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개정판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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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성과 감성에 의해 움직인다. 둘 중에 경중을 따져본다면 이성보다 감성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선택이라고 보고 결국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베이스를 두고 연구하는 학문이 곧 행동경제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생각하기 싫어하고, 인지적 능력을 최소화하려 하기에 주로 직관을 자주 활용한다고 행동경제학자들은 말한다.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생각해서 선택한다는 것은 고도의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머리 쓸 것들이 많아질수록 점점 사람들은 생각하기 싫어진다. 인지적 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관(순간적으로 직감하는 것)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 아닐까 싶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휴리스틱'이라고 정의한다. 휴리스틱은 영어로 heuristic 이라고 부른다. 경제학 용어이기보다 심리학 용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성보다 감정에 끌리는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를 연구한 결과 휴리스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도입한 듯 싶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전면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소비자들은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이미 코카콜라가 펩시콜라보다 맛에서 우월하다는 생각을 직관적으로 여기고 있다. 오랜동안 브랜드를 지켜온 제품을 보더라도 자신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것에 끌리는 성향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50년에 출시한 칠성사이다, 1971년 오란씨, 1974년 에이스 크래커, 1974년 바나나맛 우유, 1981년 페리오 치약, 1982년 농심 너구리는 대표적인 브랜드 행동경제학의 예다. 

 

광고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왼쪽 자리 효과는 준거점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2만원과 1만 9900원은 100원 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가격 차이는 더 크게 감정적으로 느낀다. 어떤 정보를 접할 때 비율보다는 빈도로 제시된 정보에 더 강하게 감성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도 한 가지 예다. 담뱃값을 미묘하게 작게 해마다 올리는 것도 국민 건강 뿐만 아니라 세금 측면을 고려한 정부의 집요한 전략이며 한 출판사에서 히트를 친 <마법 천자문>은 어린들이 좋아할 마법과 마법을 통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정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을 광고 모델로 삼는 것도 소비자의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한 것이며 제품의 원료를 홍보할 때 국산 100%, 무지방, gold, premium... 등으로 표기한 것은 '감정 꼬리표'를 활용한 예다. 변화를 꾀할 때에는 소비자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만족은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변화보다 상대적인 변화에 더 민감하다.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기쁨을 한 꺼번에 주는 것보다 두 세번에 걸쳐 나누어 주는 것도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한 예다. 중간 중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은 고통을 두 번 주는 것보다 차라리 한 번 주는 것이 소비자의 감정을 덜 상하게 한다는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한 예다. 

 

소비자는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

 

소비자뿐이겠는가. 정치인들도 브랜드로 표심을 얻는다. 심지어 교육계 조차도 이성보다는 감성에 끌리는 정책으로 학부모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를 통해 사람들의 보편적인 성향을 읽을 수 있으며 홍보 전략을 세울 때 도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또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기업, 정치인, 교육 정책들을 이성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깨닫게 해 주기도 한다. 브랜드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번 쯤이라면 읽어 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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