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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든 사이에 ㅣ 온그림책 1
믹 잭슨 지음, 존 브로들리 그림, 김지은 옮김 / 봄볕 / 2020년 12월
평점 :
왜 직업을 부르는 호칭이 다를까?
의사 또는 소위 전문직으로 불리우는 직업을 부를 때는 '선생님'이라는 말을,
반면 <우리가 잠든 사이에> 일하시는 열차와 버스 청소하시는 분은 '아저씨' 또는 '아줌마' 아니면 '어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 밤을 틈타 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그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며 모두가 잠든 사이에 그 일을 해야 하기에 배나 힘든 일일텐데 사람들 관심 밖에 있으며 보수가 그렇게 높게 책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밤새도록 달리는 화물 트럭을 운전하시는 분, 택배와 우편물 배송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없다면 생활필수품은 고사하고 끼니조차 때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빵 만드는 일만 하더라도 모두가 잠든 사이에 구워낸다. 어떤 가게는 24시간 문을 열어 놓아 필요하면 언제든 가서 살 수 있도록 해 준다. 늦은 밤에도 맘만 먹으면 배고픈 배를 채울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이면 부르면 척척 달려와 주는 택시 운전사분들이 계신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 동물들도 바쁘다. 올빼미, 박쥐, 배고픈 야생 동물은 먹이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것이 살아있는 생태계다. 모두에게 감사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잊고 산다. 당연한 것인냥 받아들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직업의 귀천을 떠나 모두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다. 호칭도 낯설지만 다르게 부르면 어떨까?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소방관 아저씨가 아니라 '소방관 선생님'으로, 청소해 주시는 선생님으로.
<우리가 잠든 사이에>를 읽는 아동들은 자신도 모르게 밤늦게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과 그분들이 계시므로 우리가 존재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어른들에 의해 주입된 직업의 귀천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들이 살아가는 생활터전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보호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림책 표지를 열자마자 <우리가 잠든 사이에> 활동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어두운 밤을 상징하고자 배경색이 검은색이다. 별빛, 손전등빛, 달빛, 전등빛에 의지하여 일하는 분들의 표정을 보면 하나같이 밝으시다. 활기찬 표정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이 보인다. 최고의 빵을 만들어내기 위한 프라이드가 보인다. 소방관분들의 날렵한 출동 모습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분위기가 드러난다. 밤낮 구분없이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선생님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어린 아기를 요람 곁에 돌보는 아빠와 엄마는 피곤한 기색없이 토닥토닥 아기 곁을 지키신다. 반면 동물들의 표정은 상당이 긴장되어 있다. 노란색으로 처리되어 있는 눈빛은 어두운 배경색에 대비되어 강렬하기까지 하다.
밤이 지나고 동이 터 올때 <우리가 잠든 사이에> 일하신 분들은 하품을 하며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침대에서 막 일어난 아이는 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지 시계가 08:30분을 알리는데도 곤히 자고 있다. 고양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