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스토리텔러들
이샘물.박재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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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자들과 한국 기자들의 글쓰기가 어떻게 다를까?

 

한국 기자들은 보통 팩트 또는 정보를 중심으로 기사를 쓰는 반면, 미국 기자들은 같은 사실 또는 정보라도 스토리를 입히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스토리를 입힌 기사와 그렇지 않은 기사의 큰 차이점은 독자들의 반응에 있다. 사실 또는 정보에 근거한 기사는 큰 제목 기사만 읽고 넘어가는 반면 스토리를 입힌 기사는 이야기가 있기에 전자보다 더 많이 기사를 읽는다고 한다. 스토리에는 삶이 묻어 있기에 더더욱 자신의 삶과도 연관지을 수 있기에 기사가 좀 더 가까운 이웃처럼 다가올 수 있다.

 

한국에서는 기자란 질문을 던져야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기자가 질문을 던지지 않고서는 기사를 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적절한 질문, 좋은 질문, 핵심을 간파하는 질문을 고민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면 미국의 기자는 질문을 자제하라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 관찰하라고, 취재원의 삶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 디테일한 생동감을 뽑아내는 글을 쓰라고 강조한다. 한국 기자와 미국 기자의 글쓰기의 차이점이다.

 

"사실을 입말로 짧게 리듬에 맞춰 쓰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쓰라"

 

『기자의 글쓰기』 에서 박종인 저자가 강조한 말이다.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역량을 강조한 미국 기자의 글쓰기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글쓰기를 도전하고 실험한다는 얘기다.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디지털 능력을 키워 기사 제작 과정 모두를 독자와 시청자까지 공유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식 기자의 가장 큰 특징을 보여주는 기사가 있다면 워싱턴포스트지의 젊은 두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워싱턴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빌딩 내 민주당사무실을 도청한 괴한들이 잡힌 사건을 예사로 넘기지 않고 오래 기간 동안 추적한다. 단순 사건이 아니라 배후에는 거대한 권력이 숨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찾아 가서 인터뷰를 끊임없이 한다.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보도 기사를 얘기하라고 한다면 바로 세월호 보도에 관한 기사일게다. 세월호 참사 사건을 집중 보도하고 그것을 영화화 한 <다이빙벨>의 감독이나 기자인 이상호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은 소름 끼치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 대표적인 기사를 쓴 이를 꼽으라고 한다면 노동자의 삶을 체험하기 위하여 잠입취재한 기자부터 밑바닥의 삶을 살았던 조지 오웰이 아닐까 싶다. 노벨상을 받은 유명한 작가들이 신문 기자 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톰 소여의 모험』의 저자 마크 트웨인, 『노인과 바다』의 저자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소설가로 유명해지기 전에 모두 기자였다.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는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한 글이 훗날 소설이 된 사례다. 언론사에서 일한 조지 오웰, 언론인 출신인 찰스 디킨스는 신문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다. 미국 언론인을 위한 모든 상 중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퓰리처상'은 헝가리에서 태어난 미국인 기업가 '조지프 퓰리처'의 유산으로 설립되어 지금까지 이어내려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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