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 학교도서관 이야기 - 운영 매뉴얼에 없는 질문들 답변들
황왕용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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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학교에 근무한 지 25년을 넘겼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초등학교에 근무한 지 횟수로 이십 오 년을 넘기고 있다. 지금까지 근무한 학교는 여덟 군데가 된다. 분교를 포함하여 5학급 미니 초등학교에도 근무해 보기도 했고 50학급 이상의 초대형 초등학교에도 근무해 보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여태껏 한 번도 '사서 교사'와 근무한 적이 없다.  

 

학교 내 교사 집단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하자면 담임교사와 비담임교사의 구분이 엄격하다. 비담임교사는 일부 교과를 가르치는 전담 교사와 그야말로 비교과 교사로 또 구분된다. 결국 교과를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들을 비교과 교사로 본다. 보통 보건 교사, 영양 교사는 그래도 근무하는 학교에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 근무하는 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사서 교사'와는 근무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사서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사서 교사도 선생님이에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사서 과목이 없다 보니 이런 오해가 있는 듯하다. 사실 엄격히 이야기하면 보건, 상담, 영양도 마찬가지다. 사서 교사들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 학교 도서관이다. 학교 도서관은 늘 개방되어 있는 곳이라서 근무 조건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일반 담임교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학교 도서관은 학교의 모든 학생이 심지어 학부모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거기다가 협소한 학교 공간의 문제로 직원들의 회의 장소로 거리낌 없이 무단 사용되는 곳이 학교 도서관인지라 사서 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학교 안에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을 매개로 한 각종 수업과 진로 지도 등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 교사들의 이모저모를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나와 같은 교감은 학교 안에 있는 선생님들과 두루두루 관계를 맺어야 하는 입장에서 사서 교사들의 고충을 넘어 비교과 교사들의 마음을 다시 이해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모든 질문에 대한 현명한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도서관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각종 현안과 질문에 대한 답변들도 형식적이고 딱딱한 규정과 매뉴얼보다 사서 교사들의 현장에서 몸소 겪은 경험에서 좀 더 정확한 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실질적인 도서관 운영에 관한 답,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신박한 프로그램도 사서 교사분들의 현장감에서 빚어낸 결과에서 얻어낼 수 있다. 고민과 염려를 나 혼자 품고 있으면 병이 되지만 이 문제들을 함께 털어놓고 나누면 결국 현명한 답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반추하게 된다. 네 분의 사서 선생님들이 각 학교급은 다르지만 학교 도서관 운영을 좀 더 잘해보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현장의 어려움을 타개해 가는 과정들을 담아낸 그 노고가 누군가에게는 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나침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궁금하지만 물어보기엔 애매한 학교 도서관이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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