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 열정과 타협 사이에서 흔들리는 밀레니얼 교사들의 이야기
송은주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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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는 현재 30대 연령의 교사를 말한다. 학교 현장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학교 분위기를 주도할 나이대다. 수업에서도 열정에 원숙함을 더해 안정감 있게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며 학부모와관계를 지혜롭게 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진 나이대다. 하지만 87년생으로 대표되는 30대 교사들만의 특징이 있다. 저자 송은주 교사는 자신을 포함한 이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교장, 교감이라면 한번쯤 그 특징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학교 안에서 중진으로 자리매김할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영향력은 작년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진행된 원격수업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시피 했다. 

 

송은주 교사가 정리한 30대 교사 즉, 밀레니얼 세대의 교사 특징은 이렇다. 

 

재미와 의미를 찾으며 자신의 개성과 다양한 관심사가 존중받기를 원한다. 개성있는 존재로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기를 원한다. 자신의 가치를 키워나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을 이해 못하는 교장, 교감과 갈등도 빚는다. 보여주기식 행사, 띄어쓰기와 글씨 크기에 집착하는 공문 작성, 수업시간에도 재촉되는 공문 압박, 가장 나이가 어린 여교사에게 강요되는 졸업식 시상보조 등 기존의 학교 문화에 변화를 요구한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는 학교 내 민주주의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아직도 교사의 많은 부분을 간섭할 수 있는 현행의 관리자 중심의 구조, 효율성과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제한하는 학교 내 구조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런 관리자를 양산해 내는 승진제도에 대해 개혁을 요구한다. 교장, 교감으로 대표되는 소위 기득권 그룹들은 밀레니얼 교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에 옮긴다면 학교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원석같은 갓 발령받은 1년 차 교사의 눈이 더 예릴 할 수 있지 않을까? 교감도 부임하던 첫 날 학교 모습에서 덜어내야 할 것들을 즉석에서 발견했듯이 말이다. 밀레니얼 교사들이 관리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원대한 교육적 이상을 펼쳤주기를 바란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교육적 상상력을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 

 

사실 밀레니얼 교사들은 2015년 공무원연급개정에 따라 공무원의 기여율이 7%에서 9%로 늘면서 기여금을 더 많이 내고, 연금지급률은 종전 재직기간 1년당 1.9%에서 개정 후 재직기간 1년당 1.7%로 낮아져 더 적게 받는다. 낸 돈과 받는 돈을 비교하는 수익비로 따지면 종전에는 2.08배였던 것이 개정 후 1.48배로 줄어들었다. 참고로 국민연금의 수익비는 1.5배이다. 2033년 이후에 퇴직하기에 65세가 되어야 연금이 지급된다. 2016년에 임용된 교원이 30년 동안 재직할 경우 연금액은 156만원에서 146만 원으로, 2006년 임용 교원은 195만 원에서 171만 원으로, 1996년 임용 교원은 230만 원에서 219만 원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과 이전 세대 교사들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인 부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열정페이만 강요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은 자신의 특기와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한 수업을 실천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수업을 실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원한다. 촘촘한 성취기준, 교과서와 학교의 교육계획안에서는 자기다운 수업을 깊이 고민하여 수업을 준비할 여유를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그들은 숨 쉴 구멍을 원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수업들을 실험해보며 성찰해 보기를 원한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보다 통째로 교육과정을 새로 구성하려는 모험을 즐기는 세대다. 코로나로 인해 미래교육이 앞당겨졌을 때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창조적 수업을 펼쳤던 것처럼 말이다. 교육부조차도 우왕좌왕했을 때 자발적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온오프라인 수업을 과감히 진행해 갔다. 

 

밀레니얼 세대의 교사들의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그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고 권한을 유임할 차례다. 그들에게 학교를 변화시킬 수있도록 공간을 내어 주는 것은 어떨까? 실패가 있더라도 유의미한 것이 되지 않을까? 교권을 외부인에게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학교 내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을 위해 교장, 교감이 먼저 그들의 교권을 존중해 주면 어떨까? 그들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수업권과 평가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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