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이 좋아 - 고통 속에 부르는 아가(雅歌)
김병년 지음 / IVP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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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 부르는 아가(雅歌)'라는 부제처럼 저자는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돌보며 자신에게 다가온 고통을 온전히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간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고통을 원망해 보기도 했지만 고통을 통해 깨달음이 더 크다고 고백한다. 병이 고쳐져야 기적이 아니라 고통을 감내해 내는 삶이 곧 기적임을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건강을 축복이라고 말한다. 부자가 되는 것도 축복이라고 여긴다. 승진하고 소유물이 늘어나는 것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그 반대는 무엇일까? 질병으로 고통 당하는 삶은? 하루 아침에 부도가 나서 길거리에 내 앉게 된 삶은? 직장에서 쫓겨나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삶은 불행인가? 저주인가? 기독교를 오해하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 하나님은 원하는 것을 들어주어야 할 대상이라고. 내 뜻대로 기도하면 들어주어야 하는 대상물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만약 하나님이 그런 분이라면 이 세상에 고통과 질병과 악은 없어야했다. 과연 그런가?

 

하나님은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잃으셨다. 바울은 몸에 질병을 지닌 체 투옥 당하고 매질을 당하며 살았다. 야곱은 다리를 잃게 되었고 노년에는 사랑하는 아들 요셉의 행방을 모른 체 살아야했다. 요셉은 어떤가? 이유도 모른 체 노예의 삶을, 감옥에 감금된 체로 살아야 했다. 성경 속의 대부분의 인물은 세상이 말하는 축복의 사람들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을 향해 하나님께 쓰임 받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질의 축복, 성공의 유무가 하나님의 축복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뇌경색으로 쓰러져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아내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해 내는 저자의 외침에 눈물이 고인다.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비로 엄마의 몫까지 감당해 내야 되고, 귀로 듣고 눈썹의 움직임으로 대화를 나누는 아내의 대소변과 욕창까지 돌봐야 하는 간병인으로, 개척교회를 섬기는 목사로, 고통으로 몸부림 치는 사람들의 상담자로 살아가는 저자는 자신에게 다가온 고통을 통해 감사가 더 늘었다고 말한다. 피곤한 몸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내야 하지만 그거마저도 감사하며 이겨내고 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고통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고통으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는다. 왜 자신에게 이런 고통이 다가왔는지 급하게 알려고 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어렴풋이 깨닫게 되리라는 생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고통으로 아파하는 분들이 저자를 찾아간다고 한다. 해결받기 위해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울기 위해 찾아간다. 고통을 당하고 있는 저자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고통을 당하는 이의 마음을 잘 안다. 함께 해 주는 사람이 곁에만 있더라도 그들은 쓰러지지 않는다고 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를 위해 저자는 삶의 속도를 줄이고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는다고 한다. 아내가 아프기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난 당신이 좋아의 책 제목은 저자의 아내인 서주연 사모가 늘 자신에게 말했던 말이라고 한다. , 당신이 좋아. 예전에는 이 말이 대수롭지 않게 다가왔는데 병상에 누운 아내를 보며 가슴으로 이 말을 받아 들였다고 한다. 지금은 인기척 없는 아내에게 이 말을 자주 해 드린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가에 눈물이 고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곁에 있는 아내가 새롭게 느껴졌다. 평범한 일상의 삶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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