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심리유희 - 다양한 주제를 통한 60초 심리분석
김민경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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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은 학교 안밖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주로 업무 관계로 만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민원 때문에 찾아오시는 학부모님을 만나야 할 때에는 만나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러고보니 편안한 만남이기보다 만남 뒤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쌓이기에 만남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사람과의 만남이 점점 스트레스로 쌓이게 되니 이러다가 대인기피증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다고 교감직을 팽개치고 나홀로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니 피하기보다 스스로 지혜롭게 극복해 갈 수 밖에 없다. 담임 선생님들이 고충이 있을 때에는 교감을 찾아온다. 그러면 교감은 누구를 찾아가야 할까? 교장선생님을? 그건 아닌 것 같다. 교감과 교사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 안에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 많은 교직원들을 대해 보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회의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일방적인 지시 전달 위주의 분위기에서 다양한 생각을 교류하고 발표할 수 있는 문화로 탈바꿈되어가고 있다. 교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생각들을 수렴하고 조율해야 하니 이것 또한 보통 일이 아니다. 직장인들이 하는 말처럼 일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사람 관계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가 공감이 된다.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교 안에서도 최대한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모이는 건수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대면 소통보다 비대면 의사소통이 더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단체 카톡방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대화 내용들을 꼼꼼히 체크하기가 쉽지 않다. 문자 내용 뒤에 숨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요즘은 모두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에 표정의 변화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의미가 잘못 전달되거나 오해의 소지를 불려 올 수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학교의 인간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현대인의 심리유희>를 읽다보니 내 자신의 내면 상태와 일치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저자가 책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심리학 용어를 최대한 풀어 누구나 읽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보통 심리학 책을 보면 대중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고는 하지만 많이 어렵게 느껴진다. 심리학 용어 자체도 생소한 부분이 많았을뿐만 아니라 심리학 용어를 설명하면서 누가 처음 개발한 것이며 어떠어떠한 상황에서 이런 용어를 쓴다는 식의 설명이 즐비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현대인의 심리유희>는 우리들의 일상 생활을 에세이 쓰듯 자연스럽게 끌어오면서 이런 상황을 가리켜 심리학 용어로 이렇다라고 간략하게 언급하는 정도다. 그러다보니 심리학 책이기보다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운전하듯 편안하게 눈으로 읽어갈 수 있는 책이라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읽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 학교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교감이라면 사람들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놓은 <현대인의 심리유희>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자신의 내면 뿐만 아니라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게 한 사람들의 내면을 연상해 보면 어떨까 싶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교직원 외에는 하루 일과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빈도와 횟수가 적다. 학생들이 방학 중이니 당연히 학부모와 관련된 민원 전화도 거의 없는 편이다. 방과후학교 강사 출입도 없고 조용한 가운데 일과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경우는 기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불편한 진실이겠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은 사람의 마음을 보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똑같은 사건이라도 공감하는 자세로 민원인을 대하는 것과 방어적인 자세로 대하는 것에는 결과가 크게 다르다. 사람의 심리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심리학 용어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알려고 시도해 보았다가도 금방 접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현대인의 심리유희>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심리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갈등 상황에서 교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교감이 있다면 부딪힘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리고, 심리학 용어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다양한 상황의 예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내 것으로 습득되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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