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생각 읽기 - 생각의 틀을 깨는 한 문장의 의미심장함
유영만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각이 굳어져가는 것을 느낀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것을 생각해서 시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등 생각에서부터 새로움을 쫓아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학교에 근무하면서 새로운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생각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시간도 필요하고 구성원들의 설득도 필요하다. 기존에 있었던 것을 답습하는 것이 편하지 새로운 것을 구상해서 실천하기가 이래저래 피곤한 것이 사실이다. 평소에 바쁜 일과에 쫓기다보니 생각마저 굳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여유 있는 시간 확보가 우선인 것 같다. 시간에 지배당하면 피동적이기 쉽다. 반면 시간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으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여유로운 시간이 있을 때까지 마냥 기다리다보면 어찌보면 그 여유시간을 누릴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결정은 딱 한 가지다. 현실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 스스로 몸부림치는 경우다. 결단이 있어야 하고 수고로움이 따라야 한다. 


 


저자는 생각 디자이너다. 책날개 저자 소개란에는 지식생태학자, 책 내용에는 지식산부인과의사라는 별칭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사용하고 있는 분이다. 역시나 책 내용 전부가 그가 생각해 낸 언어와 지식들이며 단순히 언어유희와 말 잔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세상에 좋은 말은 많지만 그 말이 의미하는 바대로 내 몸이 움직여 깨닫지 않으면 말의 잔치와 언어유희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옳은 말보다 어설프고 서툴지만 내 몸의 수고로 재해석된 한마디가 내 삶을 이끌어가는 소중한 지혜로 다가옵니다" (315쪽)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지식생태학자로 살아오면서 다양한 생각에 기초한 언어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살아온 배경을 "세상의 옳은 말보다 어설프고 서툴지만 내 몸의 수고로 재해석된 한마디" 로 정의한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글에서 저자의 일상적에서의 실천적인 삶의 모습이 상상이 그려진다. 참고로 저자는 직업계 고등학교 출신이며 용접이며 현장에서 몸으로 하는 일에 익숙한 삶을 살았던 경험이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말. (166쪽에서 언급함)


 


 


사전적 의미로는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그 적자생존을 한자를 살짝 바꿔서 적자(赤子)로 표기하며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생기는 결손액. 장부에 기록할 때 붉은 글자로 기입한 데서 유래함.


즉, 적자를 보는 인간관계만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인간관계라는 다른 의미로 언어를 재생산했다. 직장 안에서 적자를 보는 듯한 인간관계를 맺어가면 대부분 내 편으로 삼을 수 있다. 내가 이익을 보려고 하기에 쌈이 생긴다. 내가 조금 더 편하려고 하니 갈등이 생긴다. 저자의 '적자'생존이라면 지금 당장은 손해가 될 수 있겠지만 멀리보면 결국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조언한다. 우스게 소리로 학교 현장에서는 '적자생존'을 적는 자(기록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라고 웃픈 이야기를 많이 내뱉곤 한다. 다양한 민원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제는 저자처럼 '적자생존'을 인간관계 측면에서 새롭게 바라본다면 생각지도 못한 미래의 일들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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