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한 권의 힘 -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의 모든 것
이현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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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어린이 그림작품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정식 도서로 등록하고, 쓰고 그린 어린이에게 작가의 꿈을 키우게 하는 선생님이 있어 화제다. 수업 시간에 어린이들과 그림책을 손수 만든다. 어린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그림책을 안내해 주고, 그림책으로 소통을 한다. 일명 '통그림책' 활동이다.

 

'통그림책' 활동은 여러 교과와 연계된다. 포스트잇으로 자신의 생각을 적게 하고 질문을 쓰기도 한다. 관심 있는 그림책 해당 되는 쪽에다가 붙인 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한 친구들과 의견을 교류하기도 하고 토론하기도 한다. 그림을 잘 그려야 그림책을 만들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치기 위하여 그림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표현한 책들도 소개해 준다. 어린이들은 순전히 자신의 내면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완성해 간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돕기 위해 이현아 선생님은 미술 교육대학원에 입학하여 스스로 공부하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작가다'

 

어른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 뿐이지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은 작가다. 그들이 토해내는 생각과 표현은 감동의 연속이다. 단지 표현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 뿐이다. 이현아 선생님과 함께 한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삶을 온전히 표현해 낸다. 기법이 우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자신의 내면이 우선이다. 어린이들이 쏟아낸 그림을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 울고 웃는다. 그림책을 보는 시야도 달라진다. 직접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만들다보니 힘든 과정을 스스로 경험한다. 그러다보니 시중에 나와 있는 그림책 한 면 한 면이 귀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탄생시키기까지 선생님의 수고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도 고되다. 작품 하나 하나 주의깊게 관찰하고 코멘트해 주어야 하며, 스스로 포기하려는 어린이작가들에게는 용기도 틈틈히 주어야 한다. 정성껏 표현된 그림책을 스캔해서 한 장 떠야 하고, 온전한 그림책을 구성하기 위해 표지와 제목, 면지 구성까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작품이 남을 수 있도록 정식으로 도서를 등록해야 한다. 인쇄비며 기타 소소한 제반 비용을 오로지 선생님 혼자 감당한다. 이현아 선생님은 그것을 '선순환'이라고 한다. 본인도 누군가로부터 도움 받았기에 자신도 아무 조건없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계신다.

 

비영리 독립출판사 '교육미술관 통로'를 통해 매해 교실에서 아이들이 창작해낸 그림책을 출판 등록해 오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2010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광부 33명이 갇힌 일을 기억할 것이다. 그곳에서 장장 69일만에 기적적으로 전원 구조된 사연이 소개된 바 있다. 그들 모두 땅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잃지않고 서로를 배려할 수 있었던 것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낭송했다고 한다. 문학은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현아 선생님과 어린이들이 만든 그림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버텨낼 '정신적' 힘을 지닌 작품이다.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활동 전에 '이버보이스 활동'으로 스토리텔링을 추천하고 있다. 글을 쓰다 막히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이현아 선생님만의 비법이다. 교실 속 창작 그림책은 학교 도서관에 가서 한국십진분류표에 의해 정식 분류표를 가진 도서등록 스티커가 부착된다. 전교생을 넘어 지역 도서관까지 대출할 수 있는 정식 도서로 자리잡게 된다. 학교 간 교류도 이어지고 있어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 '여섯 조각 이야기'로 물꼬 트는 방법을 소개하며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처방전도 소개한다. 한 장의 종이를 여섯 칸이 되도록 나누어 접은 뒤, 각각의 칸에 순서대로 다음의 여섯 이야기를 적도록 한다.

 

주인공을 소개한다, 주인공이 하고 싶은 싶은 것/ 해야 할 일, 주인공을 방해하는 것,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결말

 

자세한 설명은 책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어린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저자가 어린이들의 글과 그림을 수집하게 된 이유이다. 지금까지는 어른의 시각으로 세상이 소개되었다면 이제는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바를 표현할 수 있도록 교실 속 창작 활동이 적극 이루어져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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