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아이 어린이 나무생각 문학숲 2
안미란 지음, 김현주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어도 대한민국 아이가 아닌, 아니 어느 나라 아이도 아닌 투명한 아이 눈"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눈'(4살 아이의 이름)의 이야기다. 부모 모두 불법 체류자인 듯 싶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대한민국 아이도, 그 어느 나라 아이도 아닌 '투명한 아이' 취급 당한다. 아이의 아빠는 잠적해 버리고 엄마 혼자 키우는 아이다. 설상가상으로 '눈'의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다 퇴근 길에 뺑소니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투명한 아이' 눈은 오갈 때가 없어 졌다. 결국 셋방 살이하는 집 주인(한 건이네)이 보살피게 된다.


저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과 그 사이에 태어난 외국인 노동자 자녀(불법 체류자)의 문제를 이야기로 환기시켜 준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회적 이슈로 종종 기사화 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그들을 직접 이웃하는 이웃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그들을 단편적으로만 보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올린 글들의 영향이다. 큰 피해를 당했더라는 식의 괴담도 돌아다닌다. 그들로 인해 밤에 돌아다니기가 두렵다, 국민의 세금으로 왜 그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찌 보면 합리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외국인에 대한 차별에 가까울 수 있다. 국적이 어떻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임에도 외국인의 자녀라는 이유로 '투명한 아이' 취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저자는 독자들에게 넌지시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다. 건이네 집에는 건이 고모가 소아마비로 인해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신문 보급소를 하는 건이 아빠의 일을 도와주며 살아가고 있다. 건이 고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불쌍한 사람 취급 당한다. 휠체어를 탄 건이 고모는 항상 키가 작게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건이 고모를 '낮게' 내려다 본다. 우습게 본다는 얘기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 키가 작으니까 나이까지 어리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장애인은 알게 모르게 이중 삼중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신체적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부정적 편견은 마음을 다치게 하고 살아갈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눈'의 엄마가 소식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눈'을 돌봐준 사람은 몸이 불편한 건이 고모였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도 돌보는 것을 꺼려하는데 비해 건이 고모는 '눈'을 입양할 마음도 먹는다. 


대표적인 사회적 편견의 대상인 '외국인 노동자', '혼혈아', '장애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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