고 그것을 나의 수준으로 해석하여 개발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관리자들도 예외가 없다. 학교의 최종 의사 결정은 학교 관리자에게 달려 있다. 학교의 특성을 담아내기 위한 학교 교육과정 설계는 몇몇 교사들에게 맡겨둘 것이 아니다. 교육과정 읽기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읽어야 한다. 저마다의 시선에서 해석한 생각들을 함께 의논하고 정리해가야 한다. 

 

많이 알아야 보이는 법이다. 교육과정도 그렇다. 교육과정을 많이 읽어야 해석의 깊이가 남달라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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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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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으로 생긴 여러 다른 모양의 삶을 비난하거나 정죄하고 싶지 않다. 단편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여러 요소로 얽혀 있다. 

트렁크 안에 모두 담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트렁크 안에 불편한 것들을 담아 눈앞에 치워버린들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트렁크 안 내용물들을 조금씩 정리해 갈 수 있는 용기와 위로와 안정이 우리의 내면에 가득 채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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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슈퍼 초능력 클럽 - 레벨 2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조승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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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과 비교하여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권리가 있다면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특권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들수록 궁금증이 사라진다. 질문도 잘하지 않는다. 세상에 순응만 해서 그런 게 아니다. 불평불만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기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답을 정해 놓고 답을 좇는 것이 어른이라면 아이들은 답이 없지만 무작정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한다는 점이 가장 다른 점 중에 하나다. 

 

호기심은 의자에 앉아 있을 때보다 놀 때 왕성하게 활동할 때 생겨난다.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생각과 다른 점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왜 다른 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고 답을 찾아간다. 호기심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접근이다. 책을 읽을 때에도 호기심이 한몫을 한다. 호기심으로 책을 들춰 보게 되고 다른 장면이 궁금해서 몰입하게 된다. 호기심이야 말로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이다. 

 

임지형 작가는 『방과 후 슈퍼 초능력 클럽』에서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을 소환한다. 그것도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고려한 슈퍼 초능력 클럽(초클)과 슈퍼걸 클럽(슈클)의 대결을 재미나게 그려냈다. 탐정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두 양대 클럽 친구들이 업치락 뒤치락 승부를 펼치며 결국 합동하여 어려운 난관을 풀어가는 스토리로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 또한 생활 속에서 늘 있을 법한 소재를 호기심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특별한 이야기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 같다. 호기심은 새로운 발상을 넘어 뛰어난 능력이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호기심을 계속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질문도 다양해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으로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 학교에서는 호기심을 죽이는 교육이 아니라 호기심을 교육의 훌륭한 소재로 가지고 와서 왕성한 활동으로 발산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시선이 바뀌어질 필요가 있겠다. 학부모와 교사의 상호 협력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도전하고 실험해 보는 아이들로 자라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었으면 한다. 학교가 떠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서 흥미 있는 활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면 좋겠다. 정형화된 방과 후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가야 하지 않을까.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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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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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글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요즘은 AI가 글을 대신 써 준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마음과 감정을 담백하게 자신만의 언어로 쓰고 싶어 한다. 사람에게는 표현 욕구가 있다. 누가 대신해 표현해 주는 것보다 직접 표현하고 싶어 한다.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말보다는 좀 더 품격 있어 보이는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

 

다들 경험을 했겠지만 막상 글을 쓰자고 하니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때가 있다.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순간 정지 상태가 된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을 조금 쓰다 보면 앞뒤 문맥이 맞지 않음을 발견한다. 내가 쓴 낱말이 적당한 어휘인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썼던 낱말을 또 쓰게 된다. 맞춤법이 맞나 띄어쓰기가 제대로 됐나 초조해진다. 결국 예상한 것보다 반도 못 채우고 글 쓰는 것을 접게 된다. 글 좀 써 보겠다고 결심한 각오가 작심삼일로 무장 해제된다.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합리화한다. 

 

그만큼 글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글 쓰는 진입 장벽이 보기보다 높다. 사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자동 검사 기능을 통해 보완이 된다. 문제는 무엇을 써야 될지가 관건이다. 생각한 대로 쓰라고 하는데 말처럼 안 된다. 그렇다면 해결점은 딱 한 가지다. 어떻게 써야 될 지보다 먼저 무엇을 써야 될지부터 해결하면 된다. 최대한 책을 많이 먹는다!

 

책 먹는 여우처럼 닥치는 대로 잡히는 대로 보는 대로 족족 먹어 치운다. 편식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것만 가려서 먹지 않는다. 좋은 것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누가 좋더라라고 하더라도 내게는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당분간 두루두루 먹어 보는 것이 좋다. 먹다 보면 느낌이 온다. 먹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영양가가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먹기에는 거북스러운데 영양 만점인 것을 피부로 느낀다. 몸이 반응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당분간 책 먹는 여우처럼 게걸스럽게 잡식형으로 살아간다

 

다양하게 먹다보면 나도 모르게 비교할 수 있는 눈이 뜨인다. 다양한 먹거리를 통해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갈 수 있다. 재료 창고가 넉넉해질수록 풍성한 요리를 할 수 있다. 식재료가 다양하면 기발한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만의 생각이 떠오르고 그 생각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품 요리를 개발하게 된다. 

 

처음부터 글을 자연스럽게 쉽게 잘 쓰는 사람은 없다수천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쓰는 반복된 연습을 통해 글이 만들어진다쉽지만 울림이 있는 글이 써진다. 지금부터 우리 모두 책 먹는 여우가 되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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