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연연하지 않기 -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성공시키는 법
캐시 헬러 지음, 박성웅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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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연연하지 않기란 무엇일까? 

 

직장을 관두라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직장을 취미삼아 건성건성 다니라는 얘기도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팟캐스트 운영자이자 컨설턴트다. 아무런 의미 없이, 할 수 없이 직장을 기계처럼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자신 안에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유명인들도 게스트로 초대하여 유명이 되기 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다. 그들의 하나같이 공통점은 자신 안에 있는 <본질적인 자아>를 찾았다는 점이다.  본질적인 자아가 가리키는 대로 아무런 미련 없이 몸과 마음을 가두었던 직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자신이 도전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패하더라도 모험하며 도전했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준비될 때가 과연 올까? 

 

완벽하게 준비되었을 때를 기다리다가는 평생 생각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생각을 가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다. 괜한 욕심 부리지 말라고 이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직장 동료들도 만날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데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들을 수 있다. 현재의 안정적인 일을 관두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진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현재 뚜렷히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과연 먹고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워진다. 그러다보면 생각은 닫히고, 직장에 연연하며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비유한다.

 

눈보라가 치는 길에서 그냥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라고. 머릿 속으로 생각만 하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모습이 딱 이런 모습이라고. 

 

사람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주의는 파괴적이고 중독적인 믿음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죽을 때까지 준비만 하다가 살 것인가? 자신이 즐거워 하는 일을 찾아 사는 인생은 참 행복한 삶이다. 직장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억지로 하는 일보다 신나서, 즐거워서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고, 건강한 삶이 아닐까.

 

나는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직업이든 처음 역할을 맡았을 때는 설레임과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두려움과 호기심, 긴장감이 따라온다. 신규 교감 생활도 그렇다. 아직 1년이 안 되었으니 하루 하루가 새롭다. 그런데 이런 진취적이고 신선한 감을 매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글쎄다. 교사 생활 20년을 뒤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의 만남, 학부모의 만남 때문에 설레였던 적이 있었고 새로운 교직원들을 만나는 것도 기대가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 가졌던 생각과 마음가짐이 사라지고 그저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교감 생활도 그러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직장에 연연하지 않기= 교감에 연연하지 않기, 즉 일을 좋아해야 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 교감 일이 되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가슴 뛰는 일이어야 한다. 당연히 개인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나는 아내와 정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누군가가 부탁을 할 때 거절하지 않는다. 실력면으로 보았을 때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나에게까지 연락이 왔고, 나에게 부탁까지 했으니 기회라고 생각하고 거절하지 않고 수락을 한다. 지난 6월, 춘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연구학교 공개특강 때문에 나를 강사로 요청했다. 교육과정 연구학교라서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를 해야 되는데 괜찮냐고 물어왔다. 몇 몇 강사들에게 요청했는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까지 순서가 온 거다. 그 학교 교직원만 대상으로 강의 하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 전역에 공개 신청을 받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고 하니 왠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주저할 수 밖에 없겠다 싶었다.

 

어떻게 할까 약간의 망설임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괜찮다고,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담당자는 정말 괜찮냐고 다시 물어보았다. 전화를 끊고 두려움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어쪄랴. 이미 강의 한다고 말했으니. 그러고 나서 짬짬히 강의 파일을 만들고 마음을 다스리며 준비해갔다. 역시나 그 학교에서 발송한 공문이 강원도 전체 기관에 뿌려졌다. 이창수 교감이 교육과정에 대해 강의를 하니 신청하라고.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한다고. 헉. 주사위는 던져졌다. 강의는 무사히 잘 마쳤다. 나는 이런 식이다. 내가 유명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군가 부탁할 때 기꺼이 도전하고 본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데까지 준비하면 된다. 강의 평가야 어떻든 말든. 이런 도전을 2019년부터 해 왔다. 2019년 처음 강의하던 날 손발과 심장 모두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같은 내용을 여러 군데에서 하고 나니 정말 내가 전문가가된 듯한 착각이 들었고,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 강의 듣는 사람보다 강의 하는 사람이 더 많이 성장한다고 하지 않나. 그게 바로 나다. 물론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 강의하는 날까지의 떨리는 마음, 오만가지 드는 생각 때문에 정신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지만 강의를 마치고 끝나고 내려올 때에는 성취감이 그동안의 피곤함을 싹 사라지게 한다. 그 맛때문에 도전하는 것 같다. 올 여름 8월 5일 저녁에는 JDM 예수가족 수양회 직장트랙 중 한 꼭지를 맡아 온라인 강의를 한다. 제목 자체도 부담스럽다. <나를 따르라, 직장 제자도>. 과연 당당하게 이렇게 산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 될까 싶다. 본부 간사님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을 때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한 달 내내 부담감이 떠나지 않고 있지만, 이것 또한 즐기리라는 심정으로 강의록을 만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교감 생활, 공문에 따라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낼 수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가지 사안들이 생기면 교감은 바빠진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 사안 한 건 한 건이 단시간 안에 해결되지 않는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미묘한 사슬들 하나 하나를 풀다보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상처도 받고 힘도 소진한다. 그러면서 점점 위축된 생활, 현실에 안주하려는 삶, 마냥 쉬고 싶은 생각과 좀 더 편안한 곳을 찾기 위한 마음이 은근슬쩍 자리잡는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교감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가 너무 아깝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나의 성향은 역시, 새롭게 도전하는 일이다. 책 읽는 일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시대에 뒤떨어지고, 내 고집대로 살 것 같아서다.

 

좋아서 하는 일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현재에 연연해 하지 말아야겠다. 주어진 건강 안에서 도전하고, 감사하자. 맡겨진 역할 안에서 즐겁게 일을 받아들이자. 나 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며. 이게 바로 가슴 뛰게 하는 삶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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